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 개의 옷을 수선했어요. 남편과 작은 아이의 구멍난 옷을 꼬매고, 매 양말과 옷을 고쳤죠.

큰 아이의 무릎 양말 작아진 게 두개 생겼어요. 양말목 공예를 좀 배우면서 생각난건데, 양말목 대신 진짜 양말로 공예를 해보면 어떨까해 잘라봤어요. 한 양말에서 나올 수 있는 고리 수가 제한적이고 무늬가 있는 것은 양말 뒤쪽이 지저분해 못 쓰겠더라구요. 그래도 색상별로 고리를 만들어 묶어두었습니다. 큰 아이의 반타이즈 2개와 헤진 내 양말 하나가 사용됐습니다. 양말의 발 부분은 오랜 때가 지워지지 않아 그 부분만 따로 모았어요. 창틀 청소할 때 한번 더 쓰고 버리려구요.

2024년의 첫 리페어데이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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몇 개월 지났지만 기억에 남는 책이 <리페어 컬처>였어요. 표지에는 "쓰고 버리는 시대, 잃어버린 것들을 회복하는 삶"이라고 적혀있죠.

그 책이 주는 깨달음 중 하나는 우리 시대가 버리기에 너무나 익숙해졌다는 자각과 소비 만능 시대에서 고쳐쓰기가 오히려 마이너가 되었다는 거였어요.

얼마 전 지인에게 들었던 얘기인데, 몇 년 전 우산 고쳐쓰기가 캠페인처럼 확산되었던 때가 있었습니다. 그 시작은 나이 많으신 우산 고치시는 할아버지로부터 파급된 거였는데 꽤 많은 사람들이 우산 고치는 교육을 들었음에도 그 할아버지가 돌아가신 이후 명맥이 끊겼다 하더라고요. 그만큼 세상은 고치는 문화에 익숙지 않고 지속하기 어려운 환경인 것 같습니다.

최근에야 서울시를 비롯해 조금씩 리페어 컬처에 대한 관심이 생기고 있는 것 같습니다. 저 또한 리페어 컬처라는 단어가 울림이 되었듯이 생활 속에서 조금씩 실천해보자는 생각을 했어요.

그리고 우리 집도 리페어 데이를 가져보자 마음먹었지요. 뭐, 대단한 건 아니에요. 바쁜 일상 속에서 고장 나거나 흠이난 것이 있다면 바로 버리지 않고 리페어 데이에 고치기를 시도해보자는 거입니다.

잘 아는 분야는 직접 고치고, 모르는 분야는 고치는 곳을 찾아야 하는 수고로움이 발생하지만 해결책을 찾는 보람이 쏠쏠합니다.

이렇게 데이를 지정하기 전에는 그러하지 않았다는 것은 아니에요. 남편은 당근 마켓에서 산 중고자전거가 얼마 타지 않았는데 페달이 망가지자 페달만 사서 고쳐 타고 있고요. 소형 전자제품들이 고장 나면 바로 버리지 않고 A/S를 맡기는 생활을 하고 있었습니다.

어떻게 보면 조금 더 부지런히 고쳐쓰자는 다짐이라고 표현하는 게 맞을 것 같아요.

서두가 길어졌지만, 오늘의 고쳐쓰기 실천을 기록합니다. 끊어진 의자 쿠션 고리를 바느질로 고쳤답니다.

샀을 때보다도 훨씬 튼튼하게 여러 번 꼬매 박은 의자 쿠션이 오래오래 쓰임을 다하길 기대합니다.

#노모어플라스틱 #리페어컬처 #리페어데이 #고쳐쓰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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