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주말 토요일에는 가까운 아웃백에서 저녁식사를 했습니다. 이벤트에 당첨된 식사권이 있어서 더욱 기분좋은 외식이었죠. 아이 둘 다 아직 엄마, 아빠의 도움이 많이 필요한 나이라 인증샷은 위 사진 하나밖에 없습니다만, 이날 느꼈던 것들이 아주 많아 같이 공유하고 싶어요.

저희가 이날 주문한 음식과 함께 나온 음료는 어린이 생과일주스와 추가로 주문한 생과일주스였어요. 당연히 주문할 때 모든 음료에 빨대는 빼달라고 했죠. 점원분이 이런 주문이 생소했는지 당황하셨어요. 정확하게 "빨대를 가져왔으니 일회용빨대를 주지 마세요"라고 말해야 했었나봐요. 아무튼 주문대로 어린이 주스와 생과일주스에는 빨대가 꽂혀있지 않았습니다. 물컵에도 다행히 빨대가 꽂혀있지 않았구요.

하지만 과일주스 리필로 남편이 사이다를 시켰을 때는 깜박 잊고 빨대를 빼달라는 말을 못했죠. 그리고 어김없이 빨대가 꽂혀서 나왔어요. 두개나... 후식으로 커피와 녹차 중 선택할 수 있었는데, 컵도 일회용컵과 머그컵 중에 고를 수 있었어요. 저희는 머그컵에 주문하고 남은 커피를 텀블러에 담았습니다. 음식도 많이 남아 포장해달라고 했고 서비스 빵도 받았죠. 모두 플라스틱 용기에 플라스틱 비닐봉투에 담겨져 나왔어요.

이날 저희 가족 테이블에 배당된 일회용품, 특히 플라스틱이 포함된 것은 다음과 같습니다. 일회용 플라스틱 빨대 5개, 일회용 커피컵 2개, 서비스 빵과 음식을 담기위한 비닐봉투 2장, 남은 음식을 담은 플라스틱 용기 2개, 소스통 1개. 대부분의 테이블에 저 정도의 플라스틱 일회용제품이 배당됩니다. 그리고 그 모든 것들은 포장을 빼고는 매장에서 식사한 몇 분, 몇 시간 사이에 분리수거 대상이 되지요. 

저희 가족은 이날 빨대 3개와 일회용 컵 2개를 아꼈습니다. 이것도 과거 아웃백 외식과 비교하면 잘한 일이지만, 제가 아웃백의 시스템을 좀 더 잘 알았더라면 100% 일회용품을 사용하지 않았을 수 있었을 텐데라는 후회가 남아요. 음식이 남을 걸 예상했더라면 집에서 용기를 가져갔을텐데, 서비스빵과 남은 음식을 담아달라 할 때 미리 재사용봉투를 내밀었더라면 비닐봉투도 2장 아꼈을텐데. 이렇게요. 

매장도 예전과 다르게 물컵에는 빨대를 꽂지 않고 후식에서 머그컵 사용을 물어보는 등 변화가 보인 건 사실입니다. 하지만 좀 더 나가서 음료에 빨대를 꽂아줄지를 미리 물어주면 안될까요? 몇 개가 필요한지도요. 빵이나 음식을 싸줄 때 담아갈 곳이 있습니까라고 먼저 묻는건 어떨까요. 남는 음식 포장용기로 플라스틱용기 대신 종이용기를 사용하는 건 어떨까요? 그랬다면 제가 덜 까다로운 고객이 되었을텐데요. 그랬다면 다른 사람들도 일회용품 외에 선택지가 있다는 걸 알텐데말이죠. 

이날 저녁은 빨대와 일회용컵을 아꼈다는 작은 뿌듯함도 있었지만, 매장을 나오는 길목의 테이블마다 플라스틱 빨대들이 가득한 것을 보며 아쉬움이 많이 남았습니다. 플라스틱 빨대 몇개로 친절을 표현하는 건 정말 쉬운 일이에요. 반면에 환경을 생각하는 점원의 한 마디 또한 매장 이미지를 바꾸는 참 쉬운 방법 중 하나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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