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닐봉투 대신 재사용봉투 사용하기 도전 두번째 달, 쇼핑패턴도 달라진 것 같아요. 쇼핑의 기준 중 하나가 '비닐포장 유무'가 되다보니 대형마트에서의 쇼핑량이 많이 줄었습니다. 야채나 과일도 리스트에 있는 것 중 비닐포장이 아닌 것만 골라사다 보니 한 번 쇼핑에서 구매하는 청과물의 수는 2~3개 정도에요. 그리고 음식물쓰레기를 줄이기 위해 썪어서 버리는 일이 없도록 재료 중심으로 요리하게 되었구요, 이러한 패턴이 쇼핑 비용도 덩달아 줄이는 효과를 미치고 있습니다.

이번 달에는 아파트단지내 들어선 시장에서 장을 봤어요. 시루에 키워 파는 콩나물을 재사용봉투에 담아왔죠. 여러군데 장사하러 다녔는데 콩나물을 비닐봉투에 안넣어가는 사람은 처음이라던 사장님 말이 기억이 나요. 저만 그렇게 느끼는 지 모르겠지만, 면으로 된 재사용봉투에 담긴 채소들이 더 오랫동안 신선한 것 같아요. 면이 어느정도 습도를 조절하는 기능이 있어 쉽게 무르지 않는 것 같은데 심리적인 것일수도 있습니다. ㅎㅎ 

 

또 하나는 비즈랩을 재사용봉투로 사용하기 시작했어요. 비즈랩은 특히 큰 아이의 요리수업 때 요긴하게 사용하고 있습니다. 큰 아이가 참여하고 있는 요리수업은 매 시간마다 한 가지씩의 요리를 완성해서 집으로 가져가요. 안내문에는 용기를 집에서 가져오라 적혀있지만, 아무도 그렇게 하지 않고 있고 선생님도 포장지부터 가지고 갈 수 있는 용기(일회용 종이그릇, 호일그릇 등)와 담아갈 비닐봉지까지 모두 준비하시죠. 큰 아이는 첫 시간부터 용기를 가져갔어요. 다만 엄마가 개입할 수 있는 부분은 수업 후 집에 갈 때 가져갈 수 있도록 포장하는 것이라 선생님이 일차적으로 준비해 놓은 용기는 가져갈 수밖에 없더라구요. 요리 크기가 대부분 제각각이라 맞는 용기도 찾기 어렵고, 아이들은 완성한 그대로 집에 가져가길 원하잖아요. 용기 크기에 맞게 잘라가는 것은 상상할 수도 없죠. 대부분의 아이들은 선생님이 나눠 준 비닐팩에 요리를 담고 손잡이가 있는 비닐봉지에 담아 갑니다. 저희는 비즈랩을 뚜껑삼아 포장하여 컨버스백에 담아오죠. 지금까지의 네 번 요리 중 세번은 모두 그렇게 했는데, 한번은 비즈랩을 사용할 수가 없었어요. 그 이유는 그 날 요리가 또띠아 피자였는데 갓 구워내서 뜨거웠거든요. 빨리 자리를 비워줘야 하는 상황에서 비즈랩은 뜨거운 요리에는 적당하지 않아 그 날은 어쩔 수 없이 선생님이 주신 비닐팩에 담았죠. 담아서 가져오며 문득 생각이 드는 것은, 비즈랩은 비즈왁스가 녹을 수 있으니까 뜨거운 걸 피하는 건데 폴리프로필렌 재질의 비닐랩은 저 고온에서 전혀 영향을 안받을까라는 거였죠. 비닐팩에서 나오는 독성물질이 비즈왁스가 녹는 것보다 더 나은 걸까요.

쇼핑 패턴이 소량구매로 바뀜에 따라 재사용봉투를 사용한 횟수가 생각보다 많지 않습니다. 매주 월요일 비즈랩으로 대체한 아이의 요리수업 비닐팩도 리워드에 포함했어요. 7월에는 더 잘할 수 있겠죠. :)



실리콘, 스테인레스 빨대와 함께 아마존에서 비즈랩도 구매했어요. 상품화된 비즈랩중에 가장 인지도가 높은 제품인데요, 중간 비닐창 빼고 포장 또한 군더더기 없이 재생종이로 되어있습니다. 설명서는 작은 종이 하나, 그리고 크기 별로 3장이 들어있어요. 몸에 좋을 것 같은 벌꿀향이 진하게 납니다.

제품에 대한 정보가 하나도 없을 때는 일반적으로 사용하는 투명 랩을 대체할 수 있는 제품이라고 막연하게 생각했어요. 막상 설명서를 읽어보니 차가운 물로 씻어야하고 재사용 기간은 1년이고(반영구는 아니었어요) 육류를 싸는 것은 추천하지 않는다고 되어 있죠. 불에 약하니 전자렌지나 오븐에 넣으면 안되고 커팅보드로도 사용하지 말라고 해요. 제약이 참 많죠... 제가 생각했던 이상적인 쓰임은 정육점에서 고기를 살 때 여기에 싸달라고 하고, 김밥 등을 쌀 때 이 위에서 썬다음 바로 둘둘 말아 사용하고 음식을 전자렌지에 데울 때 그릇에 비즈랩을 덮어 사용하는 것이었는데 모두 못하게 된거죠. 기대가 컸기 때문인지 처음 받고 사용설명서를 보았을 때는 좀 실망했습니다.

하지만 약 2주일 사용해보니, 의외로 사용할 용도가 많더라구요. 우선 큰 아이의 문화센터 요리수업에 가장 큰 사이즈를 가져가는데요. 그 날 요리가 커서 가져간 용기에 담을 수 없어서 가장 큰 사이즈의 랩으로 싸서 재사용봉투에 담아 왔어요. 다른 친구들은 나눠준 PP 봉투에 넣은 후 비닐봉투에 담아갔는데, 그 것과 비교하면 2장의 비닐봉투를 아낄 수 있었죠. 

집에서는 남는 재료들을 보관할 때 주로 사용하고 있습니다. 중간 사이즈는 남은 두부를 보관할 때 본 용기 위에 덮어서 사용하구요. 큰 사이즈는 남은 베이컨을 보관할 때 포장 채 둘둘말아 사용해요. 유리 용기에 옮겨서 뚜껑을 닫고 보관할 때도 있지만 이렇게 보관하니 용기를 추가로 씻을 필요도 없고 공간도 덜 차지하고 여러모로 편리합니다. 세척해서 건조하는 시간도 짧아서 하루에도 여러번 사용할 수 있어요. 이 비즈랩이 우리 집에서 비닐 랩과 봉투를 아끼는데 큰 도움을 주고 있습니다.

짙었던 왁스냄새도 조금씩 약해지고 익숙해지고 있어요. 한편 여러번 빨아 사용하면서 낡아지는 게 점점 아쉬워지고 있어요. 가격이 생각보다 비싸서(제가 산 것은 아마존에서 약 16달러, 1만7천원 정도에 팝니다) 몇 개 더 있으면 좋겠지만... 우선은 있는 것 아껴서 잘 사용하는 것으로 만족해야겠죠.

이상 비즈랩 구매후기였어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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