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마 전 참여한 이벤트의 리워드가 왔어요. 여러가지 소소한 선물들 가운데 특히 눈에 띈 것이 바로 이 대나무 칫솔. 플라스틱 칫솔의 대안으로 국내에서도 조금씩 유통되고 있는데 이렇게 어매니티로 받을 줄은 몰랐습니다.

최근 대나무 칫솔이 대안으로 각광받는 이유는 그 소재 때문입니다. 일반적으로 칫솔은 3개월에 1번 정도 교체할 것을 권고하고 있는데, 그렇게 사용한 플라스틱 칫솔이 매년 39억여개가 지구에 버려지고 있다고 해요. 그리고 이 플라스틱 칫솔이 분해되기까지는 100년이상이 걸리구요. 우리가 흔히 쓰는 플라스틱 칫솔의 재질은 폴리에스테르입니다. 손잡이는 스티렌계 고무이고, 칫솔모는 PBT(Polybutylene terephthalate, 폴리부틸렌테레프탈레이트) 또는 나일론을 많이 사용합니다. 이렇게 여러가지 소재의 플라스틱이 사용된 칫솔은 거의 재활용이 안된다고 보시면 되요. 대부분의 칫솔 분리배출표시를 보면 패키지인 종이와 패트만 분리배출 표시가 되어 있지 내용물인 칫솔에 대한 것은 없습니다. 플라스틱으로 분리배출해도 매립되어버리는 슬픈 처지죠.

그래서 대안으로 나온 것이 대나무 칫솔입니다. 이왕 매립될 운명의 칫솔인데 분해되는 시간을 줄이자는 취지죠. 대나무는 농약이나 화학물질 없이도 잘 자라고 마모성이 낮고 방습 효과가 뛰어난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하지만 역시나 대나무 칫솔도 한계가 있는데 바로 칫솔모인 것 같습니다. 친환경 칫솔임을 강조해서 홍보하다보니 BPA가 없는 나일론6를 사용한다거나 PBT를 사용한다고 홍보하는데, 이는 일반 플라스틱 칫솔의 칫솔모와 소재면에서 별반 다를 것이 없는 것 같습니다. 대나무 칫솔만이 BPA가 없다고 말할 수는 없다는 것이지요. 나일론 칫솔모가 다른 플라스틱보다는 분해기간이 짧은 편이긴 합니다. 플라스틱 생수통이 땅에서 분해되는데 500년 이상 걸린다고 보고 있는데, 나일론은 30~40년 정도이거든요.

그럼 칫솔모까지 플라스틱이 아닌 칫솔은 없나? 있긴 합니다. Cebra라는 브랜드에서 만든 나무 칫솔인데, 손잡이는 독일의 배쉬나무를 사용하고 칫솔모는 위생적으로 관리된 멧돼지 털을 사용했다고 합니다. 국내에서는 해외 직구를 통해 구매할 수 있어요. 하지만 어떤 칫솔도 완벽한 것은 없는 것 같습니다. 이 칫솔에 이용되는 멧돼지 털은 중국의 육가공 시장과 관련이 있는데, 동물 애호가들 입장에서는 대량생산 체계에서 사육당하는 돼지의 부산물이 진정한 친환경인지 문제제기하기도 하거든요. 

출처 : www.amazon.com

결론은 최근 각광받는 나무 칫솔, 대나무 칫솔이 플라스틱 칫솔 대안으로는 맞다는 것입니다. 핸들이라도 친환경인 것이 얼마나 다행입니까. 하지만 친환경이라는 광고 문구를 그대로 믿어버리지는 맙시다. 반면 이러한 대나무 칫솔에 대해 낯설거나 불편하다는 후기가 아직 많습니다. 구강구조에 꼭 맞게 성형된 플라스틱 칫솔에 길들여졌기도 하고 나무라는 소재의 한계가 있을수밖에 없는 것이겠죠. 이러한 대나무 칫솔이 일반화되는 것은 시일이 다소 걸릴 것 같습니다. 작은 바람이라면, 세계 칫솔 생산자님들께 부탁드려보는데, 꼭 패키지를 만들 때 종이와 패트를 같이 써야하나요? 종이가 묻은 패트 포장도 재활용안되는 건 마찬가지입니다. 패키지만이라도 종이 또는 패트 일체형으로 만든다면 보다 분리수거하기가 편할 것 같습니다.

친환경 어매니티에 감동받았다가 말이 길어졌네요. 양치질 개운하게 하시고 좋은 꿈 꾸세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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