마라탕을 시켰을 뿐인데 지구가 뜨거워졌다고?
- 저자
- 홍세영
- 출판
- 데이스타
- 출판일
- 2025.04.30
교실 속 환경운동가 홍세영 선생님의 신간이 나왔습니다. 이번 책은 환경 교육 동화입니다. 제목 <마라탕을 시켰을 뿐인데 지구가 뜨거워졌다고?>. 제목부터 아이들의 흥미를 끌지 않나요? 평소 플라스틱 일회용기에 담겨 오는 배달음식에 우려를 표했던 저로서는 손가락을 튕기며 '딱맞는 제목이네'라 외쳤어요. 마라탕 안에 들어있는 지구 그림은 점점 더 뜨거워지고 있는 현재의 지구를 잘 보여줍니다.
이 책은 홍쌤과 6명의 학생들이 환경 캠프를 참여하며 아홉가지의 환경 물음에 대해 대화하며 답을 찾아가는 형태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1부. 위기의 지구를 구해라!에서는 '지구 평균 기온 상승'과 '지구 생태 용량 초과', '환경오염에 의한 세대간 불평등'을 다루며 환경 문제에 대한 논의의 필요성을 다루고 있구요. 2부. 지구의 숨겨진 비밀을 밝혀라!에서는 '생태계와의 공존', '생물다양성', '생태적 세계관'을 다룹니다. 3부. 지구에서 살아남을 방법을 찾아라!에서는 '환경정의', '그린워싱', '공유지의 비극'을 통해 환경 민주주의에 대해 고민할 수 있도록 구성했습니다.
목차를 보면 알 수 있듯이, 이 책은 아이들이 모를 법한 과학적 환경적 지식을 전달하는 책이 아니라 화두를 던지고 생각해보고 대화해 본 후, 행동하자는 취지가 담겨져 있어요. 왜 해야하는 지, 현상의 원인은 무엇이고 왜 문제가 되는 지를 다루기 때문에 쉬운 책은 아닙니다.
그럼에도 교사이신 홍선생님의 노하우가 발휘되어 어려운 주제를 아이들 눈높이에 맞춰 정말 쉽게 풀었어요. 우선 대화체의 구성입니다. 캐릭터가 다른 아이들 한 명 한 명이 대화에 참여하고 홍쌤이 대화의 방향을 조율해주는 구조는 마치 독자가 환경캠프에 직접 참여한 것 같은 생생함을 전달해줘요. 4~6학년 평범한 우리 아이들, 개성과 성격이 모두 다른 아이들이 등장해 즐거움을 전달합니다.
이 책을 받고 제 자녀들(4학년, 6학년)도 함께 읽었는데요, 모두 재밌다고 엄지 척입니다. 학습만화 선호파인 4학년 아이조차 단번에 죽 읽어 내려갈 정도로 몰입감이 좋았어요. 6학년 기준으로 1시간, 4학년 기준으로 2시간 내외로 완독하는 것 같아요.
물론 이 책의 주요 독자는 어린이지만, 환경교육을 하는 교사 입장에서 잘 활용할 수 있는 책이라 생각합니다. 친절하게도 위 그림처럼 매 챕터가 시작될 때에는 관련 교육 과정 성취 기준이 작성되어 있어요. 어느 연령의 학생들에게 이 이슈가 적합한 지, 어떤 학교 수업 과정과 연계하면 도움이 될 지 가이드가 됩니다.
매 챕터가 끝날 때는 '환경 지식 더하기' 코너가 있어요. 앞 에피소드의 핵심 내용을 정리하고 전문적인 정보를 전달하는 역할을 합니다. 그리고 '그림책으로 다시 보는 환경 이야기'가 있는데, 저는 요 부분이 개인적으로 마음에 들었어요. 그림책으로 환경 교육을 자주 하는 저로서도 주제와 직간접적으로 연결된 그림책들 정보가 도움이 됐구요, "감수성" 측면에서 교육의 범위를 확장시키는 기회를 주기도 하고, 이 책이 어려울 수 있는 저학년이나 유아에게 접근할 수 있는 대안을 소개하는 역할도 한다고 보았어요.
이 책을 환경교육에 응용해보신다면 이렇게 해보시면 어떨까요?
1. 책에 나오는 환경캠프 내용을 수업에 적용해보세요.
홍쌤은 아이들에게 환경 주제를 전달하기 위해 다양한 체험 수업을 진행해요. 예를 들어 생태계 공존성을 이야기하는 챕터에서는 털실로 먹이 그물을 만들고 그 위에 '지구 공'을 올리는 행위를 하며 개념을 전달합니다. 요런 활동들은 실제 수업에서 활용한다면 아이들도 재밌게 개념과 주제를 이해할 수 있을 거에요.
2. 내용을 바탕으로 환경 연극을 시도해보세요.
책 구성이 대화체로 되어 있기 때문에 6명의 학생과 1명의 선생님, 총 7명이 각 캐릭터를 맡아 환경 연극을 꾸며보는 것도 좋을 것 같습니다. 눈에 그리듯이 활동과 상황이 묘사되어 있기 때문에 무대를 꾸미거나 동선을 구성하는 데 도움이 될 거에요.
3. 1인 1책 읽기를 하고 제일 마지막장의 수료증을 활용하세요.
몰입감이 참 좋은 환경 동화입니다. 책을 거의 읽게 되면 내가 꼭 환경캠프의 일원이 된 것 같아요. 다 읽은 후 마지막장 수료증에 내 이름이 써 있다면, 감동 백배, 환경에 대한 관심도도 더욱 높아지지 않을까요? 선물을 하신다면 꼭 수료증에 대상의 이름을 적어 선물하세요. 교실에서 1인 1책 읽기를 한다면, 다 읽은 학생에게 선생님께서 수료증에 이름과 날짜를 적어주시고 그 반 도장이 있다면 꾹 찍어서 돌려준다면 평생 소장하고 싶은 책이 되지 않을까 싶습니다.
깨알 같은 자랑 하나. 저는 홍선생님 인스타그램을 팔로우하고 있는데요, 마침 서평단 모집이 있어 신청을 했고 이 책을 받았습니다. 짜잔! 간지에 홍선생님의 메시지가 적혀있어요.
TMI 하나. 저희 집에는 이 책이 두 권입니다. 서평단 뽑힐 지 모르고 샀는데, 하루 차이로 책 두권이 도착했어요. 홍쌤 사인이 들어있는 이 책은 제가 갖고 제가 산 책은 자원봉사하고 있는 작은도서관에 기증하려구요. 정말 재밌는 환경동화! 많은 어린이들이 만나보면 좋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