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토요일, 가족 모두 근교로 식사하러 가고 들른 카페에서 이렇게 첫 아이들 텀블러를 게시했어요. 저 실리콘 빨대가 굵어서 실리콘 빨대마개에 들어가지 않을 줄 알았는데 들어갑니다. 실리콘 특성상 잘 구부러지니 아이들 이용하기에 괜찮은 것 같아요. 남은 음료는 이 모양대로 차에서도 이용하고 다음 코스인 마트에서도 이용했죠.
이날 에피소드 하나.
제 음료는 아이스 아메리카노를 제가 가지고 온 텀블러에 담아 달라고 부탁했죠. 이 카페의 과일 음료들은 대부분 스파클링이라 아이들이 마시기 어려웠어요. 주인분은 친절하게도 아이들을 위해 개인적으로 마시는 감귤주스를 서비스로 주셨죠. 그것도 아이들이 좋아할 만한 디자인의 유리컵에요. 하지만 제가 주문한 커피는 일회용 플라스틱컵에 빨대에 꽂혀 나왔어요. ㅜㅜ 텀블러를 드렸음에도 깜박하신 거죠. 벌써 일회용컵에 담겨져 나온 음료가 아까워 이날은 텀블러 사용을 못하게 됐죠.
에피소드 둘.
저희집엔 오래전에 다이소에서 구입한 구부러지는 플라스틱 빨대가 있어요. 그 당시 저희 집에서 행사가 있어 아이들 용으로 샀는데, 천원인지 2천원인지 기억은 나지 않지만 매우 저렴한데 빨대 수도 엄청나게 많았죠. 혼자서 물을 따라서 마실 수 있는 나이의 큰 아이가 자연스럽게 그 빨대를 꺼내 물컵에 꽂으려는 걸 보고 깜짝 놀랐습니다. 의도치 않게 그 상황에서 아이에게는 잔소리일 수 있는 밥상머리 교육을 할 수 밖에 없었어요.
"S야, 이런 플라스틱 빨대를 너무 많이 쓰면 이게 바다로 흘러들어가서 바다거북이나 새들을 아프게 할 수도 있어. 그래서 우리집에서는 이런 플라스틱 빨대를 사용하지 않을거야. 물을 마실 때 꼭 빨대가 필요한 건 아니잖아. 빨대가 필요하다면 다른 빨대를 줄게."
큰 아이의 답은 이렇습니다.
"나도 알아. 하지만 난 이 빨대를 사용하고 나서 작품을 만들거야."
본인이 작품으로 재사용하신다 하니 이거 말릴 수도 없고... 그래서 이 날은 허용했습니다. 물론 큰 아이는 식사한 후 자기가 말 한 것을 까맣게 잊고 놀기 바빴죠. 전 아이가 다른 날 작품 활동을 하기위해 빨대가 필요하다면 이 날 사용한 빨대를 주면서 다시 잔소리 겸 훈육을 할 것입니다. 그 내용은 아마도 다음과 같을 거에요.
"네가 잊어버렸던 플라스틱 빨대를 엄마가 그대로 버렸다면 어느 날 바다로 흘러들어가 동물들이 아파했을 지 몰라. 엄마는 그날 네가 이 빨대를 재사용한다고 했기 때문에 사용하길 허락한 거고, 넌 잊었지만 네가 한 말을 믿기 때문에 이렇게 모아두었어. 꼭 이 빨대로 멋진 작품을 만들길 바라."
그리고 그 날 이후 플라스틱 빨대들은 아이들 손 닫지 않는 찬장 맨 윗칸으로 보내버렸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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