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7월 1일 플라스틱 어택의 코스튬으로 만들었던 빨대 별이에요. 당시 저희 집은 200ml 종이팩 두유를 박스채 배달해서 마시고 있었는데요. 종이팩 하나하나에 붙어있는 빨대들을 과거에는 편리하다고 생각해 잘 사용했지만, 빨대를 사용하지 않기로 약속하고 실천한 후에는 이 빨대들이 처치곤란한 물건이 되었습니다. 혹시 모를 어느 날을 위해 비닐 포장채로 뜯어 모아놓고 있는데, 가끔 규칙을 어기고 편리를 찾을 때면 어김없이 5분의 역할을 다하고 분리배출 대상이 되어버리는 빨대가 나옵니다. 이러한 플라스틱 빨대는 부피도 작고 세척도 어려워 분리배출해도 재활용이 잘 되지 않아요. 그래서 더이상은 빨대가 부착된 소포장 두유는 마시지 않겠다고 마음 먹고, 우리 집에서는 마지막으로 사용된 이 빨대들을 나름 기념함과 동시에 이별하겠다는 의지를 표현하겠다는 의미를 담아 작은 소품을 만들었어요.

빨대로 별을 만드는 방법은 몇가지가 있는데, 의외로 이렇게 만드는 방법은 잘 안알려진 것 같아 소개해 드릴게요.

이름하여 "지구를 위한 아름다운 이☆(별)"입니다.

준비물로는 같은 길이와 굵기의 구부러진 빨대 5개가 필요해요. 두유팩, 주스팩에 붙은 빨대로 만들면 손목에 낄 수 있는 크기가 되고 카페에서 사용하는 구부러진 빨대는 그보다 더 커요. 제가 가지고 있는 것은 하얀색이지만 각자가 가지고 있는 빨대 디자인에 따라 색상과 무늬도 달라 질 것입니다.

방법은 초간단해요. 5개의 빨대를 같은 방향으로 차례로 연결해주세요. 빨대의 한쪽 끝부분을 아래처럼 접어서 넣으면 쉽게 잘 들어 갑니다. 5개의 빨대를 모두 연결하면 아래 오른쪽과 같은 오각형 모양이 돼요.

 

그런 다음 아래 동영상처럼 비틀며 접은 후 한 쪽 별 모양 끝을 뒤쪽으로 넣으면 끝! 완전 쉽죠~!

플라스틱 어택 코스튬 때에는 행사 의미를 좀 더 부각시키고 팔찌로서 내구성을 보완하기 위해 빨대끼리 곂치는 부분에 마이쮸 개별 포장 비닐을 줄 삼아 묶었어요. 인테리어 소품으로 사용한다면 이대로도 괜찮다고 생각됩니다. 비트는 과정에서 빨대의 주름 부분이 꼬였다면 꼬인 빨대를 잡고 살짝 돌려주면 꼬인 것이 풀려요.

여러개의 빨대 별을 만들고 낚시줄을 끼워 모빌을 만들어도 좋을 것 같구요, 유산지나 천을 덮고 납작하게 만들어 북마크로 사용해도 좋을 것 같아요. 참 쉽게 만들 수 있는 별이지만 클래식한 맛이 살아있습니다. 딸 아이에게 마술이라며 빨대 5개로 순식간에 별을 만드니 매우 신기해하고 재밌어했어요. 6세 아이도 금방 배워서 따라 만들더라구요.

매일 버려지는 빨대가 아깝다면. 빨대와의 의미있는 이별을 준비한다면, 이런 방법의 재활용은 어떨까요? 

이상 IDEA MOUTH였습니다.


어제(7월 10일) 세계의 이목을 집중시킨 기업 뉴스가 있었는데요, 바로 스타벅스의 일회용 빨대 퇴출 계획 발표였습니다. 스타벅스는 2020년까지 전 세계 2만8천여개 매장에서 일회용 플라스틱 빨대 사용을 중단한다고 발표했습니다. 

그 대신에 차가운 음료를 주문하는 고객에게는 빨대를 사용하지 않아도 되는 전용 리드를 제공한다고 합니다. 이 리드는 본사 매장 한 곳에서 시범 사용된 후 현재는 니트로 제품과 콜드브로 폼 음료에 한해 미국과 캐나다의 8천여개 매장에 적용되고 있는데, 프라푸치노를 제외하고 차가운 음료의 보편적인 형태로 자리매김할 계획이라고 합니다. 스타벅스 연구진들이 심혈을 기울여 제작한 이 리드는 크림 제품과 니트로 제품을 완벽하게 즐길 수 있는 디자인이라고 자부하고 있습니다. 프라푸치노의 경우 종이나 생분해성 플라스틱 소재로 만들어진 빨대를 고객이 원할 경우에만 제공할 계획이라고 하네요. 


클로즈드 룹 파트너즈와 진행하고 있는 NextGen Cup Challenge는 계속될거라고 합니다. 스타벅스는 궁극적으로 빨대를 사용하지 않는 것이 가장 이상적인 대안이라고 생각하고 있는데요, 그렇기 때문에 기존 리드와 빨대 구조를 빨대 없는 리드 형태의 디자인으로 만들었고 이는 빨대 없이 마시는 차가운 음료로 가는 과정이라고 설명하고 있죠. NextGen Cup Challenge는 용기 전체가 재활용 가능하고 차가운 음료 뿐만 아니라 뜨거운 음료에도 적합한 대안을 모색한다고 합니다.


이와 함께 스타벅스 코리아도 '그리너(Greener) Starbucks Korea' 캠페인을 실시하는 등 발빠른 행보를 보여주고 있습니다. 더 푸른 스타벅스를 가꿔가겠다는 의미로 제품(Greener Product), 사람(Greener People), 매장(Greener Place) 등 3가지 분야에서 진행된다고 하는데요. 우선 플라스틱 빨대 퇴출과 비닐 포장재 감축을 단계적으로 추진해 나갈 계획이라고 밝혔습니다. 올해 안에 종이 빨대를 도입하여 시범운영을 거친 뒤 전국 1,180개 매장에 순차적으로 도입한다고 발표했어요. 현재 스타벅스 코리아에서 1년 동안 사용되고 있는 플라스틱 빨대는 약 1억8,000만개로, 종이 빨대 도입 시 연간 지구 한 바퀴에 해당하는 총 37,800km 길이, 126톤 무게의 플라스틱이 절감 될 것으로 기대된다고 합니다. 제품 포장을 위해 일부 사용해 왔던 비닐 포장재도 친환경 소재 포장재로 바뀌고, 빨대 비닐은 종이 포장재로 대체했으며, 각종 MD 제품을 포장하는 에어캡(일명 뽁뽁이)도 종이 포장재 등으로 바꿔 나갈 예정이라고 합니다. 현재 매장 내 상시 비치하고 있는 플라스틱 커피 스틱은 친환경 소재의 스틱으로 대체를 검토하고 고객 요청 시에만 제공할 예정이며, 여러 잔의 테이크아웃 시 제공되던 4컵 캐리어와 비닐 봉투도 재고가 소진되는대로 종이 소재 포장재로 대체할 방침이라고 합니다.

또 한 가지 반가운 소식은 개인 컵 사용 고객 혜택을 강화한다는 것입니다. 현재 개인 컵 사용 시 제공하는 300원 할인 혜택과 더불어 ‘에코 보너스 스타’ 제도를 추가 도입해 올해 안에 시행할 예정인데, 이 스타벅스 리워드 회원 고객은 개인 컵 사용 시 300원 할인 혹은 별 한 개 추가 적립 중 하나를 선택할 수 있도록 제도를 수정한다고 합니다.

기업의 노력이 계속되는데 소비자도 가만히 있을 수 없지요. 개인 텀블러를 휴대하고, 매장에서는 머그컵으로. 스타벅스도 궁극적으로 빨대를 사용하지 않는 것이 대안이라고 밝힌 것처럼, 빨대를 사용하지 않는 습관도 지구를 위해 필요합니다. 스타벅스의 환경을 위한 노력을 응원하고, 우리 소비자들도 지구를 위해 함께 노력해요~ :)


제가 계획한 텀블러와 실리콘 빨대의 조합에 대해 개인적으로 매우 만족합니다. 현충일에도 키즈카페에서 아이가 원하는 아이스 코코아를 텀블러에 실리콘빨대를 꽂아서 사용했어요. 일회용 플라스틱컵도 아끼고 남은 음료는 싸갈 수 있으니 편리합니다. 두 아이의 것을 모두 챙겨가려면 부피가 크지만 아이 키우는 엄마 가방은 작아지기 어려우니까 스스로 이해합니다. 최근에 유치원에서도 선생님이 비닐봉투 등 일회용품을 사용하지 말아야 한다고 가르쳤다 합니다. 그래서 그런지 큰 아이는 이런 행동이 미션 수행 게임하는 느낌이 들어서 그런지 수긍하고 적극적으로 동참합니다.

저는 저와 남편을 위해 스테인레스 재질을, 아이들을 위해서는 실리콘 재질을 선택했는데, 꽤 다양한 재사용빨대가 출시되어 있습니다. 제가 구매할 당시만 해도 직구 방법밖에 없었는데 지금은 온라인에서 비교적 쉽게 구입할 수 있어요. 그만큼 많은 사람들이 플라스틱 빨대 사용의 심각성을 인지했기 때문이겠죠.

오늘은 일회용 플라스틱 빨대의 대안에 대해 이야기하고자 합니다.

플라스틱 일회용 빨대의 대안으로 크게 '일회용', '다회용', '반영구' 빨대로 나눌 수 있어요. 플라스틱이라는 소재가 썩지 않고 재활용되기 어렵기 때문에 일회용이되 소재를 대체하는 경우가 '대안용 일회용 빨대'라고 할 수 있습니다. 가장 쉽게 접할 수 있는 것이 종이 빨대죠. 종이는 플라스틱보다는 재활용율이 현저히 높고 자연분해되는 시간도 짧습니다. 반면 일회용이기 때문에 플라스틱 빨대와 마찬가지로 평균 15분이면 쓸모가 사라져요. 또 많은 종이 빨대들은 물 사용에 적합하도록 플라스틱 방수 코팅이 되어 있습니다.  

종이 빨대말고도 많이 언급되는 것은 먹는 빨대입니다. 아래 동영상은 파스타를 대롱 모양으로 만들어 빨대 대용으로 사용하고 있는 바(Bar)에 대해 소개하고 있습니다. 밀, 해초 등 식용소재로 만든 빨대들도 있습니다. 롤리웨어(Loliware)라는 영국의 스타트업 회사는 일차로 해초로 만든 먹는 컵을 런칭한 바 있는데 현재 INDIEGOGO를 통해 해초로 만든 먹는 빨대 런칭을 위한 크라우드 펀딩을 하고 있습니다. (펀딩 바로가기>>

일회용 빨대를 대안으로 찾는 경우는 소비자보다는 카페, 식당 등이 많습니다. 포장에서 빨대를 포기할 수 없기 때문이죠. 그렇기 때문에 맥도날드를 비롯해 세계적 기업들이 일회용 빨대 대체제를 마련하는 데 고민을 하고 있다고 합니다. 

'다회용 빨대'는 여러번 사용할 수 있으나 품질 문제로 일정 횟수 사용 후에는 바꿔줘야 하는 경우입니다. 대표적인 것이 대나무 빨대에요. 친환경적이지만 나무의 특성상 곰팡이 발생 등이 우려되기 때문에 주기적으로 바꿔주어야 합니다. 대나무외에도 밀을 사용한 빨대도 있어요. 가장 널리 알려진 밀 빨대는 영국의 Ecostrawz라는 회사가 만든 것인데요, 50개에 3.5파운드(약 5천원) 정도로 구매할 수 있습니다. 빨대의 기원이 밀 대롱을 이용해 술을 마신데 있다는 글을 본 적이 있는데, 재료면에서는 가장 친환경적인 것 같습니다.

출처 : http://www.ecostrawz.co.uk

그리고 '반영구적인 빨대'의 대안으로 각광받고 있는 것이 스테인레스 빨대, 실리콘 빨대, 유리 빨대죠. 이 모두 쉽게 성형이 가능해 일자형 말고도 ㄱ자로 휘어지는 제품으로도 제작할 수 있어요. 소독, 세척도 쉽고 품질 상 문제 발생 요인도 적어 오랫동안 사용할 수 있죠. 

유리 빨대의 장점은 투명함과 찬 느낌, 고급스러움이지요. 투명하고 찬 느낌은 더운 여름 아이스음료와 잘 어울립니다. 대부분 내구성을 보완하여 제작됐기 때문에 안전하다고 하나 빨대를 잘 씹는 아이들의 경우 주의가 필요해요.

스테인레스 빨대의 장점은 차가운 금속 재질에서 오는 청량감과 재질의 안전성이죠. 세척, 관리, 이동 시 보관도 가장 쉬워요. 반면 일부 사용자 가운데 쇠 냄새에 민감하신 분들은 불편하다고 말하기도 합니다. 제 경우 텀블러에 스테인레스 빨대는 선호하지 않는 편이에요. 개인적으로 쇠와 쇠가 만나 생기는 긁히는 음이 싫어서 인데, 유리 재질 자에 스테인레스는 참 어울리고 편리합니다. 모서리부분도 잘 다듬질되어 있어 날카롭지 않구요.

실리콘 빨대의 장점은 다칠 위험이 적고 다양한 컬러가 가능하다는 것이죠. 무게도 가볍고 보관이나 이동도 아주 편리합니다. 하지만 앞서 다른 포스트에서 말했듯이 실리콘은 엄연히 말해 플라스틱이기 때문에 소재 측면에서의 이상적인 대체제라고는 할 수 없습니다. 

최근에는 이러한 재질들의 장점을 부각하고 단점을 보완한 제품들이 다수 출시되고 있습니다. 그 중 하나는 스테인레스 재질에 실리콘으로 보완한 제품이죠. 입이 닿는 부분과 컵이 닿는 부분에 실리콘을 부착해 소음과 상처(기스) 발생을 줄이고 위험도를 낮췄어요. FinalStraw는 접이식 빨대로 부피가 크다는 스테인레스 재질 빨대의 단점을 보완한 것으로 접어서 열쇠고리처럼 들고 다닐 수 있습니다. 현재 클라우드펀딩을 진행하고 있고 우리나라에서도 얼리어답터(바로가기>>)에서 펀딩에 참여할 수 있다고 하네요.

출처 : (좌) amazon.com / (우) FinalStraw

위 내용을 바탕으로 제목의 질문에 답을 드리자면 다음과 같아요. 

Q. 누가 사용하나요?

A. 영유아가 사용할 것이라면 실리콘재질이, 그 외라면 스테인레스 재질이나 유리 재질을 추천합니다.

Q. 어디에서 사용하나요?

A. 매장을 운영하시면서 테이크아웃용이나 포장 및 배달용으로 고민한다면 일회용인 종이 재질, 먹을 수 있는 재질, 다회용인 밀 재질, 대나무 재질을 추천합니다.

Q. 어떤 크기의 가방을 들고 다니나요?

A. 작은 가방에 들어갈 수 있는 부피가 작은 빨대를 원한다면 최근 개발되고 있는 접이식 빨대나, 시중에서 살 수 있는 실리콘 빨대 중 분리해서 사용할 수 있는 제품을 추천합니다.

Q. 금속이나 유리 재질이 입에 닿는 것을 싫어하나요?

A. 실리콘이 모서리 부분에 부착된 스테인레스 재질 빨대를 구매하거나, 여러 용도로 끼워 사용할 수 있는 실리콘 리드, 마개만 따로 구입해 사용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어떤 빨대도 사용하지 않는 것만큼의 친환경적인 것 없습니다. 빨대에 길들여진 습관이 불필요하다고 생각되신다면 빨대 사용을 중지해보세요. 가장 가볍게, 가장 경제적이면서도, 가장 지구에 이로운 방법입니다. :)



지난 토요일, 가족 모두 근교로 식사하러 가고 들른 카페에서 이렇게 첫 아이들 텀블러를 게시했어요. 저 실리콘 빨대가 굵어서 실리콘 빨대마개에 들어가지 않을 줄 알았는데 들어갑니다. 실리콘 특성상 잘 구부러지니 아이들 이용하기에 괜찮은 것 같아요. 남은 음료는 이 모양대로 차에서도 이용하고 다음 코스인 마트에서도 이용했죠.

이날 에피소드 하나.

제 음료는 아이스 아메리카노를 제가 가지고 온 텀블러에 담아 달라고 부탁했죠. 이 카페의 과일 음료들은 대부분 스파클링이라 아이들이 마시기 어려웠어요. 주인분은 친절하게도 아이들을 위해 개인적으로 마시는 감귤주스를 서비스로 주셨죠. 그것도 아이들이 좋아할 만한 디자인의 유리컵에요. 하지만 제가 주문한 커피는 일회용 플라스틱컵에 빨대에 꽂혀 나왔어요. ㅜㅜ 텀블러를 드렸음에도 깜박하신 거죠. 벌써 일회용컵에 담겨져 나온 음료가 아까워 이날은 텀블러 사용을 못하게 됐죠. 

에피소드 둘.

저희집엔 오래전에 다이소에서 구입한 구부러지는 플라스틱 빨대가 있어요. 그 당시 저희 집에서 행사가 있어 아이들 용으로 샀는데, 천원인지 2천원인지 기억은 나지 않지만 매우 저렴한데 빨대 수도 엄청나게 많았죠. 혼자서 물을 따라서 마실 수 있는 나이의 큰 아이가 자연스럽게 그 빨대를 꺼내 물컵에 꽂으려는 걸 보고 깜짝 놀랐습니다. 의도치 않게 그 상황에서 아이에게는 잔소리일 수 있는 밥상머리 교육을 할 수 밖에 없었어요.

"S야, 이런 플라스틱 빨대를 너무 많이 쓰면 이게 바다로 흘러들어가서 바다거북이나 새들을 아프게 할 수도 있어. 그래서 우리집에서는 이런 플라스틱 빨대를 사용하지 않을거야. 물을 마실 때 꼭 빨대가 필요한 건 아니잖아. 빨대가 필요하다면 다른 빨대를 줄게."

큰 아이의 답은 이렇습니다.

"나도 알아. 하지만 난 이 빨대를 사용하고 나서 작품을 만들거야."

본인이 작품으로 재사용하신다 하니 이거 말릴 수도 없고... 그래서 이 날은 허용했습니다. 물론 큰 아이는 식사한 후 자기가 말 한 것을 까맣게 잊고 놀기 바빴죠. 전 아이가 다른 날 작품 활동을 하기위해 빨대가 필요하다면 이 날 사용한 빨대를 주면서 다시 잔소리 겸 훈육을 할 것입니다. 그 내용은 아마도 다음과 같을 거에요.

"네가 잊어버렸던 플라스틱 빨대를 엄마가 그대로 버렸다면 어느 날 바다로 흘러들어가 동물들이 아파했을 지 몰라. 엄마는 그날 네가 이 빨대를 재사용한다고 했기 때문에 사용하길 허락한 거고, 넌 잊었지만 네가 한 말을 믿기 때문에 이렇게 모아두었어. 꼭 이 빨대로 멋진 작품을 만들길 바라."

그리고 그 날 이후 플라스틱 빨대들은 아이들 손 닫지 않는 찬장 맨 윗칸으로 보내버렸습니다. 

이 블로그를 오픈한 4월 중순부터 오늘까지 저희 집에서 배출되는 플라스틱 빨대를 모은 것입니다. 참 많죠. 자주 마시는 두유와 사과즙에는 빨대가 부착되어 있고, 아이들이 마시는 우유와 요구르트에는 마트에서 가져온 빨대를 꽂아줍니다. 야외에서 마시고 가져온 플라스틱 일회용컵에도 어김없이 빨대가 꽂혀있죠. 

자료조사를 하다보니 최근 플라스틱 근절 대책을 발표한 세계 도시들이 일순위로 퇴출해야 할 플라스틱 일회용품으로 일회용빨대를 꼽고 있습니다. 부피가 작고 모아서 선별해 재활용하기도 어려운데 매일매일 남발되어 사용되는 양이 어마어마하기 때문이라고 합니다. 빨대가 코에 꽂혀 코에서 피가 나는 바다거북의 사진을 잊을 수가 없어요.

그래서 6월 제 도전은 일회용빨대 대신 재사용빨대를 사용하자입니다. 사실 저는 일회용빨대의 이상적인 대안은 빨대를 사용하지 않는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음료를 마실 때 빨대를 끼워 마신 문화가 언제부터 있었던 것인지는 모르겠지만, 없더라도 맛이 변하는 것은 아니니까요. 버블티같이 알맹이가 있는 음료는 예외일 수 있겠습니다만, 대안체인 재사용빨대도 언젠가는 버릴 때가 올 것이고 그 빨대가 제 손에 오는 동안 쓰레기들도 발생하기 때문에 아예 빨대를 사용하지 않는 것이 더 친환경적이라고 생각합니다.

아이들을 키우는 입장에서 빨대는 효자상품 중 하나인 건 분명합니다. 아이들은 엎지르고 쏟고 흘리고 옷에 묻히고, 그걸 치우고 빨고 설겆이해야 하는 건 모두 엄마죠. 그런 빈도를 획기적으로 줄여주는 것이 빨대컵과 빨대입니다. 제 아이들은 그래도 조금 컸다고 어설프게나마 물을 안흘리도록 조심하고 흘리는 경우도 많이 줄었습니다. 하지만 아직은 화목한 가족 외출을 위해서는 빨대가 필요해요.

재사용빨대를 사용하자는 도전은 저보다도 아이들을 위한 약속입니다. 아이들도 텀블러 사용을 습관화하기로 결정한 후 아이들에게 적합한 빨대를 찾아보았습니다. 재사용빨대로 자주 사용하는 스테인레스나 유리 재질은 아이들에게 안전하지 않을 수 있어 알아보다가 아마존(amazon.com)에서 실리콘빨대와 스테인레스빨대를 모두 체험할 수 있는 세트가 있어서 주문했어요. 마침 오늘, 6월을 하루 앞두고 도착했지요. 바로 아래 제품인데 6개의 일자형 실리콘 빨대와 2개의 스테인레스 빨대가 두 가지 크기의 세척솔과 함께 파우치에 들어있습니다.

제가 가지고 있는 플라스틱 재사용 빨대가 일반 빨대와 길이가 같아 길이를 비교해보았는데, 일반 빨대보다 조금 긴 편입니다. 구멍 크기는 스테인레스 빨대가 가장 작고 실리콘빨대가 가장 넓지요. 노멀 사이즈인 줄 알고 샀던 실리콘 빨대가 생각보다 너무 굵어서 놀랐어요. 아이들이 사용하기에는 조금 불편할 것 같다는 생각도 들었어요. 공차나 쥬시같은 곳에서 주는 굵은 일회용 빨대를 대체해 사용할 때는 적당해보였습니다. 그래서 더 작은 굵기의 국산제품을 찾아 추가로 주문했어요.

아이들의 텀블러는 아래처럼 준비할 계획입니다. 저 두 물병은 모두 사은품으로 받은 My Bottle 물병이에요. 큰 것은 500ml, 작은 것은 350ml 용량이라 주스를 하나 사더라도 다른 병에 따라줘서 둘로 나눠 줄 수 있어요. 그리고 아래에 있는 실리콘 뚜껑은 빨대를 꽂을 수 있도록 제작된 거에요. 아이들이 더 어렸을 때 물컵에 씌워서 일회용 빨대를 꽂아줬는데, 다시 쓸모를 찾았습니다. 조립해보면 오른쪽 그림처럼 될거에요. 임시로 스테인레스 빨대를 끼워봤는데 꽤 모양이 괜찮습니다. 

쥬시같은 곳에서 쥬스를 사면 이 실리콘 뚜껑을 닫아 빨대를 끼워 마시고, 남은 음료는 다시 뚜껑을 닫아 보관할거에요. 그런 순조롭고 깨끗한 상황을 기대하고 있는데 잘 되겠지요? 재사용빨대 사용하기 도전은 텀블러 사용하기와 같은 방식으로 진행할 계획입니다. 사용했다 2점, 사용하지않았다 -2점, 대체했다 1점. 1점의 리워드는 1천원이구요. 한 달 후 리워드 결과를 공개할게요. 또 제가 실제로 경험한 다양한 재사용빨대와 아이들의 텀블러 사용후기도 같이 소개할 계획이에요. 좋은 밤되시구요, 더위에 지치지 않는 6월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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