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건 둘째아이가 식목일에 어린이집에서 심은 토마토에요. 집에서 잘라 준 패트병을 원에서 화분삼아 예쁘게 꾸며서 가지고 왔죠. 확장형 아파트의 아쉬움은 넓은 베란다죠. 저희 집도 빨래 널기에도 비좁은 베란다 한 곳만 있어, 이사왔을 때 발코니에 화분을 놓을 수 있도록 만들어 놨어요. 하지만 어찌된 일인지 상추를 심어도, 모종을 심어도 잘 자라지 못하고 죽고 말았죠. 식목일에 큰 아이는 상추 씨를 심은 화분을 가져왔는데, 잠깐 싹을 틔우더니 어느날 모두 말라 죽고 말았어요. 매일 물을 주지 못한 엄마의 책임도 있으나 상추를 씨부터 키우는 건 꽤나 어려운 일 같아요.

토마토는 저희 집 환경과 잘 맞았나봐요. 어제까지 큰 비가 내려 걱정이 됐는데, 그 사이 쭈욱 자라서 가지가 휘청거리더라구요. 씻겨내려간 흙을 채우고 토마토가 쓰러지지 말라고 지지대를 해줬어요.

그리고 노란 꽃들 사이에서 작은 알맹이 하나를 발견했어요. 얼마 전 노란 꽃이 피는 것도 신기하더니만 열매까지 생기니 참으로 대견합니다. 저희 아이들은 토마토의 식감을 좋아하지 않아 입 속에 넣어주면 뱉을텐데, 집에서 키운 이 토마토에 대한 반응은 어떨 지 궁금해요.  

만화 <리틀 포레스트>에는 한 여름에 먹는 토마토의 신선함과 달콤함이 잘 묘사되어 있어요. 임순례 감독의 영화 <리틀 포레스트>에서도 더운 여름 아삭하게 베어먹는 토마토가 정말 맛있어 보였죠. 올 여름에는 아이들과 설탕 솔솔 뿌린 토마토를 먹을 수 있을까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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