석달전까지만 해도 저희집은 일회용 물걸레 청소포를 사용했습니다. 보통은 한장씩 뽑아쓰는 형태를 사용했는데, 가장 최근에 사용했던 것은 의도치 않았지만 위와 같이 한장씩 뜯어쓰는 형태였어요. 플라스틱의 남발에 대해 문제의식이 생긴 후 이 일회용 청소포는 제게 죄책감이 되었습니다. 내 집안 깨끗이 한다고 플라스틱 섬유가 포함된 부직포 쓰레기를 매번 한두개씩 지구에 쏟아내는 아이러니함을 느꼈죠. 하나씩 뽑아쓸 때마다 죄책감이 하나씩 들춰지는 기분이 들었습니다. 비닐 개별 포장이 된 청소포를 뜯을 때는 오죽했을까요. 있는 것을 안쓰자니 자원낭비고 쓰자니 견딜 수 없는 마음의 불편함때문에 고민이 많았습니다. 결국 타협안은 마음에 드는 청소용 걸레 대안을 마련할때까지만 사용하는 거였죠.

청소용 걸레는 말그대로 걸레이기때문에, 걸레를 위해 돈을 쓴다는 게 내키지가 않았어요. 이것도 돌이켜보니 아이러니인데, 일회용 청소포 사는 데는 돈을 쓰면서 막상 걸레를 마련하는데는 아까움을 느낀다니 참 이상하죠. 제가 정한 청소용 걸레 대안의 기준은 세 가지. "하나, 면 소재여야 한다. 둘, 지속적으로 사용할 수 있어야한다. 셋, 비용을 최소화한다."였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시중에서 몇 천원씩 파는 면 소재의 청소용 면포들은 포기했어요. 그것들을 사기위한 비용 발생도 아쉬웠지만, 대부분의 면포들이 비닐포장되어 판매되고 있었습니다.

그 와중에 눈에 들어온 것이 아이들의 철 지난 옷들이었어요. 특히 작은 아이는 여러 곳에서 물려받아 최종 종착지가 된 티셔츠들이 꽤 되거든요. 크기가 작아진 것도 그렇지만, 워낙 활동적이어서 물감이며 싸인펜이며 초콜릿 자국, 케첩 자국이며 물려입기도 재사용하기도 애매한 것들이 많았죠. 그래서 이걸로 청소용 걸레를 만들기로 결정했습니다.

처음에는 어렴풋이 중학교 시절 실습했던대로 네 귀퉁이를 막는 걸레 형태를 만들었어요. 하지만 시행착오 끝에 제게 맞는 밀대용 청소 걸레를 만드는 법을 알게되어 공유하고자 합니다.

면 100%의 아이 웃도리를 잘 편 후 겨드랑이 밑을 일자로 절단합니다. 긴팔, 반팔 관계 없어요. 티셔츠 말고 내복도 좋습니다. 주머니나 다른 소재 무늬가 있어도 괜찮아요. 그런 후 절단한 부분의 1센티 아래 정도를 일자로 박음질해줍니다. 저는 집에 재봉틀이 있어서 한 번 일자박기로 드르륵 박아주면 되는데, 손바느질도 괜찮습니다. 그리 오래 걸리지 않아요.

 

포인트는 그렇게 박음질한 후 박음질 안된 다른 쪽에 손을 넣어 뒤집어 준다는 것입니다. 그러면 좌우 양쪽은 오버로크되거나 단 처리가 되어있고 한쪽은 막혀진 형태가 돼요. 거추장스러운 태그는 가위로 바짝 잘라주면 됩니다. 이렇게 청소용 걸레가 완성됐어요. 뒤집는 이유는 오랜 사용으로 낡아진 겉면보다 안쪽면의 상태가 양호하기 때문이기도 하고, 주머니나 무늬 등의 영향을 받지 않아 사용 시 더 편하기 때문입니다. 이 날 한 시간도 안되어 철 지난 아이 옷으로 다섯개의 걸레 면포를 만들었어요.  

  

완성된 면포는 물을 묻힌 후 꼭 짜서 기존 사용했던 밀대에 끼워넣으면 됩니다. 3M 표준형 밀대에 90~100사이즈 아이옷이 꼭 맞네요. 저는 이렇게 끼운 상태로 밀대질을 하는데, 걸레가 아래로 밀려들어와 뽀독거리는 소리가 불편하다면 열린 부분을 집게로 꽂아 사용해도 괜찮을 것 같습니다.

 

집안을 한 바퀴 다 돌고 온 걸레의 모습이에요. 이후 상하만 바꿔 밀대에 껴서 또 사용해도 되고 밀대에서 뺀 후 반으로 접어 손걸레로 사용할 수도 있어요. 걸레이다 보니 사용 후에는 먼지를 털어내고 애벌빨래한 후 다른 면 제품들과 같이 세탁기에 돌리면 됩니다. 너무 더럽다 싶을 때에는 과탄산소다 한 스푼 넣고 푹 삶아주면 깨끗해집니다. 

별거 아닌 아이디어지만, 분리수거장 헌옷수거함에 내놓기도 민망한 옷들을 재활용할 수 있어 기분이 좋았습니다. 이렇게 일회용 청소포와 작별할 수 있게 되어서 또 좋구요. 잘려진 짜투리 부분은, 제 경우 따로 모았다가 아이의 물감 팔레트를 닦거나 창틀을 닦을 때 사용합니다. 버려짐이 없어 참 좋은 재활용아이디어죠. :)

올 여름 휴가는 친정에서 길게 보내기로 했습니다. 남편의 여름휴가와 작은 아이의 어린이집 방학 기간까지 붙여 2주간 있게 되었죠. 휴가가 기대한 것만큼 낭만적이지는 않았습니다. 하루 들른 고성에서 휴대폰을 분실하는 바람에 남은 1.5주를 반강제적인 휴대폰 없는 생활로 지내야했고, 그로 인해 몇가지 골치아픈 꼬인 일들이 발생했고, 돌아오기 며칠 전에는 밤 중에 지네에 물려 시골집에 대한 낭만이 잠시 사그러들기도 했죠. 

수도권의 여름은 찜통같다했지만 다행히 친정은 남해바다와 인접하고 지리산 가까이에 위치해서 아주 덥지는 않았어요. 오히려 더운 한낮에는 그 흔하던 모기도 숨어있어서 마루에 발담그고 앉아있으면 이런 천국은 따로 없다고 느낄 정도였지요. 하지만 한낮의 운전은 아무리 빵빵하게 에어콘을 틀어도 너무 힘이 들었어요. 숨이 턱 막혔죠.

휴가에 대한 원래의 포부는, 시골에 가니 가능한 플라스틱 없이 살아보자였습니다. 하지만 친정임에도 제 집은 아니고, 이 공간에 손님으로 오다보니 최선을 다하는 걸로 만족하게 되나봅니다. 외출 시에는 항상 텀블러와 장바구니를 가져갔고, 친정엄마를 위해 면사로 뜬 수세미와 네트백도 선물로 드렸죠. 

그리고 휴가 도중에 만난 반가운 소식. 환경부가 일회용 플라스틱컵 남용에 대한 본격적인 단속을 실시하면서 제가 방문한 프랜차이즈점들은 뭔가모를 긴장감이 많이 느껴졌어요. 수도에서 먼 남쪽 지방이었지만 소규모 점포에도 일회용컵 사용을 자제해달라는 안내문이 부착되어 있었고, 어색하지만 유리컵과 머그컵 사용을 물어보는 곳도 꽤 있었구요. 특히 박물관, 과학관 등 공영기관에서 자체적으로 운영하는 카페의 경우 텀블러 할인 혜택은 물론이고 아주 잘 된 메뉴얼에 따라 서빙하고 있었죠. 

집에 돌아온 주말은 연휴의 여운에서 허우적거리며, 만사 다 귀찮다는 태도로 보냈던 것 같아요. 그리고 이제서야, 이주간의 행적에 대한 소회를 풀고자 합니다.

하나. 곳곳에서 만난 아이디어

저는 모든 사람들, 환경문제에 관심없다고 말하는 사람들조차, 무의식적으로 실천하고 있는 친환경적인 습관이 있다고 믿습니다. 그러한 선택이나 행동을 한 이유가 본래 환경을 생각해서 그런 것은 아니었다고 해도, 어느 시각에서 보면 다분히 친환경적일 수 있죠. 

가장 먼저 발견한 아이디어는 액체류를 배송할 때 사용하는 비닐뽁뽁이를 화분으로 사용한 휴게소의 어느 가두매장이었어요. 포장재에 물을 담아 들꽃하나 꽂아놓은 것이 어찌나 제 눈에는 시크하게 보이던지. 저 포장재를 많이 사용하는 곳이라면 화분 아이디어를 활용해 최근 유행하는 플랜테리어를 해보는 것도 좋겠다 싶었어요.

친정집을 가는 길에 시부모님이 여가생활을 즐기고 계시는 경상도 백운산 자락을 들렀어요. 해발 600m 고지의 이곳은 청정 그 자체였죠. 미세먼지 알림앱이 아무리 빨갛고 노랗다하더라도 이 곳은 모든 지수가 한 자리 수의 파랑이었어요. 하늘은 높고 공기는 맑고 시원하고. 장수풍뎅이가 시부모님의 컨테이너 주변에서 놀고 새벽에는 온갖 새들의 지저귐이 시끄러웠죠. 뻐꾹이, 소쩍새, 딱따구리 등 제가 아는 선에서의 새들은 모두 모아놓은 것 같았어요. 이곳에서의 하룻밤은 몸도 마음도 힐링이 되는 것 같았습니다.

그리고 시부모님의 아이디어들은 곳곳에 숨어있었어요. 직접 아버님께서 만드신 다양한 나무가구부터, 이 곳에 오실적에 나뒹굴고 있던 물탱크를 샤워장으로 개조하셨구요. 특히 감탄했던 것은 생태화장실이었어요. 상하수도 설치가 안된 이 곳에서 변을 처리하기 위해 아버님은 생태화장실을 만드셨는데, 소변은 따로 모아 요소비료로 사용하시고, 대변은 톱밥으로 덮은 후 땅에 묻어 거름으로 사용하시고 계셨죠. 옛날 푸세식 화장실을 생각해 냄새와 파리를 걱정했는데, 정말로 신기하게도 냄새가 전혀 나지 않았어요. 투박한 솜씨이나 이렇게 친환경적인 화장실은 처음이라 참 놀랐지요.

친정 아버지도 전문적으로 배운 목수일은 아니지만 뭐든 뚝딱 만드시는데, 오래된 것과 자연의 것을 해치지 않고 조화롭게 살 수 있는 방안을 모색해 보금자리를 꾸미셨어요. 녹차나무로 울타리를 세우고, 그 지역 폐벽돌을 실어와 길을 만들고, 그 땅 오랫동안 박혀있던 바위를 살려 쉼터를 만드셨죠. 빠르고 쉬운 방법대신 택한 방법은 투박하지만 든든했고 자연스러웠습니다. 그 곳에서 노는 아이들은 정말 행복해 보였어요.


둘. 언제 어디서나 텀블러, 다회용 빨대, 손수건

소지품이 어쩔 수 없이 많아지는 여행길이지만, 텀블러와 빨대, 손수건은 여행의 필수 아이템이었어요. 텀블러는 냉커피를 오랫동안 시원하게 마실 수 있는 정말 좋은 도구였고, 아이들의 남은 음료도 담아갈 수 있었죠. 아이들을 위한 실리콘 빨대 덕에 일회용 빨대를 거부할 수 있었어요. 손수건은 입을 닦고 코를 푸는 용도 외에도 여행 중 역할을 톡톡히 했는데요. 즉흥적인 바닥분수 물놀이로 젖은 아이들의 옷을 말리는데 요긴하게 사용했고, 무더위에 적셔 머리위에 올리면 더위도 이겨낼 수 있었어요. 여행 중간에 작은 아이와 제가 감기에 걸리는 바람에 적게 가져온 손수건이 아쉽긴 했지만 텀블러와 빨대, 손수건은 제게 필수품이 되어 버린 걸 알 수 있었어요.

고성 공룡박물관 카페는 그 곳 로고를 멋지게 새겨넣은 유리잔에 음료를 담아 나무 쟁반에 담아줬는데 그 모습이 참 예뻤습니다. 너무 더워 전망대 이 카페까지 아무도 오지를 않아, 저희만 전세 내듯이 쉬었다 왔죠. 고흥 나로우주센터에 갔을 때 텀블러는 더욱 빛났어요. 무려 이곳에서는 개인컵을 가져오면 1천원이나 할인되었거든요!

그리고 항상 가방 깊숙히 넣어다니는 장바구니는 효자노릇을 했는데요. 친정엄마의 장보기에 따라가서도 일회용 봉투 사용을 만류하고 제 장바구니를 이용할 수 있었죠. 가볍고 큰데 튼튼하다는 엄마의 평가에 그 장바구니는 엄마께 드렸고, 간김에 네트백도 하나 떠 드렸습니다.

셋. #2 Minute Beach Clean

이번 여행에서 중요한 일정 중 하나는 물놀이였어요. 남쪽 바다를 가는데 해수욕을 안할 수 없잖아요. 친정 가까이에 계곡도 많답니다. 하지만 2주의 일정 동안 물놀이는 전혀 할 수 없었어요. 해가 너무 강해 오히려 해수욕장엔 사람이 너무 없었고, 반대로 계곡엔 관광객들이 넘쳐났죠. 아이들의 건강과 안전을 이유로 물놀이는 친정 시골집에서만 하는 것으로 결정했죠. 외할아버지는 아이들을 위해 쉼터 크기에 꼭 맞는 풀장을 준비해주셨어요. 근처 계곡물로 채우니 여느 계곡들 부럽지 않은 개인 물놀이장이 완성되었습니다.

여행 중 읽고 있던 책 <No. More. Plastic.>의 저자는 #2minutebeachclean 운동의 창시자이고 바닷가 여행에서 2분만 투자해 플라스틱 쓰레기를 치우길 권장했죠. 저 또한 해양쓰레기의 심각성을 익히 잘 알고 있었기에 올 여름 바다에 간다면 꼭 #2minutebeachclean 운동에 동참하자라고 남편과 얘기했었어요. 유난히 더워 해수욕장 근처도 못간 이 여름에, 저의 첫 실천은 고성 공룡테마파트 안의 상족암에서 있었습니다. 여기까지 왔는데 덥더라도 공룡발자국은 직접 봐야 한다 생각해 내려갔는데, 절경에 먼저 놀라고, 구석구석의 쓰레기들에 또 한 번 놀랐죠. 그 좁은 곳에, 그리고 우리가 보존해야할 유산인 곳에 왜이렇게 쓰레기가 많은 거죠. 가장 많았던 것은 근처 양식장에서 흘러 들어온 스티로폼 부표였구요. 생수통과 일회용 플라스틱컵이 여기저기 떨어져 있었어요. 간혹 맥주패트두요. 이런 곳에 플라스틱 쓰레기가 많을 것이라고 전혀 예상하지 않았던 터라, 제가 가지고 있던 가장 큰 봉투인 아이 기저귀 담는 용도의 지퍼백에 담았는데, 씁쓸하더라구요.  

넷. 시골집의 낭만, 자연놀이

이번 여행에 아이들이 가져온 개인 장난감은 각각 한가지. 큰 아이는 최근에 생일로 받은 미미인형, 작은 아이는 캐릭터페어에서 사준 덤푸 다이제스트였죠. 하지만 아이들은 이 장난감들을 가져온 첫 날 빼고는 관심을 두지 않았어요. 할아버지가 작업 후 땔감으로 모아둔 나무 조각들을 블럭 삼아 가지고 놀았고, 천지에 있는 감나무잎과 마른 대나무 가지로 발을 만들고 놀았죠.

그리고 시골집의 여름밤 백미인 봉숭아꽃 물들이기도 했어요. 저 어릴 적엔 엄마가 손톱에 올린 후 랩으로 감아주셨는데, 비닐과 플라스틱 없는 경험이 되라고 가지고 간 광목천으로 감싸고 면사로 묶어줬죠. 백반을 넣지 않아 색상이 진하진 않았지만 예쁜 색이 나왔습니다.

연휴 속에서 시간은 천천히 흘러갔는데, 연휴가 끝나고 보니 그 시간이 참 빨리도 가버리네요. 가장 더울 때를 피해 갔다와서 서울이 그렇게 더웠나 싶을 정도로 현실감이 떨어진 듯합니다. 오랜만에 느끼는 선선한 이 밤이 너무도 소중하네요. 이번 여행은 플라스틱과 일회용에 대해 완벽한 휴가는 아니었어요. 그래도 제 스스로의 약속을 어느 정도 지킬 수 있었고, 그러한 생활에 익숙해진 제 모습이 많이 대견스러웠습니다.

아이들 돌보느라 당시에는 잘 쉬었다 말하기 어려웠지만, 일상에서 떨어져 새로운 경험과 낭만을 즐긴 것만으로도 생기가 충전되니 좋은 여행임은 분명한 것 같습니다. 친환경적인 여행이 그리 거창하지는 않은 것 같아요. 작은 준비만 필요할 뿐이죠. :)



지난 7월 1일 플라스틱 어택의 코스튬으로 만들었던 빨대 별이에요. 당시 저희 집은 200ml 종이팩 두유를 박스채 배달해서 마시고 있었는데요. 종이팩 하나하나에 붙어있는 빨대들을 과거에는 편리하다고 생각해 잘 사용했지만, 빨대를 사용하지 않기로 약속하고 실천한 후에는 이 빨대들이 처치곤란한 물건이 되었습니다. 혹시 모를 어느 날을 위해 비닐 포장채로 뜯어 모아놓고 있는데, 가끔 규칙을 어기고 편리를 찾을 때면 어김없이 5분의 역할을 다하고 분리배출 대상이 되어버리는 빨대가 나옵니다. 이러한 플라스틱 빨대는 부피도 작고 세척도 어려워 분리배출해도 재활용이 잘 되지 않아요. 그래서 더이상은 빨대가 부착된 소포장 두유는 마시지 않겠다고 마음 먹고, 우리 집에서는 마지막으로 사용된 이 빨대들을 나름 기념함과 동시에 이별하겠다는 의지를 표현하겠다는 의미를 담아 작은 소품을 만들었어요.

빨대로 별을 만드는 방법은 몇가지가 있는데, 의외로 이렇게 만드는 방법은 잘 안알려진 것 같아 소개해 드릴게요.

이름하여 "지구를 위한 아름다운 이☆(별)"입니다.

준비물로는 같은 길이와 굵기의 구부러진 빨대 5개가 필요해요. 두유팩, 주스팩에 붙은 빨대로 만들면 손목에 낄 수 있는 크기가 되고 카페에서 사용하는 구부러진 빨대는 그보다 더 커요. 제가 가지고 있는 것은 하얀색이지만 각자가 가지고 있는 빨대 디자인에 따라 색상과 무늬도 달라 질 것입니다.

방법은 초간단해요. 5개의 빨대를 같은 방향으로 차례로 연결해주세요. 빨대의 한쪽 끝부분을 아래처럼 접어서 넣으면 쉽게 잘 들어 갑니다. 5개의 빨대를 모두 연결하면 아래 오른쪽과 같은 오각형 모양이 돼요.

 

그런 다음 아래 동영상처럼 비틀며 접은 후 한 쪽 별 모양 끝을 뒤쪽으로 넣으면 끝! 완전 쉽죠~!

플라스틱 어택 코스튬 때에는 행사 의미를 좀 더 부각시키고 팔찌로서 내구성을 보완하기 위해 빨대끼리 곂치는 부분에 마이쮸 개별 포장 비닐을 줄 삼아 묶었어요. 인테리어 소품으로 사용한다면 이대로도 괜찮다고 생각됩니다. 비트는 과정에서 빨대의 주름 부분이 꼬였다면 꼬인 빨대를 잡고 살짝 돌려주면 꼬인 것이 풀려요.

여러개의 빨대 별을 만들고 낚시줄을 끼워 모빌을 만들어도 좋을 것 같구요, 유산지나 천을 덮고 납작하게 만들어 북마크로 사용해도 좋을 것 같아요. 참 쉽게 만들 수 있는 별이지만 클래식한 맛이 살아있습니다. 딸 아이에게 마술이라며 빨대 5개로 순식간에 별을 만드니 매우 신기해하고 재밌어했어요. 6세 아이도 금방 배워서 따라 만들더라구요.

매일 버려지는 빨대가 아깝다면. 빨대와의 의미있는 이별을 준비한다면, 이런 방법의 재활용은 어떨까요? 

이상 IDEA MOUTH였습니다.


기존에는 펌프식 샴푸와 컨디셔너를 사용하고 있었어요. 특정 제품만을 선호해서 사용한 것은 아니고, 매년 명절 때마다 선물로 들어온 제품들을 유통기한 순서대로 사용하고 있습니다. 마침 플라스틱 용기의 마지막 린스를 모두 사용해, 플라스틱 포장이 없는 제품을 선택했어요.

그래서 선택한 제품이 러쉬(LUSH)의 헤어 컨디셔너바인데요. 비누처럼 따뜻한 물을 묻혀 머리에 직접 발라서 헹구거나 따뜻한 물에 일정 시간 녹여서 그 물로 머리를 감은 후 헹구면 되는 제품이에요. 가까운 백화점에 러쉬매장이 있어서 갔는데 거기에는 일회용 바형 제품만 팔아서 부득이하게 인터넷으로 주문했습니다. 그리고 며칠 전 아래 왼쪽 사진의 내용물이 뽁뽁이에 쌓여 도착했어요. 제가 산 제품은 종이봉투에 들어있는 헤어팩 하나인데, 에센셜 오일 카탈로그와 마스크팩이 함께 왔어요. 

이 헤어 컨디셔너바의 전성분을 보면 아래와 같아요. 구아하이드록시프록시프로필트라이모늄클로라이드, 타르색소와 같이 일부 논란이 되고 있는 성분이 있기는 하지만, 이 정도면 양호하다고 생각합니다. 저는 머리 길이가 중간 정도라 샴푸 후 따뜻한 물을 묻혀 직접 도포했어요. 사용했을 때는 조금 퍽퍽하다는 생각이 들었고, 컨디셔너 효과가 있을까 반신반의했습니다. 하지만 사용 후 머리를 말리고 나니 부드러움이 오래 지속되고 이전 제품보다 머리카락이 덜 기름졌어요. 향은 다른 러쉬 제품보다 덜 강한 편인 것 같습니다. 지금까지 3번 사용했지만, 쓸수록 괜찮은 제품이라 생각됩니다. 

러쉬는 코스메틱 브랜드 가운데 특히 플라스틱 문제의 심각성을 공감하고 실천하는 기업 중 하나입니다. 최소한의 포장만을 사용하고자 노력하고 있고 포장이 전혀 없는 네이키드 제품 라인을 갖추고 있죠. 러쉬의 제품 용기인 블랙 팟(Black Pot)은 내구성이 강하여 다용도로 사용되고 재활용이 되는 폴리프로필렌(Polypropylene Plastic, PP)으로 제작되는데, 모든 용기는 재활용된 PP로 제작되고 있을 뿐만 아니라 고객이 용기를 매장에 가져오면 수거해서 다시 블랙 팟 용기로 제작해 사용한다고 합니다. 2013년부터 러쉬의 제품 용기인 블랙 팟 5개를 가져오면 프레쉬 마스크로 교환하는 '블랙팟의 환생'이라는 프로모션을 전개하고 있어요. 블랙 팟은 깨끗이 씻은 후 라벨까지 깔끔히 제거해서 가까운 매장으로 가져오면 된다고 합니다. 

러쉬의 포장용기 대부분은 재활용된 소재입니다. 선물상자, 선물태그, 포장지와 안내 책자 모두 100% 재활용된 용지와 천으로 만들었구요. 포장용 리본 또한 플라스틱 병을 재활용한 것이라고 합니다. 현재도 새로운 재료를 연구하고 있고 법률이 허가하는 한 리필 사용을 시행할 것이라고 해요. 공장에서 매장으로 제품 수송 시에도 재활용 용기를 사용하려는 시도를 하고 있다고 합니다.  

출처 : 러쉬 홈페이지

플라스틱은 재사용, 재활용만 잘 된다면 편리하고 효율적이게 오래 사용할 수 있는 재료인 건 맞습니다. 플라스틱의 100% 재활용 달성을 위해서는 패키지의 단일화와 재활용 과정 단순화가 필요해요. 러쉬는 그런 측면에서 매우 잘하고 있는 사례죠. 블랙 팟은 투박하고 단순한 검정색의 용기이지만 러쉬만의 차별화된 상징물로 자리잡았죠. 화려한 플라스틱 패키지들 사이에서 오히려 독보적이고 친환경적인 이미지를 갖추게되었습니다. 자체적인 PP 수거 방식도 재활용 비율을 높이는 좋은 조치에요. 재활용 업체의 선별, 분류 과정을 줄여 그 과정에서 버려지는 쓰레기를 줄이고 동질의 PP를 대량으로 취급하면서 그만큼 용기의 재활용률을 높였죠.

최근에는 우리나라 브랜드들도 여러 노력을 하고 있습니다. 아모레퍼시픽과 LG생활건강, 애경산업 등은 올해 6월부터 내년까지 용기에 브랜드명을 직접 인쇄하는 방식을 제한하고 용기와 뚜껑 혹은 라벨의 재질을 동일하게 만들겠다고 밝힌바 있구요. 이니스프리는 다 쓴 자사 용기를 다양한 재활용 제품으로 재탄생시키고 있는데, 지난해에는 이 캠페인을 통해 모은 공병을 자재화해 소격동에 업사이클링 매장 ‘공병공간(空甁空間)’을 열었고 이 때 내외부 공간의 70% 를 23만 개의 이니스프리 공병을 분쇄해 만든 마감재로 장식해 이목을 끈 바 있습니다. 현재도 플라스틱과 유리 용기를 매장에 가져가면 1개당 500원(월 6회까지)씩 뷰티포인트로 적립해준다고 합니다. 

출처 : 이니스프리 홈페이지

우리를 예쁘게 건강하게 해준다는 화장품이 지구에 해가 된다면, 그 화장품은 진정 우리에게 이로운 것일까요. 소비자에게 편리하고 예쁜 용기를 제공하기 위해 노력했었다면, 환경에게 이로운 지도 한 번 더 생각하고 기업은 패키지를 제작하면 좋겠어요. 그리고 더이상 패키지의 처리 비용을 소비자에게만 전과시키지 말길 바라구요. 


몇 년 전부터 형형색색의 디자인 실리콘 주방용품이 인기를 끌더니, 최근에는 일회용품의 대체 상품으로 실리콘 재질의 상품들이 인기를 끌고 있습니다. 특히 아이 엄마들에게 실리콘은 아이에게 무해하고 안전한 소재로 선호되는 일순위지요. 우유병 젖꼭지, 공갈젖꼭지, 유아 식기 등 아이를 키우는 엄마들에게 실리콘은 환경받는 소재입니다.

이러한 실리콘 제품들을 사용하다 보면 "분리수거가 될까" 또는 "어떻게 분리수거할까"라는 질문이 듭니다. 포털사이트 네이버와 다음을 검색해보면 이러한 질문에 대해 일부는 플라스틱과 같이 분리배출하면 된다라고 답하고, 일부는 고무처럼 불연성 쓰레기용 마대자루에 넣어야 한다고 답변하기도 합니다. 하지만 현실적인 답변은 우리 일상의 분리수거 시스템상에서는 분리수거가 되지 않으니, 종량제 봉투에 담아버려야 한다는 것입니다. 사실 실리콘 재활용이 다른 플라스틱 제품처럼 화학적으로 어려운 것은 아닙니다. 하지만 기성품으로 만들어진 대부분의 실리콘 제품들은 소량이고, 육안으로는 폴리우레탄과 실리콘을 구분하는 게 어렵기 때문에 현실적으로 실리콘만 모아 재활용하는 것은 어렵다고 합니다.

실리콘(Silicone)은 규소(Silicon)를 함유하는 유기 화합물 실록산 고분자 동족체를 총칭하는 말입니다. 실리콘의 특성은 분자구조에 기인하는데 내열성이 크며, 물을 튀기는 성질이 풍부합니다. 또 전기절연성, 내약품성, 내노화성 및 불휘발성 그 밖의 모든 것이 순유기성의 동종 물질보다 우수하다고 평가받고 있습니다. 300℃ 부근에서 규소 구리 합금에 유기 염화물을 통하여 각 종류의 클로로실란 유도체 R3SiCl, R2SiCl2, RSiCl3 등(R은 탄화수소기 또는 수소, 가장 흔한 것은 메틸기)을 만들어 이것을 가수분해하면 유기 실록산을 얻을 수 있습니다. 이것을 산 염기 촉매로 가열 중합하여 소상 고분자를 만드는데, 중합도가 작은 것은 실리콘 유(oil), 중합도가 비교적 큰 것에 가교한 것이 실리콘 고무, 강상 구조로 한 것이 실리콘 수지입니다.[각주:1]

실리콘은 우리 생활에서 정말 광범위하게 사용되고 있는데, 우리가 흔히 사용하는 화장품, 로션, 선크림, 샴푸 등에도 함유되어 있습니다. 개인적으로 샴푸에 실리콘이 들어간다는 사실을 실리콘프리(Silicone Free) 샴푸를 사용하면서 알게됐는데요. 샴푸 속 실리콘 성분은 컨디셔너 역할을 해서 피부나 모발을 부드럽고 매끄럽게 만들어 주지만, 씻기지 않은 실리콘 성분은 두피 모공을 막아 모발 상태를 나쁘게 할 수 있다고 하네요. 디메치콘, 아모디메치콘, 세틸디메치콘, 시클로메치콘, 시클로헥사실록산, 시클로펜타실록산 등의 성분이 화장품 전성분에 포함된 실리콘의 이름이라고 합니다.

식품 용기 부문에서의 실리콘 제품들은 이상적인 대안으로 주목받고 있습니다. 고온과 저온 모두 강하기 때문에 오븐으로 요리한 후 바로 냉동고로 직행해도 되는 재질이구요. 전자렌지, 식기세척기도 모두 사용 가능하고, 세척 방법도 아주 쉬울 뿐아니라 액체를 담아도 새지 않습니다. 스테인레스 재질, 유리 재질의 텀블러에도 물샘을 막기 위해 실리콘 리드를 사용하고 있죠. 

많은 전문가들은 식품 용기로 실리콘을 사용하는 것을 긍정적으로 생각합니다. 1979년에 미국식품의약국은 실리콘 화합물(실리콘 제품의 원재료)가 식품용 사용에 적합하다고 결정했습니다. 하지만 그 후로부터 100년이 지나서야 실리콘 베이크용품들이 상용화되기 시작했고, 이러한 실리콘 재질 주방용품의 위해성 연구는 이루어진 게 거의 없다고 합니다. 간접적으로나마 일부 사례가 실리콘이 완전한 대안체가 아니다는 사실이 조금씩 드러나고 있는 실정이죠. 가령 화장품 성분으로 자주 사용하는 실리콘 계열의 시클로펜타실록산의 경우 유럽에서는 이미 유해성 판정을 받은 바 있고, 실리콘이 약품을 담는 튜브로 자주 사용되는 데 일부 화학약품의 보관용기로는 적합하지 않다는 사례가 발견되고 있습니다. 또한 보형물로의 실리콘 사용 부작용 사례도 일부 나타나고 있죠. 그렇기 때문에 주걱같이 다양한 오일과 다양한 재질의 후라이펜 등에 고온에서 사용되는 실리콘 주방도구들이 과연 안전할까라는 의구심이 들기도 합니다.

그래서 많은 환경 분야 전문가들은 실리콘이 비교적 안전한 제품인 것은 맞고, 다양한 플라스틱 가운데 하나를 선택한다면 실리콘을 선택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말합니다. 또한 식품용으로 사용이 적합하다고 판정된 실리콘 제품만 사용하라고 말하지요. 반면 실리콘과 관련해 여러 부작용 사례가 나타나는 이상 더 주의를 기울일 필요가 있고, 실리콘이 아닌 더 나은 대안이 있다면 그것을 사용하라고 권장합니다.

이번 조사를 하면서, BPA, BPS Free 제품이며 다양한 장점들 때문에 주방도구로 실리콘을 선호했던 엄마의 입장에서 실리콘이 플라스틱의 한 종류라는 사실에 적잖히 놀랐습니다. 제 경우 일회용 플라스틱 빨대의 대안으로 실리콘 재질을 선호하고 알아보고 있었거든요. 저 같은 어른들은 빨대를 안쓰면 그만이지만, 아이들에게 스테인레스나 유리 재질의 빨대는 위험할 수 있다고 판단됐기 때문이죠. 물론 빨대야 적정한 온도에서 검증받은 액체에 한해서만 이용되기 때문에 유해하지는 않을 것이라 판단됩니다만, 완벽한 대체제는 아니라는 전문가의 판단에 약간의 불안감은 떨쳐버릴 수가 없네요.

실리콘을 이용하는 현명한 방법은 1) 그 이상의 대안이 있다면 그 대안을 선택하고, 2) 플라스틱 재질의 식품 용기를 고려하고 있다면 실리콘을 선택하고, 3) 재활용이 어렵기 때문에 한 번 선택한 실리콘 제품은 충분히 반복 사용하는 것이 아닐까요. :)


참고글


  1. 출처 : 실리콘 [silicone] (화학용어사전, 2011. 1. 15., 일진사) [본문으로]

마트에 갈 때 비닐속봉투, 롤백 대신 재사용봉투를 사용하자는 약속을 한 지 한 달이 거의 되고 있어요. 여전히 쇼핑할 때는 장바구니와 함께 여러 사이즈의 재사용봉투를 가지고 다닙니다. 야채를 담을 때는 양파망을 가장 많이 사용하구요, 양배추처럼 부피가 큰 것은 지난 번에 만든 티셔츠 재활용 봉투를 사용해요. 수박처럼 무거운 것은 캔버스백이 적격인 것 같습니다. 이렇게 생활하다보니 작은 사이즈의 재사용봉투가 생각보다 많이 필요합니다. 쇼핑한 야채는 비닐봉지에 담은 채 냉장고 야채칸에 넣듯이 재사용봉투 째 넣어서 사용하기 때문에 더욱 그래요. 다 사용한 재사용봉투는 깨끗이 빨아 다시 사용하는데 이러한 패턴이 반복되기 위해서는 다양한 크기와 종류 별로 최소 10개 정도는 구비해 놓아야 할 것 같아요. 

그래서오늘은 작은 크기의 재사용봉투를 만들기 위해 아이의 낡은 티셔츠를 꺼냈습니다. 오늘의 주인공은 이 아이입니다. 작은 아이의 옷인데 더이상 작아서 맞지 않은데 하단 실밥이 많이 뜯어져서 다른 사람에게 물려주기도 어려워요.

준비물로는 이런 낡은 셔츠와 가위가 필요합니다. 먼저 반으로 접어주세요. 그리고 오른쪽 사진처럼 소매, 목부분, 소매끝을 가위로 잘라냅니다. 소매끝 부분은 나중에 매듭으로 사용할거라 남겨둡니다.

그리고 옷 하단의 바이어 부분도 잘라냅니다. 그런 후 약 1센티 간격, 약 3센티 정도 길이로 끝을 잘라주세요.

이제 아래부분을 보이지 않게 매듭지어야 하기 때문에 옷의 안과 밖을 뒤집어 주세요. 그리고 앞면과 뒷면의 1cm 간격의 천을 한 번씩 묶습니다.

끝까지 매듭을 만들었으면 더 튼튼하게 다시 한번 묶어줘요. 그런 후 원래대로 뒤집어주고 남겨놓은 소매끝의 두꺼운 부분을 잘라서 만든 끈을 손잡이 부분에 끼워 리본을 만들어 주세요. 아래 참고용 동영상을 보시면 매듭을 지을 때 옆 매듭과 번갈아 묶으라고 되어 있는데 제 경우 같은 매듭을반대 방향으로 한 번 더 묶는 것이 보다 튼튼한 것 같아요. 대신 하단에 구멍들이 생기는 것은 어쩔 수 없네요.

그럼 요렇게 재사용봉투가 완성됩니다. 모양은 투박하지만 부드럽고 세탁하기 쉽고 가벼운 재사용봉투랍니다. 전 곰손이라 이 정도 퀄리티밖에 못 냈지만 분명 금손인 엄마분들은 더 멋지게 만드실 수 있을 거에요. 집에 재봉기가 있거나 손바느질 속도가 빠르시다면 아래 매듭 부분을 박음질로 처리하고 가위로 잘라낸 손잡이 부분도 감침질 처리를 한다면 더욱 튼튼하게 오래 쓰실 수 있을 것 같아요.

시험 삼아 오렌지를 담아봤어요. 서너개가 거뜬히 들어가는 크기고 무게도 견딥니다.

아래는 제가 티셔츠 재사용봉투를 만드는 방법을 참고한 동영상이에요. 쉽고 간단하게 설명하고 있으니 참고하셔서 함께 만들어 봐요~ :)


저희집은 아직도 페트병 생수를 구매해서 마십니다. 남편이 저렴하게 사놓은 것이 있어, 아무래도 올해까지는 생수를 먹어야 할 것 같습니다. 매일 최소 한 개에서 많게는 세 개 정도의 페트병이 나와요. No More Plastic을 실천하려는 입장에서 부끄럽기도 하죠. 마셔야 하는 상황이니 어쩔 수 없고, 그렇기 때문에 올바른 방법으로 분리수거하고자 노력하고 있어요.

여러분들은 페트병을 어떻게 분리해서 배출하세요? 대부분 납작하게 해서 라벨지를 떼고까지는 분리하나 뚜껑의 고리는 참 불편하죠. 노하우라고 하기에는 쑥스럽지만, 해보니 의외로 분리수거가 어렵지는 않아 내용을 공유해요.

오늘의 분리배출 주인공은 아래 두 개의 페트병입니다. 장비도 미리 준비했어요. 오른쪽의 가위는 저희집 분리수거 전용 가위인데, 10년 이상 저희 주방을 지키고 있어요. 세월의 흔적으로 플라스틱 부분은 쪼개져 나갔지만, 칼날은 여전히 날카로워요. 분리수거의 일등공신이죠.

 

우선 생수 페트병을 분리해볼게요. 먼저 페트병을 납작하게 구겨 주세요. 이렇게 하면 라벨지와 패트병 사이에 틈이 생겨 라벨지를 쉽게 떼어 낼 수 있어요. 오른쪽 사진처럼 뜯지 않고 페트병 위쪽으로 꺼내면 되요.

 

다음은 고리. 저도 처음에는 잘 빠지지 않아 가위로 잘라보기도 하고 했는데, 지금은 이 방법이 제일 편한 것 같아요. 엄지와 중지로 고리를 살짝 눌러주면 고리와 페트병 사이에 틈이 생겨요. 거기에 검지손가락(정확히는 손톱)을 끼어 살살 위쪽으로 밀어 올리면, 짜잔! 오른쪽처럼 고리가 쏙 빠져요.

 

다시 한 번 다른 페트병을 분리할 때의 과정샷으로 보면 다음과 같아요. 1) 엄지와 중지로 고리를 눌러 틈을 만든다. 2) 검지로 고리를 잡아 당긴다. 3) 평행으로 살살 고리를 병 입구 쪽으로 잡아 올린다.

 

이렇게 분리된 페트병은 라벨지는 '비닐류'로 페트병은 '패트'로, 뚜껑은 '플라스틱'으로 분리배출하면 됩니다.

두 번째 커피 페트병은 조금 더 어려워요. 우선 물로 헹궈서 남은 커피는 씻어내버려요. 커피 페트병 라벨지는 접착제가 붙어있지는 않지만 꽉 끼어 있어서 벗겨내기 조금 난감해요. 저는 라벨지의 아래 부분을 조금 늘어뜨려 틈을 만들고 가위로 조금 잘라낸 후 벗겨내요. 틈이 잘 안생기는 것은 병째 라벨 위 부분을 가위질해서 뜯을 부분을 만듭니다. 페트병을 재사용하지 않는 이상 흠집은 문제될 게 없거든요.

 

그럼 아래처럼 분리가 되지요.

이제 난코스인 병뚜껑. 생수 패트병처럼 엄지와 중지로 지긋이 누른 후 검지로 꺼내려해려해도 생수병과 달리 고리에 다리가 달려 있어서 쉽게 빠지지가 않아요. 그래서 저는 약간의 틈을 만든 후 가위를 끼워 힘을 주면서 위로 잡아 당깁니다. 그럼 아래처럼 까만 다리 같은 것이 빠져요.

 

다른 방향으로 여러번 가위를 끼워 들어올리면 요렇게 다리가 달린 고리가 빠지게 되죠. 이렇게 분리된 것은 페트병은 '페트', 라벨지는 '비닐류', 뚜껑은 '플라스틱류'로 분리배출하면 되요.

 

분리수거를 힘들게 만드는 고리 두 가지를 비교해보면 아래와 같아요. 커피의 경우 향이 빠져나가면 안되기 때문에 저런 복잡한 구조의 병뚜껑을 사용했을 것이라고 생각해보지만 분리수거할 때는 정말 불편합니다.

가장 이상적인 페트병 뚜껑은 아래가 아닐까 싶어요. 고리 부분에 틈이 있는데, 뚜껑을 돌리면 깔끔하게 고리까지 빠집니다. 물론 이런 유아용 음료 페트병도 이상적인 대안은 아니에요. 본체와 접착되어 있는 입구 부분 페트는 유색이라 분쇄 과정에서 걸러내는 게 불편하고, 본체도 불투명하거나 유색의 재질이라 양질의 페트 재료가 되진 못하거든요. 라벨지도 벗겨내기 힘든 경우가 많고 속뚜껑은 재활용이 안된다는 단점도 있구요. 하지만 뚜껑 하나만은 분리배출하기에 용이합니다.

 

이러한 분리배출 노력은 번거로운 게 사실입니다. 그리고 저도 대부분의 의견과 마찬가지로 제품 생산 과정에서 먼저 분리수거가 편리하도록 제작되어야 한다고 생각해요. 저희집의 생수병은 라벨지가 쉽게 벗겨지는 편이지만, 콜라 페트병의 경우 보기 싫게 라벨지가 접착제에 붙은 채 떨어지지 않아요. 앞으로 정책 차원에서 개선을 해나간다고 하니 기대는 됩니다만, 저런 패트병을 마주하는 지금의 현실에서는 어느정도 최선을 다 해야 하지 않을까요. 연장 없이도 분리수거가 되고, 먹고 '비우고', '헹구고', '분리해서', 배출하면 100% 패트 자원으로 재활용하는 그 날이 빨리 오면 좋겠습니다.

"콜라 패트병은 접착제에 라벨지가 붙어 떨어지지 않아요. ㅠㅠ"

 

P.S. 아래는 페트병 라벨지 개선이 필요하다는 내용의 동영상입니다. 함께 감상해보세요~ :)

 


이건 둘째아이가 식목일에 어린이집에서 심은 토마토에요. 집에서 잘라 준 패트병을 원에서 화분삼아 예쁘게 꾸며서 가지고 왔죠. 확장형 아파트의 아쉬움은 넓은 베란다죠. 저희 집도 빨래 널기에도 비좁은 베란다 한 곳만 있어, 이사왔을 때 발코니에 화분을 놓을 수 있도록 만들어 놨어요. 하지만 어찌된 일인지 상추를 심어도, 모종을 심어도 잘 자라지 못하고 죽고 말았죠. 식목일에 큰 아이는 상추 씨를 심은 화분을 가져왔는데, 잠깐 싹을 틔우더니 어느날 모두 말라 죽고 말았어요. 매일 물을 주지 못한 엄마의 책임도 있으나 상추를 씨부터 키우는 건 꽤나 어려운 일 같아요.

토마토는 저희 집 환경과 잘 맞았나봐요. 어제까지 큰 비가 내려 걱정이 됐는데, 그 사이 쭈욱 자라서 가지가 휘청거리더라구요. 씻겨내려간 흙을 채우고 토마토가 쓰러지지 말라고 지지대를 해줬어요.

그리고 노란 꽃들 사이에서 작은 알맹이 하나를 발견했어요. 얼마 전 노란 꽃이 피는 것도 신기하더니만 열매까지 생기니 참으로 대견합니다. 저희 아이들은 토마토의 식감을 좋아하지 않아 입 속에 넣어주면 뱉을텐데, 집에서 키운 이 토마토에 대한 반응은 어떨 지 궁금해요.  

만화 <리틀 포레스트>에는 한 여름에 먹는 토마토의 신선함과 달콤함이 잘 묘사되어 있어요. 임순례 감독의 영화 <리틀 포레스트>에서도 더운 여름 아삭하게 베어먹는 토마토가 정말 맛있어 보였죠. 올 여름에는 아이들과 설탕 솔솔 뿌린 토마토를 먹을 수 있을까요? :) 

 

 

'재사용'과 '재활용'. 친숙하면서도 자주 혼동되어 사용하는 단어이기도 합니다. 국립국어원 표준국어대사전의 경우 '재활용'에 대해서는 정의가 있으나 '재사용'에 대한 내용은 없습니다. 고려대한국어대사전에서는 '재사용'과 '재활용'을 각각 다음과 같이 정의하지요. '재활용'의 의미에 대해 두 개 사전 모두 "용도를 바꾼다"를 언급하고 있습니다.

출처 : (파랑글씨) 국립국어원 표준국어대사전, (검정글씨) 고려대힌국어대사전

사전적 정의를 바탕으로 '재사용'과 '재활용'의 의미를 정리하면 다음과 같습니다. '재사용'은 기본적으로 이미 사용한 물건을 다시 사용한다는 뜻입니다. 본래의 의도와 용도에 맞게 사용되는 것을 '재사용'이라고 하죠. '재활용'용도나 손질을 가해 다른 형태로 이용하는 경우를 말합니다. 가장 쉽게 적용할 수 있는 경우는 유리병일 것입니다. 유리병을 소매점이나 마트의 무인회수함에 넣으면 이 병들은 본래 모양 그대로 세척과 살균과정을 거쳐 본래의 의도대로 매장에서 구매할 수 있습니다. 반면 같은 유리병이라하더라도 분리수거함에 넣어진 병은 파쇄 과정을 거쳐 본래의 유리병과 다른 용도의 것으로 재탄생됩니다.

분리수거의 목적은 우리가 사용하는 것들이 매립·소각의 방법으로 사라지기 전에 자원으로 활용하기 위함입니다. 그래서 '분리수거'와 '재활용'은 뗄래야뗄 수 없는 관계죠. '재사용'은 빈병 회수와 같이 제도적으로 하는 경우도 있지만, 대부분 분리수거 단계 전에 이루어집니다. 대표적인 것이 중고장터일 것입니다. 내가 구매한 물건이 더 이상 필요없을 때 버리지 않고 타인의 이용을 유도하는 것 이것이 바로 재사용이지요. 반면, 아파트 분리수거장에 함께 놓인 헌옷수거함은 '재활용'을 위한 것이 아닙니다. 이 수거함에 넣은 의류들은 선별과정을 거쳐 수출되거나 고물상에 팔리죠. 그래서 헌옷수거함에는 입지 못할 것들은 넣을 수 없습니다. 구멍난 셔츠, 짝이 안맞는 신발 등은 넣으면 안돼요.

티셔츠의 '재활용' 방법은 오히려 가정에서 더 많이 이루어집니다. 셔츠의 소매부분을 잘라 팔토시를 만든다던가, 제가 예를 들었던 셔츠 재활용 엽서를 만들거나 바느질로 빈티지 가방을 만들 수 있죠. 코바늘에 관심 있는 분들은 천을 길게 자르고 늘어뜨려 패브릭얀을 만들기도 합니다. 이 과정이 모두 '재활용'입니다.

그렇다면 우리가 커피전문점에서 사서 마신 일회용 플라스틱 투명컵을 화분으로 사용한다면 이것은 '재사용'일까요, '재활용'일까요. 본래의 용도인 물을 담는 용도로 사용하지 않았기 때문에 '재활용'이라고 말할 수도 있고, 본래 컵이라는 것이 물이든 어떤 것이든 담는 용도이니 '재사용'이라고 할 수도 있을 것 같습니다.

이렇게 헷갈리는 경우가 생겨 '재사용'과 '재활용'을 구분하는 또다른 기준이 필요하다고 보는데, 기준 중 하나로 셀 수 있느냐(numerable)를 들 수 있습니다. '재사용'은 한 번 이상 여러번 반복해서 사용할 수 있죠. 수거되는 빈 병의 경우 우리나라는 평균 8번 정도 '재사용'된다고 합니다. 내 아이의 유모차는 중고로 팔고 물려주고를 반복해 4번 정도 '재사용'됐습니다. 빈티지 가게의 어떤 제품들은 수백년을 건너뛰어 현재도 '재사용'되고 있죠. 반면 '재활용'은 단회성입니다. 본래의 용도가 사라진채 다른 물건으로 재탄생되기 때문이지요.

그렇다면 다시 커피컵으로 돌아가 화분으로 사용된 커피컵은 '재사용'일까요, '재활용'일까요. 바닥에 구멍을 뚫어 그 전 용도인 물을 담는 컵의 기능을 상실한 화분이 되었다면 '재활용'이 맞습니다. 반면 화분으로 변신한 커피컵에 상추를 심었고 매 봄이 올 때마다 그 컵에 새로 상추를 심었다면 이는 컵을 화분으로 두 번 '재사용'한 셈이 되겠죠. 종이박스도 마찬가지입니다. 신발 담은 종이박스를 처음에는 아이 장난감 넣는 상자로, 다음에는 아이 미술작품을 넣는 상자로 이용했다면 이것은 2번 더 '재사용'한 셈입니다. 반면 이를 개조해 아이의 인형 침대를 만들었다면 '재활용'이 되겠죠. 그리고 종이박스 그대로든 인형 침대로 변한 종이박스든 분리수거장에 내놓은 이 것은 종이라는 자원으로써 '재활용'될 것입니다.

결국에 이러한 제품과 포장재를 가장 이상적으로 사용하는 방법은 최대한 재사용하고 제대로 재활용하는 것일 겁니다. 제품의 수명은 유한하기에, 그 수명이 다할 때까지 반복하여 '재사용'한 후 더 이상 사용하지 못할 때 '재활용'을 하는 것. 이를 통해 유한했던 제품의 수명은 효율적이게 길어지는 거겠죠.

셔츠 재활용 엽서에 대한 포스트를 쓰다가 '재사용'과 '재활용'의 의미 차이에 대해 고민이 돼 정리해보았습니다.


큰 아이는 병설유치원에 다니기 때문에 스승의 날이라 해도 꽃 한송이 보내기 어려워요. 대신 지난 주 그림대회에서 체험활동으로 받았던 셔츠 재활용 카드 재료를 이용해 스승의 날 메시지를 담았어요. 열심히 풀칠해 카드를 완성하고 아직 한글을 못 떼서 엄마가 적어준 것을 보고 한 글자 한 글자 또박또박 따라썼죠. 그리고 장식은 아이의 몫. 선생님께 주고 싶은 것을 싸인펜으로 표현했다고 하네요.

저 셔츠 재활용 카드는 가정에서도 쉽게 만들 수 있을 것 같아요. 택배 박스 등 골판지를 엽서 크기로 자르고 그 중 하나에 모양을 내서 오린다음 두 종이 사이에 재사용하지 못하는 셔츠나 천을 넣으면 되거든요. 이 그림대회에서의 저 동물들은 멸종위기동물이라는 의미가 있더라구요. 한 가지 팁은 셔츠를 오릴 때 엽서 크기보다 작게 잘라야 두 번 작업을 하지 않아요. 그림대회에서 받은 천은 엽서보다 크기가 커서 완성 후 남은 천을 가위로 잘라내야했는데 깔끔하게 잘리지가 않더라구요.

주어진 재료로 엽서를 만드는 김에 동물 모양으로 떨어져나가는 골판지 조각이 예뻐서 반전 버전으로도 만들어 보았습니다. 다른 용도로 사용하려고 모아둔 비닐코팅된 과자 상자를 엽서 크기로 자르고 딸 아이에게 작고 낡아서 못입는 꽃무늬 내복을 잘라 감쌌어요. 그리고 뒷면에 상자의 다른 면을 자른 후 그 위에 메시지를 적었습니다.

무엇보다도 이렇게 만드는 과정을 딸 아이와 같이 한다는 것이 의미가 있지요. 감기로 고생하면서도 선생님 드릴 마음에 열심히 풀칠하고 또박또박 따라 쓰고 예쁘게 장식하고, 그 마음이 예쁘죠. 아이가 좀 더 자라면 더 많은 시도를 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딸 아이가 그린 꽃 모양대로 오려서 카드를 만들면 더 멋있을 것 같아요. 이렇게 스승의 날이 지나갑니다. 받으신 선생님들께서도 흐뭇해하시면 좋겠어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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