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닐봉투 대신 재사용봉투 사용하기 도전 두번째 달, 쇼핑패턴도 달라진 것 같아요. 쇼핑의 기준 중 하나가 '비닐포장 유무'가 되다보니 대형마트에서의 쇼핑량이 많이 줄었습니다. 야채나 과일도 리스트에 있는 것 중 비닐포장이 아닌 것만 골라사다 보니 한 번 쇼핑에서 구매하는 청과물의 수는 2~3개 정도에요. 그리고 음식물쓰레기를 줄이기 위해 썪어서 버리는 일이 없도록 재료 중심으로 요리하게 되었구요, 이러한 패턴이 쇼핑 비용도 덩달아 줄이는 효과를 미치고 있습니다.

이번 달에는 아파트단지내 들어선 시장에서 장을 봤어요. 시루에 키워 파는 콩나물을 재사용봉투에 담아왔죠. 여러군데 장사하러 다녔는데 콩나물을 비닐봉투에 안넣어가는 사람은 처음이라던 사장님 말이 기억이 나요. 저만 그렇게 느끼는 지 모르겠지만, 면으로 된 재사용봉투에 담긴 채소들이 더 오랫동안 신선한 것 같아요. 면이 어느정도 습도를 조절하는 기능이 있어 쉽게 무르지 않는 것 같은데 심리적인 것일수도 있습니다. ㅎㅎ 

 

또 하나는 비즈랩을 재사용봉투로 사용하기 시작했어요. 비즈랩은 특히 큰 아이의 요리수업 때 요긴하게 사용하고 있습니다. 큰 아이가 참여하고 있는 요리수업은 매 시간마다 한 가지씩의 요리를 완성해서 집으로 가져가요. 안내문에는 용기를 집에서 가져오라 적혀있지만, 아무도 그렇게 하지 않고 있고 선생님도 포장지부터 가지고 갈 수 있는 용기(일회용 종이그릇, 호일그릇 등)와 담아갈 비닐봉지까지 모두 준비하시죠. 큰 아이는 첫 시간부터 용기를 가져갔어요. 다만 엄마가 개입할 수 있는 부분은 수업 후 집에 갈 때 가져갈 수 있도록 포장하는 것이라 선생님이 일차적으로 준비해 놓은 용기는 가져갈 수밖에 없더라구요. 요리 크기가 대부분 제각각이라 맞는 용기도 찾기 어렵고, 아이들은 완성한 그대로 집에 가져가길 원하잖아요. 용기 크기에 맞게 잘라가는 것은 상상할 수도 없죠. 대부분의 아이들은 선생님이 나눠 준 비닐팩에 요리를 담고 손잡이가 있는 비닐봉지에 담아 갑니다. 저희는 비즈랩을 뚜껑삼아 포장하여 컨버스백에 담아오죠. 지금까지의 네 번 요리 중 세번은 모두 그렇게 했는데, 한번은 비즈랩을 사용할 수가 없었어요. 그 이유는 그 날 요리가 또띠아 피자였는데 갓 구워내서 뜨거웠거든요. 빨리 자리를 비워줘야 하는 상황에서 비즈랩은 뜨거운 요리에는 적당하지 않아 그 날은 어쩔 수 없이 선생님이 주신 비닐팩에 담았죠. 담아서 가져오며 문득 생각이 드는 것은, 비즈랩은 비즈왁스가 녹을 수 있으니까 뜨거운 걸 피하는 건데 폴리프로필렌 재질의 비닐랩은 저 고온에서 전혀 영향을 안받을까라는 거였죠. 비닐팩에서 나오는 독성물질이 비즈왁스가 녹는 것보다 더 나은 걸까요.

쇼핑 패턴이 소량구매로 바뀜에 따라 재사용봉투를 사용한 횟수가 생각보다 많지 않습니다. 매주 월요일 비즈랩으로 대체한 아이의 요리수업 비닐팩도 리워드에 포함했어요. 7월에는 더 잘할 수 있겠죠. :)



정부는 지난 4월 26일 이마트 등 5개 대형마트와 MOU를 체결하고 '1회용 비닐쇼핑백, 과대포장 없는 점포' 만들기에 함께 노력하기로 협의했습니다. 이 협약을 통해 비닐롤백 사용량을 줄이고, 이중포장을 개선하고 재활용이 불가능한 코팅·유색 트레이(회접시 등)를 줄여나가겠다고 밝혔죠. 그로부터 약 2개월이 지난 지금, 여러분들은 대형마트의 변화를 체감하고 계십니까?

대형마트에서 한 달에 최소 두번 쇼핑하고, 어느새 채소를 구매할 때의 기준이 비닐포장이냐 아니냐가 된 제 입장에서 볼 때, 이러한 협의의 실천이 더디게 진행되는 것 같아 안타깝습니다. 한 번은 비닐포장이 안 된 야채를 하나도 찾을 수 없던 적도 있었고, 속비닐 대신 제가 가져온 재사용봉투 대신 비닐롤백 사용을 권장하는 판매원도 만난 적도 있습니다. 회사 차원의 협약이 판매자 개개인까지 전달되는 데 다소 시일이 걸릴 수 있겠지만, 호기롭게 시작한 협약의 결과가 획기적으로 반영되면 좋겠다는 아쉬움은 떨칠 수가 없습니다. 

소비자 개개인의 실천은 저처럼 현실에서 부딪힙니다. 애호박을 사고 싶은데 마트 내 대부분의 애호박은 비닐포장에 꽉 끼워져 낱개로만 구입할 수 있습니다. 하나면 충분한 오이도 랩에 칭칭 감긴 5개 들이로만 구입하도록 해놓습니다. 제 경험상 마트에서 포장 없이 살 수 있는 채소는 감자, 당근, 가끔 시금치와 같은 제철 나물과 버섯 한 종류 뿐입니다. 

대부분의 소비자는 이 대형마트가 정부와 함께 비닐쇼핑백과 과대포장 없는 점포 만들기에 동참하는 지도 모릅니다. 소비자들은 정책이 시행되기 때문에 장바구니를 가지고 다니기 시작한 게 아닙니다. 어느 날 마트에서 비닐봉투가 유상으로 바뀌고 대여 장바구니가 생기면서 장바구니의 필요성을 체감하게 된 거죠. 마찬가지입니다. 고무장갑 5개가 하나씩 사는 것보다 저렴하기 때문에 선택하는 거지, 이중포장되어 5개들이를 사는 것이 아닙니다.

업체들은 협약을 이행하는 게 어렵다고 호소합니다. 생산부터 이중포장되어 들어오는 제품들, 1인가구의 증가 등 소비자 니즈를 반영한 상품 구성, 변화를 거부하는 일부 소비자들의 항의 등으로 이러한 변화를 적용시키는 게 어렵다고 말합니다. 그렇다면 약속을 하지 말았어야죠.

플라스틱 어택(Plastic Attack)은 유통과 판매 과정에서 소비자에게 책임을 떠넘기는 비닐봉투와 비닐포장을 거부하는 전세계적인 움직임입니다. 영국에서 처음 시작해, 전 세계로 퍼지고 있는 이 운동은 유럽에서 미국으로 아시아로 점차 확산되는 추세죠. 첫 ‘플라스틱 어택’ 캠페인이 벌어졌던 영국 유통업체 테스코(Tesco)는 ”플라스틱 포장재 사용을 줄여야 한다는 데 전적으로 동의한다”면서 “2025년까지 100% 재활용되거나 생분해되는 재질의 포장재를 도입하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고 했구요. 유럽 시장 점유율 1위인 프랑스 유통업체 까르푸(Carrefour)도 ‘플라스틱 어택’ 캠페인에 공개적으로 지지를 표명하고 “프랑스에서 플라스틱 포장재 자원이 100% 순환되는 시스템을 조성하기 위한 국가 조약을 제정하는 데 적극 나서겠다”고 밝혔다고 합니다.[각주:1]

지난 4월13일 영국 버밍엄에서 개최된 플라스틱어택 현장

이러한 흐름을 타고 오는 7월 1일 서울에서도 플라스틱 어택 행사가 개최됩니다. 규칙은 간단합니다. 평소처럼 마트에서 쇼핑하고 쇼핑 후 불필요한 포장을 매장에게 돌려주고 본인이 가져온 용기에 다시 포장해 가는 거죠. 6월 28일 21시까지 사전 신청을 받고 있고, 정확한 장소와 지침 등은 개별 연락드린다고 합니다. 신청서 작성은 이곳 >>> http://bit.ly/plasticattack_seoul_0701 

 출처 : 플라스틱 어택 서울_페이스북 페이지(바로가기)

IDEA MOUTH도 이번 행사에 동참합니다. 처음 참여하는 행사라 기대와 걱정이 반반이지만, 무분별한 비닐봉투 사용에 대해 경종을 울려야 하는 것은 너무나 당연하기 때문이죠. 많은 분들이 함께하면 정말 좋겠습니다. 

출처 : 6월 2일 프랑스에서 진행된 플라스틱 어택 사진(바로가기) 

  1. 출처 : 포장 쓰레기에 손님이 뿔났다, 유럽에서 확산 중인 ‘플라스틱 어택’ / 조선일보 더나은미래 2018.6.5. [본문으로]

5월 처음 비닐봉투 대신 재사용봉투를 사용하기로 결정했을 때, 여러모로 걱정이 많았습니다. 이상하게 보는 사람은 없을 지, 무의식적으로 비닐봉투를 받지는 않을 지 등등. 그런데 막상 해보니 의외로 자연스럽게 받아들이시는 점원분들도 많았고 앞선 포스트처럼 칭찬해주시는 분도 계셨어요. 하지만 여전히 서비스 마인드로 비닐봉투부터 건내는 풍습은 여전하다는 것을 느꼈습니다.

여러 재사용봉투를 시도해보면서, 가장 무난한 크기인 3호 사이즈(가로 27cm, 세로 44.5cm)가 가장 많이 필요하다는 걸 알게됐구요. 다양한 크기를 많이 가지고 다니는 것보다는 3호 사이즈 서너개를 가지고 다니는 게 더 효율적이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리고 이런 실천을 하기에는 재사용봉투가 생각보다 많이 필요했어요. 대부분 봉투에 담아온 과일이며 채소며 그대로 냉장고 야채칸에 넣잖아요. 재사용봉투도 그렇게 사용하려면 최소 번갈아가며 사용해야할 숫자는 필요한 것 같아요. 그리고 세탁 시간도 고려하면 조금 더 넉넉히 가지고 있을 필요가 있습니다. 재사용봉투가 사실 거창하지 않아요. 제가 아는 어르신은 비닐봉투가 아깝다며 집에 모아둔 비닐봉투를 가지고 다니시며 재사용하시기도 해요. 물론 예쁜 재사용봉투는 쇼핑을 더욱 즐겁게 합니다. 하지만 봉투를 위해 과한 투자는 안해도 될 듯해요.

리워드 표에서 보이듯이 사실 쇼핑한 날이 그리 많지 않아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왜 생활비는 쪼들리는 걸까요...ㅜㅜ 월 말이 가까워올수록 쇼핑 수는 줄고 냉장고 파먹는 날이 늘었죠. 다행히 친정에서 수확한 상추, 부추같은 채소와 시댁에서 아이들 먹으라고 사주신 과일덕분에 비타민 부족 없이 말일까지 버틸 수 있었습니다.

아직 재사용봉투 사용하는 것이 손에 익지는 않아요. 베이커리나 반찬가게, 정육점 등 다양하게 시도해보고 싶은데 기회가 잘 찾아오질 않네요. 반면에 여러봉투를 챙겨가니 장바구니 사용은 백프로 지켜지는 것 같아요. 그리고 남편 또한 간간이 들르는 편의점에서 비닐봉투 사용을 거절하고 가방에 담아 오는 변화를 보여주어 기쁘기도 합니다.

생활비가 채워지는 6월이면 쇼핑을 나갈겁니다. 다양한 장소에서 비닐봉투를 대체할 수 있는 아이디어를 함께 공유할게요.

초여름, 더위 조심하시구요. 건강하게 보내세요.

어린이날 연휴가 끝나고 우리집 어린이 중 하나가 아팠어요. 시간과 신경을 모두 아이에게 쏟다보니 일주일이 금새 지납니다. 어제 나간 놀이터 외출에서 제 아이들이 친구가 싸온 수박을 입동냥하는 걸 보고 수박을 사줘야겠다 생각했죠. 그래서 아이들 등원하고 오늘은 재래시장에 갔어요.

제가 사는 곳에서 가장 가까운 재래시장은 규모가 작아요. 주변 재개발 여파로 이곳도 곧 변한다고 하는데, 지지부진하게 몇개의 상점들이 터를 유지하고 있죠. 전 재래시장이라해도 상호와 매장이 명확한 곳에서 구매해요. 얼마전 뉴스에서 과실수 밑에서 캔 농약 묻은 나물을 길거리에서 팔았다는 얘길 듣기도 했고(저희 친정이 감나무를 키워서 아는데 과실수 밑에서 자란 나물들은 봄 첫 농약 친 이후에는 먹으면 안돼요), 워낙 원산지를 속이거나 무게를 속인다는 얘기를 들어서 그런지 조심하게됩니다. 

제가 들른 청과물가게에서는 상추와 깻잎을 샀어요. 비닐봉투에 담아주시려는 걸 제가 가져온 파망과 코바늘 가방에 담아달라하니, 일회용품 안쓰려고 하는 게 보기 좋다며 고추와 마늘도 덤으로 넣어주셨어요. 3천원어치임에도 대형마트와 다른 풍족한 인심입니다. 과일가게에서는 작은 크기 수박이 1만원이었어요. 아파트 가까이에 있는 소형마트에서는 같은 크기의 수박을 1만9천원에 팔았는데 9천원이나 쌉니다. 1만2천원 이상이면 안 사려했는데 횡재한 기분이 들었어요. 비닐끈에 담아주시려는 걸 제가 메고 온 캔버스백에 담았습니다. 쏙하니 크기가 딱 맞네요.

아파트가 언덕 위에 위치해서, 집으로 돌아오는 길은 내려올 때보다 두 배 더 힘듭니다. 그래도 비닐봉투를 쓰지 않은 뿌듯함과 아꼈다는 만족감이 힘이 되네요. 오늘 느낀 점은 상추와 같은 야채를 담기에는 조금 넉넉한 크기의 봉투가 필요한 것 같아요. 비닐봉투 기준으로 3호 정도의 바구니를 좀 더 마련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이렇게 오늘도 3장의 비닐봉투를 아꼈습니다.


두 번째 쇼핑은 5월 4일 어린이날 전날에 했습니다. 홈플러스에서 과자 1+1 행사를 그 날만 한다기에 어린이날 외출도 있고해서 온 가족이 심야쇼핑을 했죠. 아래가 제가 쇼핑한 것들이에요. 이 날도 3장의 속비닐(뉴스에서 이런 용어를 쓰더라구요)을 아꼈습니다.

이 날 에피소드 중 하나는 감자를 살 때였어요. 양파망에 감자를 담아 저울을 쟀는데 도와주던 점원분이 가격표가 잘 안붙으니 봉지에 담아가라고 권유하시는 거에요. 정말로 양파망에는 스티커가 잘 안붙습니다.ㅠㅠ 그래서 비닐끈 부분에 스티커를 붙여서 계산했어요. 양파망의 단면에는 상표가 적힌 부분이 있는데 그 쪽 면을 사용해도 될 것 같아요.

제 인증샷이 그리 뿌듯하지 않은 이유는 보시다시피 3장의 봉투는 아꼈지만 소비하면 할수록 플라스틱은 늘어나는 것 같아요. 모든 빵들은 플라스틱 통에 담겨있었고 공산품이며 스낵 등도 마찬가지죠. 너무나 가격이 착해 구매할 수밖에 없었던 호주산 소고기는 미리 예쁘게 스티로폼 팩에 담겨져 선택하기만 하면 됩니다. 언제쯤 100% No 비닐 마트 쇼핑 인증샷이 나올까요. 불편한 현실이네요.

어린이날에는 아이들과 시청에서 진행한 어린이날 행사에 놀러갔어요. 한켠에 그늘막을 쳐놓고 아이들과 많은 체험을 했죠. 정말 사람이 많았어요. 모든 체험은 줄 서느라 시간이 갔구요. 준비하느라 고생하신 관계자분들께 감사했지만, 체험 프로그램 대부분이 플라스틱 재료라는 점이 조금 아쉬웠어요. 이 날 저희 가족은 점심은 포장초밥을 먹었고 간식은 모두 집에서 가져왔어요. 그럼에도 재활용으로 모았던 플라스틱 부피가 꽤 됐거든요. 대부분의 방문객들이 배달 음식이나 근처 편의점에서 사와서 식사를 했는데 그 쓰레기가 어마어마할 것이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아니나다를까 모든 쓰레기통은 재활용품 구분 없이 모두 넘쳐 흘렀구요. 미화 자원봉사자분들도 분리수거를 감당할 수 없어 모두 종량제봉투에 구겨 담는 것을 몇 번 목격했어요.

그늘막을 접어 주차장까지 오는 동안 저는 날라다니는 비닐봉투 3장을 구출했습니다. 비닐봉투를 안쓰다보니 저희 집에서는 비닐봉투 품귀현상이 벌어지고 있어요. 아직 집에서는 분리수거하기 위해 비닐을 모을 때, 작은 쓰레기들을 모을 때 비닐봉투를 사용하기 때문에 한 장, 한 장이 소중하게 여겨집니다. 조만간 이 방식도 바꿔야 할 것 같아요. 비닐봉투 안씌우는 쓰레기통이나 재사용 봉투로 바꿔야 할 때가 조금씩 다가오고 있습니다.

쇼핑을 간헐적으로하다보니 리워드 방식을 좀 바꿔야 할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그래서 비닐봉투 또는 속비닐을 아낄 때마다 500원씩 리워드를 책정하기로 했습니다. 첫번째 쇼핑에서 3장, 두번째 쇼핑에서 3장을 사용하지 않았으니 6장 x 500원, 현재까지 3천원의 리워드를 적립했습니다. 제 쇼핑에서 속비닐 리워드가 점점 늘어나길 바랍니다.

남은 연휴도 잘 보내시고, 오늘 MBC 뉴스에 나온 대형마트 '공짜' 속비닐 감축 내용 첨부합니다. 좋은 밤 되세요. :)

 

어제는 코엑스에서 지인을 만났어요. 식사하고 차를 마시러 간 '빌리 엔젤 케이크'라는 곳에서 이색적인 쿠키바를 만났어요. 보통 매장에서 쿠키를 구매할 때 투명한 비닐봉투에 낱개로 포장된 것을 사는 경우가 많잖아요. 여기는 쿠키들을 저런 큰 유리병에 담아 놓고 종이봉투나 종이상자에 본인이 직접 쿠키를 넣을 수 있게 해두었어요. 종이상자는 20개 이상 구매 시 사용할 수 있어요. 이 날 저를 위해 쿠키를 샀다면 가방안에 있던 재사용봉투(천주머니)를 이용했을거에요. 이날은 지인에게 선물해야했기에 종이상자에 담았습니다. 요렇게!

이 매장이 친환경적임을 내세우는 매장이라고는 할 수 없을 것 같아요. 매장에서 먹어도 일회용컵을 사용했고, 텀블러 할인도 없었거든요. 하지만 저런 쿠키바 아이디어는 의도하든 의도하지 않았든 낱개 비닐 포장을 줄이는 좋은 아이디어인 것 같아요. 만약 이곳에 가셔서 본인을 위해 쿠키를 사신다면, 가능한 재사용봉투를 사용하시길 권해드립니다.

5월 첫째날은 근로자의 날 휴일이었죠. 가족들이 오랜만에 백화점으로 나들이갔습니다. 가정의 달을 맞이해 여기저기 다양한 행사들이 많았습니다. 그리고 쇼핑의 마지막은 식품관 장보기. 이날 오후에 이마트에 갈 일이 있어 식품관에서는 꼭 필요한 몇 가지만 사기로 했습니다.

그리고 제 첫 재사용봉투를 사용할 때가 왔어요. 바로바로 그 주인공은 오렌지였습니다~ 시식해보니 달콤새콤한 맛이 제대로인 블랙라벨 오렌지가 착한 가격이었어요. 그 외 계란, 아이들 젤리 2개가 식품관에서 산 전부였어요.

쇼핑하면서 제게 비닐봉투를 권한 수가 3번 있었습니다. 한번은 오렌지를 담을 때였구요. 두번과 세번째는 계산할 때였어요. 처음에는 종이봉투를 구매하겠냐고 물어서 장바구니 쓸거라니까 계란을 비닐봉투에 한 번 더 넣고, 남은 쇼핑물들을 다른 봉투에 넣더라구요. 계란이 깨지면 가방이 더러워질 수 있으니까 미리 배려한 것이고, 장바구니에 정리를 잘 할 수 있도록 도와주기 위한 친절임은 알겠으나 백화점 식품관은 대형마트보다도 비닐봉투 남발이 심하다는 것을 느꼈습니다. 전 당당히 괜찮아요라고 말하고 3장의 비닐봉투를 사용하지 않았어요.

이 날 백화점의 다양한 행사로 받은 아이의 블럭 장난감은 제가 뜬 코바늘 재사용봉투에 넣어 아이에게 들려주었어요. 아이 손목에 꼭 맞고 내용물이 쏟아지지 않으니 아이도 참 좋아하네요. :)

그리고 아래가 제 첫 쇼핑의 결과입니다. 동물복지유정란은 기획가로 판매되고 있던 20구짜리가 아닌 15구짜리로 샀어요. 기획제품은 비닐포장이 한번 더 되어있었거든요. 계산했다는 표시를 비닐봉투가 아닌 양파망과 계란포장에 붙여주니 뿌듯했습니다. 상단에 있는 종이 상자는 백화점에서 기획한 선착순으로 구매할 수 있는 건데 종이 장난감이에요. 내용물도 종이인데 포장 박스도 점선대로 잘라 자동차를 조립할 수 있도록 만들었어요. 그리고 마지막 레고 블럭은 아이가 이벤트 참여해 받은 것이랍니다. 본인이 들겠다고 해서 코바늘 봉투에 넣어 주었던 그것이에요. 

오후에도 이마트에 갈 일이 있어 짧은 시간 동안 또 쇼핑을 하게됐어요. 이마트에서는 고무장갑, 우유, 아이와 제 속옷을 샀죠. 아이러니한 건 왜 기획이라고 더 싸게 내놓은 제품들은 더 많은 비닐포장이 되어있는 걸까요. 고무장갑의 경우 고리가 달린 2+1 제품이 기획으로 판매해 구매했는데, 두짝씩 한번 3장, 그리고 세 켤레 모두 묶어 한번, 총 4장의 비닐봉투 포장을 했더라구요. 우유는 팩 제품 두 개를 묶어 하나의 비닐봉투에 넣었는데 이 포장엔 분리수거 표시조차 되어 있지 않았습니다. 비닐봉투를 사용하지 않으려고 했음에도 소비자가 선택할 수 있는 범위가 너무 좁았어요. 가격을 포기하고 비닐포장이 안 된 제품을 산다해도, 대안으로 선택한 그 업체의 제품이 환경을 고려해 비닐포장을 안한 게 아니고 단지 영업이나 마케팅을 안한 것 뿐이라고 생각하니 선택하는 데 주저하게 되더라구요. 제가 이마트에서 장 본 4가지 모두 비닐포장이었습니다. 제 속옷은 지퍼 비닐봉투에 담겨있었고 아이의 속옷은 종이 상자이나 투명 비닐 필름이 접착되어 있어 종이 재활용도 못하도록 되어 있었죠.

그래서 오늘은 첫 재사용봉투 개시라는 의미가 있는 날인 동시에 안타까움도 많이 느꼈던 날이었어요. 그러다보니 두번째 쇼핑 결과물은 부끄러워 사진조차 남기지 못했죠. 평소보다 저렴하게 잘 샀는데, 평소보다 비닐은 두 배 더 나왔어요. 어서 빨리 시정되는 날이 오면 좋겠습니다.

이상 첫 재사용봉투를 사용한 IDEA MOUTH였습니다.

 

P.S. 링크된 인스타그램을 통해 챌린지 소식을 실시간으로 전해드리고 있어요. :)   

전 한 달에 2번 정도 대형마트에서 5~10만원 정도 장을 보고 일주일에 두 세번 마트나 동네 수퍼에서 소소하게 장을 봐요. 요즘에는 마트마다 일정분량씩 모두 비닐포장 또는 랩포장을 해놓죠. 그리고 감자나 과일 등 제철 상품들만 롤백이라 하는 비닐봉투에 담아갈 수 있도록 해놓아요. 예전과 달리 장보기용 비닐봉투는 많이 근절되었습니다. '자원의 절약과 재활용촉진에 관한 법률'의 일환[각주:1]으로 장보기용 비닐봉투가 유상 판매되었기 때문이기도 하고, 그래도 꾸준히 홍보한 효과가 있어서인지 많은 분들이 장바구니 또는 마트 내 박스를 이용해요. 뭐 이건 어디까지나 마트 이야기이고 법적으로는 유상임에도 불구하고 소비자 서비스 차원에서 무료로 비닐봉투를 나눠주는 소매점들이 아직도 많은 실정이에요. 정부 차원에서의 조치에도 불구하고 어느 조사에 따르면, 우리나라 비닐봉투 사용량은 2003년 125억개에서 2015년 216억개로 늘었다고 해요. 1인당 420개를 쓰고 있는 셈인데, 독일 70개, 아일랜드 20개, 핀란드 4개에 비교하면 심각하게 많이 사용하고 있는 셈이죠.[각주:2]

최근 영국은 정부가 새로 도입한 '플라스틱 법안(Plastics Pact)'에 따라 주요 슈퍼마켓들이 오는 2025년까지 불필요한 일회용 비닐봉지 사용을 근절하기로 선언했다고 합니다. 네슬레, 코카콜라, 버즈아이(Bird's Eye) 등이 포장 방식을 획기적으로 바꾸기로 했어요. 이런 선언은 전 세계에서는 처음으로, 향후 많은 나라가 뒤따를 것으로 보이는데요, 업계는 꼭 필요하다고 판단되거나 재활용 재질로 만든 일회용 비닐봉지를 제외하고는 일회용 비닐봉지를 사용하지 않기로 했고, 일회용 쇼핑백이나 플라스틱 케첩 병과 마요네즈 병, 플라스틱 요구르트병 등은 재활용 재질로 만들어진 게 아니면 사용할 수 없습니다. 조리된 음식물을 담는 검은색 플라스틱 쟁반은 아예 사라지거나 환경친화적으로 바뀐다고 합니다. 40여 개의 플라스틱 포장재 제조업체들은 재사용이 가능한 재질이나 7년 이내 썩는 재질로만 플라스틱 포장재를 만들 것이라고 해요.[각주:3]

더 자세한 정보는 WRAP 홈페이지에서 >>

세계 흐름과 역행하는 우리나라 수치를 보자니 답답하기도 하고, 이제서야 우리 정부도 대형마트와 함께 적극적으로 비닐봉투 사용을 줄여나간다고 기대되기도 합니다. 

이런 이유로 두번째 챌린지는 일회용 비닐봉투가 아닌 재사용 봉투를 이용하자입니다. 전 대형마트에서 비닐봉투가 유상화되는 시점부터 장바구니를 가지고 다녔고 매일 들고나가는 가방 안에는 꼭 하나씩 넣어놓아요. 아래 사진이 지금 제가 주로 이용하고 있는 장바구니인데 이런 현수막같은 재질의 장바구니가 부피도 작고 가벼우면서 많이 넣을 수 있어 효율적인 것 같아요. 저 회색 작은 봉투는 유니클로의 울트라씬 패딩조끼를 샀을 때 같이 있던 것인데 조끼 넣을 일은 없지만 장바구니 보관하고 가지고 다니는데 아주 유용하게 사용하고 있습니다. 장바구니는 꼭 하나씩 들고 다니기에 앞으로도 쭈욱 실천할 겁니다.

이번 챌린지는 이런 장바구니가 아닌 과일, 야채 등을 담는 롤백용 비닐 및 소형 봉투를 사용하지 않는 거에요. 그래서 대체할 방법을 여러모로 생각해봤습니다. 아래 사진이 제 고민의 흔적입니다. 제일 왼쪽은 코바늘로 직접 뜬 재사용 봉투에요. 지난 예고 포스트에서 보여드린 코바늘 가방은 장바구니 대용으로는 좋으나 구멍이 커서 작은 물건들 담기가 어렵더라구요. 그래서 보다 촘촘하게 비닐봉투 모양을 본따서 짜보았는데, 제가 흙손인지라 모양이 엉성하네요. 두번째는 헌 티셔츠를 이용해 만든 재사용봉투에요. 매끄럽게 자르는 게 다소 힘들지만 가볍고 왠만한 무게도 견딜 수 있어요. 제 티셔츠로 먼저 만들어봤는데 아이들 옷으로 만들면 사이즈도 다양해질 것 같습니다. 만드는 법은 다음 번 포스트에서 알려드릴게요. 세번째는 여러 망들입니다. 대파, 양파, 마늘 등 살때마다 재사용을 꿈꾸며 깨끗하게 세척한 후 말려서 모아뒀어요. 모양이 실제 상품들처럼 다양해서 오히려 가장 유용할 것만 같아요. 마지막은 깨끗한 캔버스천으로 만든 천 주머니에요. 해외 사례들을 찾아보니 이런 깨끗한 천 주머니는 쿠키나 빵 등을 담는 재사용 봉투로 많이 사용하더라구요. 저도 삶기도 하고 햇볕에 잘 말려 그런 식용 제품을 구매할 때 사용하려고 해요.

후줄근해보이나, 당장 내일 장 볼걸 대비해 포개고 포개 가방 안에 잘 넣었습니다. 가져갔음에도 제가 이 봉투들을 사용하지 못할 상황이 될 수도 있어요. 가령 해당 가게에서 거부한다던지, 사야할 물건들이 벌써 1차 비닐포장이 되어 있는 거라던지 상황은 다양하죠.

이번 챌린지의 리워드도 같은 방법입니다. 성공 시 2점, 절충 시 1점, 실패 시 -2점. 그리고 이 챌린지는 텀블러보다는 난이도가 있다고 판단해 1점 당 2천원의 리워드를 걸었어요. 한 달 동안 얼마나 성공할 수 있을 지 기대합니다. 가능한 대형마트 뿐만이 아니라 집 앞 소매점, 재래시장 등 다양하게 도전해보고 싶어요.

그럼 조만간 첫번째 쇼핑의 결과를 가지고 돌아올게요. 행복한 5월 되세요!

  1. '자원의 절약과 재활용촉진에 관한 법률'(자원재활용법) 10조 1항 "다음 각 호의 어느 하나에 해당하는 시설 또는 업종을 경영하는 사업자는 1회용품의 사용을 억제하고 무상으로 제공하지 아니하여야 한다"는 법에 따라 비닐봉지를 무상으로 줄 수 없고, 만약 이를 어기면 벌금(5만 원에서 30만 원, 최대 300만 원) [본문으로]
  2. 참고 : [기고] “비닐은 사양합니다”로 시작하는 플라스틱 프리 / 2018.4.30. / 중앙일보 [본문으로]
  3. 참고 : 영국 주요 슈퍼마켓 "비닐봉지 안 쓴다"…세계 첫 선언, 확산될까 / 2018.4.26. / SBS News [본문으로]

나들이 계절인 5월이 다가옵니다. 전 지금 5월부터 진행할 No More Plastic 습관을 준비하고 있어요. 위 사진은 그 습관을 위해 지금 준비하고 있는 것이구요. 4월 17일부터 시작한 '텀블러 사용하기' 약속은 잘 진행되고 있어요. 약 15일간의 약속의 결과는 5월 1일에 보여드릴게요.

어제(4월 26일), 환경부와 대형마트 5개사(이마트, 홈플러스, 롯데마트, 하나로마트, 메가마트)가 '1회용 비닐쇼핑백, 과대포장 없는 점포' 운영 자발적 협약식을 가졌다고 해요. 이에 따라 비닐봉투 롤백 설치 개수를 최소화하고, 소형 롤백 비중을 늘려 비닐 롤백 사용량을 감축할 계획이라고 해요. 상품 포장재와 포장 방식도 개선하고 행사상품의 추가 비닐 포장을 줄이고, 재활용이 불가능한 코팅·유색 트레이(회접시 등) 사용을 자제한다고 합니다. 이런 대형마트의 변화 소식이 참 반가운데요. 이것과 무관하게 그 전부터 생각해오고 있던 것인데 5월부터 시도하려구요.

5월이 되면 어떤 습관인지 공개할게요.

No More Plastic!!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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