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가 자원봉사를 하고 있는 작은도서관은 올해 책친구 프로그램을 진행했어요. 홍보용 배너판이 5월부터 11월까지 열일하였습니다. 시일이 지난 배너판은 처치하기 난감합니다. 우리가 보통 사용하는 배너의 재질은 패트지입니다. 잘 찢어지지 않고 색 표현이 우수하다는 장점이 있고, 필요에 따라 코팅을 하기도 하죠. 다 쓴 배너판은 플라스틱 재질이기 때문에 플라스틱 배출 같지만, 실제로는 플라스틱으로 재활용되기 어렵기 때문에 종량제봉투로 배출하는 게 일반적입니다.

자주 발생하는 소재가 아니기 때문에 한 번 쓰고 버리기 참 아깝더라구요. 쓰임을 실용적으로 잇는 방법도 있지만, 추억이라는 감성으로도 이을 수 있습니다. 

저희 작은도서관에는 계절마다 메시지를 나누는 인테리어용 나무가 있어요. 연말연시를 맞이해 작은도서관 방문객들을 위해 소원을 오너먼트에 적어 나무에 다는 이벤트를 진행했어요. 가위질해 둥글게 배너를 자르고 구멍을 뚫는 수고를 했지만, 취지에 공감하고 스티커와 펜으로 알록달록 멋지게 오너먼트를 만들어준 방문객분들께 너무나 감사했습니다.

석달전까지만 해도 저희집은 일회용 물걸레 청소포를 사용했습니다. 보통은 한장씩 뽑아쓰는 형태를 사용했는데, 가장 최근에 사용했던 것은 의도치 않았지만 위와 같이 한장씩 뜯어쓰는 형태였어요. 플라스틱의 남발에 대해 문제의식이 생긴 후 이 일회용 청소포는 제게 죄책감이 되었습니다. 내 집안 깨끗이 한다고 플라스틱 섬유가 포함된 부직포 쓰레기를 매번 한두개씩 지구에 쏟아내는 아이러니함을 느꼈죠. 하나씩 뽑아쓸 때마다 죄책감이 하나씩 들춰지는 기분이 들었습니다. 비닐 개별 포장이 된 청소포를 뜯을 때는 오죽했을까요. 있는 것을 안쓰자니 자원낭비고 쓰자니 견딜 수 없는 마음의 불편함때문에 고민이 많았습니다. 결국 타협안은 마음에 드는 청소용 걸레 대안을 마련할때까지만 사용하는 거였죠.

청소용 걸레는 말그대로 걸레이기때문에, 걸레를 위해 돈을 쓴다는 게 내키지가 않았어요. 이것도 돌이켜보니 아이러니인데, 일회용 청소포 사는 데는 돈을 쓰면서 막상 걸레를 마련하는데는 아까움을 느낀다니 참 이상하죠. 제가 정한 청소용 걸레 대안의 기준은 세 가지. "하나, 면 소재여야 한다. 둘, 지속적으로 사용할 수 있어야한다. 셋, 비용을 최소화한다."였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시중에서 몇 천원씩 파는 면 소재의 청소용 면포들은 포기했어요. 그것들을 사기위한 비용 발생도 아쉬웠지만, 대부분의 면포들이 비닐포장되어 판매되고 있었습니다.

그 와중에 눈에 들어온 것이 아이들의 철 지난 옷들이었어요. 특히 작은 아이는 여러 곳에서 물려받아 최종 종착지가 된 티셔츠들이 꽤 되거든요. 크기가 작아진 것도 그렇지만, 워낙 활동적이어서 물감이며 싸인펜이며 초콜릿 자국, 케첩 자국이며 물려입기도 재사용하기도 애매한 것들이 많았죠. 그래서 이걸로 청소용 걸레를 만들기로 결정했습니다.

처음에는 어렴풋이 중학교 시절 실습했던대로 네 귀퉁이를 막는 걸레 형태를 만들었어요. 하지만 시행착오 끝에 제게 맞는 밀대용 청소 걸레를 만드는 법을 알게되어 공유하고자 합니다.

면 100%의 아이 웃도리를 잘 편 후 겨드랑이 밑을 일자로 절단합니다. 긴팔, 반팔 관계 없어요. 티셔츠 말고 내복도 좋습니다. 주머니나 다른 소재 무늬가 있어도 괜찮아요. 그런 후 절단한 부분의 1센티 아래 정도를 일자로 박음질해줍니다. 저는 집에 재봉틀이 있어서 한 번 일자박기로 드르륵 박아주면 되는데, 손바느질도 괜찮습니다. 그리 오래 걸리지 않아요.

 

포인트는 그렇게 박음질한 후 박음질 안된 다른 쪽에 손을 넣어 뒤집어 준다는 것입니다. 그러면 좌우 양쪽은 오버로크되거나 단 처리가 되어있고 한쪽은 막혀진 형태가 돼요. 거추장스러운 태그는 가위로 바짝 잘라주면 됩니다. 이렇게 청소용 걸레가 완성됐어요. 뒤집는 이유는 오랜 사용으로 낡아진 겉면보다 안쪽면의 상태가 양호하기 때문이기도 하고, 주머니나 무늬 등의 영향을 받지 않아 사용 시 더 편하기 때문입니다. 이 날 한 시간도 안되어 철 지난 아이 옷으로 다섯개의 걸레 면포를 만들었어요.  

  

완성된 면포는 물을 묻힌 후 꼭 짜서 기존 사용했던 밀대에 끼워넣으면 됩니다. 3M 표준형 밀대에 90~100사이즈 아이옷이 꼭 맞네요. 저는 이렇게 끼운 상태로 밀대질을 하는데, 걸레가 아래로 밀려들어와 뽀독거리는 소리가 불편하다면 열린 부분을 집게로 꽂아 사용해도 괜찮을 것 같습니다.

 

집안을 한 바퀴 다 돌고 온 걸레의 모습이에요. 이후 상하만 바꿔 밀대에 껴서 또 사용해도 되고 밀대에서 뺀 후 반으로 접어 손걸레로 사용할 수도 있어요. 걸레이다 보니 사용 후에는 먼지를 털어내고 애벌빨래한 후 다른 면 제품들과 같이 세탁기에 돌리면 됩니다. 너무 더럽다 싶을 때에는 과탄산소다 한 스푼 넣고 푹 삶아주면 깨끗해집니다. 

별거 아닌 아이디어지만, 분리수거장 헌옷수거함에 내놓기도 민망한 옷들을 재활용할 수 있어 기분이 좋았습니다. 이렇게 일회용 청소포와 작별할 수 있게 되어서 또 좋구요. 잘려진 짜투리 부분은, 제 경우 따로 모았다가 아이의 물감 팔레트를 닦거나 창틀을 닦을 때 사용합니다. 버려짐이 없어 참 좋은 재활용아이디어죠. :)


지난 7월 1일 플라스틱 어택의 코스튬으로 만들었던 빨대 별이에요. 당시 저희 집은 200ml 종이팩 두유를 박스채 배달해서 마시고 있었는데요. 종이팩 하나하나에 붙어있는 빨대들을 과거에는 편리하다고 생각해 잘 사용했지만, 빨대를 사용하지 않기로 약속하고 실천한 후에는 이 빨대들이 처치곤란한 물건이 되었습니다. 혹시 모를 어느 날을 위해 비닐 포장채로 뜯어 모아놓고 있는데, 가끔 규칙을 어기고 편리를 찾을 때면 어김없이 5분의 역할을 다하고 분리배출 대상이 되어버리는 빨대가 나옵니다. 이러한 플라스틱 빨대는 부피도 작고 세척도 어려워 분리배출해도 재활용이 잘 되지 않아요. 그래서 더이상은 빨대가 부착된 소포장 두유는 마시지 않겠다고 마음 먹고, 우리 집에서는 마지막으로 사용된 이 빨대들을 나름 기념함과 동시에 이별하겠다는 의지를 표현하겠다는 의미를 담아 작은 소품을 만들었어요.

빨대로 별을 만드는 방법은 몇가지가 있는데, 의외로 이렇게 만드는 방법은 잘 안알려진 것 같아 소개해 드릴게요.

이름하여 "지구를 위한 아름다운 이☆(별)"입니다.

준비물로는 같은 길이와 굵기의 구부러진 빨대 5개가 필요해요. 두유팩, 주스팩에 붙은 빨대로 만들면 손목에 낄 수 있는 크기가 되고 카페에서 사용하는 구부러진 빨대는 그보다 더 커요. 제가 가지고 있는 것은 하얀색이지만 각자가 가지고 있는 빨대 디자인에 따라 색상과 무늬도 달라 질 것입니다.

방법은 초간단해요. 5개의 빨대를 같은 방향으로 차례로 연결해주세요. 빨대의 한쪽 끝부분을 아래처럼 접어서 넣으면 쉽게 잘 들어 갑니다. 5개의 빨대를 모두 연결하면 아래 오른쪽과 같은 오각형 모양이 돼요.

 

그런 다음 아래 동영상처럼 비틀며 접은 후 한 쪽 별 모양 끝을 뒤쪽으로 넣으면 끝! 완전 쉽죠~!

플라스틱 어택 코스튬 때에는 행사 의미를 좀 더 부각시키고 팔찌로서 내구성을 보완하기 위해 빨대끼리 곂치는 부분에 마이쮸 개별 포장 비닐을 줄 삼아 묶었어요. 인테리어 소품으로 사용한다면 이대로도 괜찮다고 생각됩니다. 비트는 과정에서 빨대의 주름 부분이 꼬였다면 꼬인 빨대를 잡고 살짝 돌려주면 꼬인 것이 풀려요.

여러개의 빨대 별을 만들고 낚시줄을 끼워 모빌을 만들어도 좋을 것 같구요, 유산지나 천을 덮고 납작하게 만들어 북마크로 사용해도 좋을 것 같아요. 참 쉽게 만들 수 있는 별이지만 클래식한 맛이 살아있습니다. 딸 아이에게 마술이라며 빨대 5개로 순식간에 별을 만드니 매우 신기해하고 재밌어했어요. 6세 아이도 금방 배워서 따라 만들더라구요.

매일 버려지는 빨대가 아깝다면. 빨대와의 의미있는 이별을 준비한다면, 이런 방법의 재활용은 어떨까요? 

이상 IDEA MOUTH였습니다.


큰 아이는 병설유치원에 다니기 때문에 스승의 날이라 해도 꽃 한송이 보내기 어려워요. 대신 지난 주 그림대회에서 체험활동으로 받았던 셔츠 재활용 카드 재료를 이용해 스승의 날 메시지를 담았어요. 열심히 풀칠해 카드를 완성하고 아직 한글을 못 떼서 엄마가 적어준 것을 보고 한 글자 한 글자 또박또박 따라썼죠. 그리고 장식은 아이의 몫. 선생님께 주고 싶은 것을 싸인펜으로 표현했다고 하네요.

저 셔츠 재활용 카드는 가정에서도 쉽게 만들 수 있을 것 같아요. 택배 박스 등 골판지를 엽서 크기로 자르고 그 중 하나에 모양을 내서 오린다음 두 종이 사이에 재사용하지 못하는 셔츠나 천을 넣으면 되거든요. 이 그림대회에서의 저 동물들은 멸종위기동물이라는 의미가 있더라구요. 한 가지 팁은 셔츠를 오릴 때 엽서 크기보다 작게 잘라야 두 번 작업을 하지 않아요. 그림대회에서 받은 천은 엽서보다 크기가 커서 완성 후 남은 천을 가위로 잘라내야했는데 깔끔하게 잘리지가 않더라구요.

주어진 재료로 엽서를 만드는 김에 동물 모양으로 떨어져나가는 골판지 조각이 예뻐서 반전 버전으로도 만들어 보았습니다. 다른 용도로 사용하려고 모아둔 비닐코팅된 과자 상자를 엽서 크기로 자르고 딸 아이에게 작고 낡아서 못입는 꽃무늬 내복을 잘라 감쌌어요. 그리고 뒷면에 상자의 다른 면을 자른 후 그 위에 메시지를 적었습니다.

무엇보다도 이렇게 만드는 과정을 딸 아이와 같이 한다는 것이 의미가 있지요. 감기로 고생하면서도 선생님 드릴 마음에 열심히 풀칠하고 또박또박 따라 쓰고 예쁘게 장식하고, 그 마음이 예쁘죠. 아이가 좀 더 자라면 더 많은 시도를 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딸 아이가 그린 꽃 모양대로 오려서 카드를 만들면 더 멋있을 것 같아요. 이렇게 스승의 날이 지나갑니다. 받으신 선생님들께서도 흐뭇해하시면 좋겠어요. :)

 

봄날의 크리스마스 어린이날이 다가오고 있습니다. 제 큰 아이는 오늘 아침 밥상머리에서 "작년에는 자전거 선물받았는데 올해에는 뭐 없어요?"라고 당돌하게 선물을 요구했죠. 이런 날을 염두하고 미리 온라인으로 파격가가 뜬 날, 조카 선물까지 준비해두었어요. 조카 선물은 지난번 백화점에서 구매한 종이 패키지 상자를 포장지로 대신 사용했구요. 가족사진이 앞면에 있는 미니 카드로 마무리했죠.

두 아이들에게는 과거 사두었던 종이 포장지로 포장하고 예전에 가족 티셔츠살 때 버리기 아까워 모아 둔 네임텍을 카드로 대신 사용했습니다. 한 쪽 면에 핑킹가위로 둥글게 자른 이면지를 붙이고 그 안에 사랑한다 메시지를 적었어요. 끈으로는 파스텔 털실을, 글루건으로 살짝 붙여줬죠.

 

요 아이들인데, 마침 똑같은 것 두 개가 있었어요. 네임택들은 크기도 작고 대부분 비닐코팅이 되어있어서 재활용이 안되거든요. 아이들 옷, 특히 여자아이 옷들은 네임텍마저 아기자기하게 예쁜 것들이 많아요. 한 쪽면에 로고나 설명이 들어있어도 괜찮아요. 메시지를 적을 속지를 모양대로 잘라 붙이면 되거든요. 이런 네임텍들은 친절하게 작은 구멍도 뚫려있어 고리로 매달기도 좋아요. 비닐코팅의 장점도 있는데 잘 찢어지거나 구겨지지 않고 물에도 젖지않아 오래 보관할 수 있어요. 아이가 커서 추억을 꺼내볼 때, 이 네임택카드는 곁에 있어줄거에요.

큰 아이가 말한 작년 어린이날 선물에도 아이 옷에 있던 네임텍을 재사용해서 사용했었어요. 뒷면에 아빠가 아이 이름을 쓰고 하트를 붙여줬는데 1년동안 떨어지거나 찢기지 않고 잘 붙어있답니다. 요런 예쁜 네임택 모아서 재사용해보시는 건 어떨까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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