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5월 10일, 환경부는 <재활용 폐기물 종합대책>을 발표하며, 일회용컵 사용 감소를 위해 커피전문점·패스트푸드점 등과 자발적 협약을 강화해 텀블러 사용시 10% 수준의 가격할인을 적용하겠다고 밝힌바 있습니다. 하지만 지난 24일 체결된 환경부와 커피전문점(16개사), 패스트푸드점(5개사)의 협약식의 내용은 기대 수준에 못미친다는 평가가 많았습니다. 스타벅스, 커피빈 등 주요 메이저 커피 브랜드들은 기존 할인율과 동일하게 유지하기로 결정했기 때문이죠. 이에 대해 환경부는 협약서에 ‘10% 수준의 할인을 제공한다’는 내용이 있어 이를 인용한 것일 뿐 과장 의도는 없었다고 해명합니다.

판매가의 10%를 할인해준다는 말이 매력적이게 들리기도 했지만, 사실 이 메시지는 오해 소지가 많습니다. 상식적으로 생각할 때도 가장 저렴한 아메리카노 음료를 마실 때와 고가의 제조음료를 마실 때의 일회용컵 용기가 다를 바 없는데, "판매가의 10% 할인"이라는 메시지만 보자면 고가의 음료를 마실 경우 더 큰 할인 혜택을 받을 수 있다고 생각할 수 있죠. 또한 기존 메이저들의 할인율도 최저 음료 가격의 7~8%에 가까운 할인율이고, 이 또한 작은 비율은 아니기에 할인율 동결이 과연 비난받을 내용인가 애매하기도 해요. 


시사위크 2018.5.25. 기사 헤드라인 (헤드라인 클릭하면 해당 기사로 이동)


이 날 협약식의 내용에는 비단 음료 할인의 내용만 있던 것이 아닙니다. 우선 과거 2013년보다 4개 업체가 할인정책을 적용하기로 결정했습니다. 이번 협약으로 플라스틱컵 재질의 단일화를 추진해가기로 하고 전문 재활용업체를 통한 회수와 재활용을 이행하도록 규정했으며, 길거리 전용 수거함 등을 설치해 사용된 일회용컵 회수를 촉진하기로 하였습니다. 과거 3차례의 협약의 경우 다회용컵 사용 확산에만 초점을 맞췄다면 이번 협약은 컵의 재질, 선별, 재활용까지 종합적으로 접근한 협약이라는 데서 진일보한 것은 맞다고 보입니다.  


스타데일리뉴스 2013.5.3. 기사 헤드라인 (헤드라인 클릭하면 해당 기사로 이동)


업체들의 인상률을 정리하면 다음과 같습니다. 9개 업체가 기존과 동일하게 300원을 유지한다고 밝힌 가운데 가장 할인율이 높은 엔젤리너스커피와 크리스피크림 도넛의 400원 할인 결정이 눈에 띄네요. 또한 이디야 커피나 빽다방과 같이 중저가 브랜드의 업무 협약도 의미가 있다고 생각됩니다. 

첫 술에 배부르기란 힘들죠. 몇 매체들의 비판처럼 할인율이 적다는 것에 맥이 풀릴 소비자가 있을 수 있겠습니다만, 단순한 다회용컵 사용 촉진만이 아닌 제조부터 선별, 활용까지의 순환적 단계 전반에서의 노력이 보다 효과가 크지 않을까요. 그리고 이렇게 협약하지 않고서도 일회용컵 남발의 문제점을 인식하고 다회용컵 사용과 다회용컵 할인 정책을 자발적으로 시행하고 있는 소규모 카페들도 꽤 많아요. 제가 텀블러를 들고 방문한 두곳 중 한 곳은 100원이라도 텀블러 할인을 해주었구요, 그런 정책이 없더라도 컵 사이즈에 맞춰 음료를 넉넉히 담아주는 서비스를 받은 바 있어요.

환경을 사랑하는 마음이 몇 백원의 할인보다 더욱 크겠지만, 이 참에 텀블러 사용도 함께 하고 할인 금액도 쏠쏠하게 챙기는 건 어떨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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