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는 책을 깨끗이 읽는 편입니다. 책을 구기거나 접는 걸 매우 싫어합니다. 밑줄 긋는 대신 ‘북적북적’ 앱에 메모를 해놓습니다.
예외가 있는데 교과서는 그렇지 않습니다. 교과서는 여러번 읽고 밑줄 긋고 메모합니다.
이 책은 제게 교과서 같은 책입니다.
처음 이 책이 발간된다는 걸 인스타그램에서 보자마자, 그 즉시 주문해 샀습니다. 현직 교사가 쓴 환경교육학 책이라는 점이 궁금증을 일으켰습니다.
저는 학교 환경교육은 교사가 할 때 가장 효과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환경 마인드가 있는 선생님은 긴 학교 생활동안 몸에 베인 실천을 자연스럽게 아이들에게 노출합니다. 교실에는 분리배출함이 놓여있고, 일회용 사용을 지양합니다. 아이들이 사용하는 교구나 학용품도 환경적인 측면을 한 번 더 고민합니다.
한 번의 전문 외부 강사가 진행하는 환경 수업보다도 환경 마인드가 있는 선생님을 만나는 것이 아이의 환경감수성을 키우는 데 훨씬 효과적이라고 생각합니다.
현직 교사가 쓴 환경 관련 도서가 없지는 않습니다. 많은 경우 나는 이런 수업 프로그램을 했다는 사례 중심의 책들입니다.
이 책은 학교 환경 교육을 위해 도움되는 이론 내용을 체계적으로 담았습니다. 환경교육 기본원리, 주제 통합 환경수업, 교과 통합 환경수업 과목별 가이드 등 단순히 이런 프로그램을 했다는 데 중점을 두는 게 아닌, 왜 이 수업을 해야하는 지, 기대하는 효과가 무엇인 지 등을 꼼꼼히 점검하게 만듭니다.
Part1은 왜 환경교육을 해야하는가의 내용인데, 작가님의 경험과 환경교육관이 담긴 진정성 있는 부분입니다.
p.23
환경교육에서 추구해야 할 것이 당장의 친환경적 실천행동이 전부가 아님을 깨달았다. 아이들이 환경과 관계를 맺고 있는 ‘나’를 중심으로 환경에 관한 생각과 감정, 태도를 되돌아보고 성장하도록 돕는 것이 더 중요할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p.44
나는 환경교육을 통해
- 아이들이 환경에 관심을 갖고 환경문제에 민감성 있는 환경시민으로 자라길 바란다.
- 아이들이 자연에 고마움과 경외감을 느끼며 자연과 더불어 살아가는 환경시민으로 자라길 바란다.
- 아이들이 무슨 일을 하든 각자의 위치에서 환경을 위한 선택과 결정을하는 환경시민으로 자라길 바란다.
- 아이들이 환경을 위해 용기 내어 실천하고 그 행동을 통해 자신의 의미를 발견할 수 있는 환경시민으로 자라길 바란다.
그리고 작가는 일반교사의 첫 환경수업을 할 수 있는 역량을 키우고 확대하는 게 중요한데, 교사간의 교류와 함께 배움이 필요한 이유라고 말합니다. 교수/학습 원리 중 하나인 ’스캐폴딩(Scaffolding)’의 개념에 착안해 선생님들이 개별적으로 적절한 도움을 제공하는 방법을 제안합니다. 예를 들어 6회의 환경수업을 진행한다면 2회는 경험교사가 제공한 환경수업을 하고 2회는 경험교사와 참여교삭가 함께 계획한 환경수업을 하고 마지막 2회는 참여교사가 스스로 계획한 환경수업을 함으로서 일반교사의 첫 환경수업의 질을 높이는 것이죠.
작가는 아이들의 마음속에 생각하는 씨앗을 심어 주는 ’생각하는 환경수업‘을 위해 ‘재미’, ‘용기’, 희망‘ 세 가지 핵심요소를 챙겨야 한다고 말합니다. 이 메시지가 제 환경교육관과 딱 맞았어요. 환경감수성과 인성교육은 큰 차이가 없다는 것. 기후위기 시대에 사는 우리 아이들에게는 이 시대를 현명하게 이겨낼 수 있는 힘을 길러줘야 하는데 “어떤 어려움 속에서도 재미있게 인생을 사는 것”, “닥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용기내어 말하고 용기내어 변화를 일으키는 것”, “어떤 어려움 속에서도 희망을 잃지 않는 것“이 우리 아이들이 길러야 할 마음의 힘이라 생각합니다.
이 책에는 진실한 환경 얘기와 더불어 다양한 과목에 녹여 환경 이야기를 꺼낼 수 있는 실제적인 사례도 다양하게 담겨 있습니다. 일반교사 뿐만 아니라 환경교육사를 비롯해 누군가에게 환경수업을 해야하는 사람이 있다면 필독도서로서 꼭 정독하길 권장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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