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러분은 어떤 용기의 샴푸를 사용하시나요? 저희 집은 핸드워시도 샴푸도 클렌징오일도 모두 펌프식을 사용하고 있어요. 한 번 쓸 용량만 적당히 나오고 용기를 흔들어 사용하지 않아도 되는 등 장점이 많아서 선호했죠. 분리배출할 때도 용기의 분리배출표시를 보고 정확히 배출했다고 생각했는데, 그게 아니었어요. O.M.G. 이러한 펌프식 용기의 경우 재활용 가능성을 현저히 떨어뜨린다는 사실을 알게 된 후 분리배출 방법을 바꾸게 되었고, 더 나아가 플라스틱 용기를 사용하지 않는 방법을 찾게 되었어요.

오늘은 다 쓴 펌프식 샴푸병 분리배출 방법을 알아볼게요. 아래 왼쪽이 이번에 분리배출해야 할 펌프식 용기에요. 이 날 샴푸와 컨디셔너 모두 다 사용해서 분리해보았는데, 두 개 모두 구조는 똑같고 잘 나온 이미지를 선별해 사용해서 사진이 섞였습니다. 용기의 뒷면에는 오른쪽 사진처럼 분리배출 표시가 되어 있어요. 저 분리배출 표시만 보면 마치 용기 채 페트로 분리해도 될 것만 같죠. 저는 펌프 뚜껑 부분과 용기를 분리한 후 용기는 헹구고, 라벨을 떼어서 플라스틱으로 배출했었어요. 그런데 용기 자체야 저급 플라스틱으로라도 재활용될 가능성이 있지만, 저 펌프부분은 거의 대부분 매립행이라는 사실을 알게 됐어요. 그 이유는 펌프의 OTHER이 다른 여러 플라스틱이 섞였다는 의미도 있지만 펌프를 가능하게 만드는 용수철(스프링)이 포함되어 있기 때문입니다.

 

그럼 저와 함께 샴푸병을 꼼꼼이 분해해 보겠습니다. 1) 먼저 다 쓴 용기는 헹궈주세요. 샴푸의 경우 자린고비 아빠 이야기처럼 물을 넣고 두서번 더 샴푸할 때 사용하면 거의 헹궈져요. 컨디셔너는 물과 섞이지 않고 분리되기 때문에 뜨거운 물에 헹구었구요. 2) 용기와 펌프를 분리해 주세요. 분리하기 전에 바닥에 종이나 천을 까는게 좋아요. 펌프에 남아있던 액체가 흐를 수 있거든요. 펌프는 뚜껑 쪽 부분을 힘있게 잡아 당기면 아래 가운데 사진처럼 용수철 하나가 튀어 나옵니다. 아래 투명한 빨대 부분도 잡아당기면 아래 오른쪽처럼 총 4개의 구조로 분리될 수 있어요. 제가 지금까지 분리해본 펌프는 대부분 용수철이 잘 분리되었는데, 일부 용기는 용수철이 플라스틱 내부에 있어서 분리가 어렵기도 하나봅니다. 용수철은 '철'로 뚜껑부분은 '플라스틱'으로 배출하면 무방합니다. 어려운 것은 펌프 중간 부분과 빨대 같은 호스 부분이에요.

  

펌프 중간 부분은 딱 보아도 다양한 재질의 플라스틱으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뒤집어서 속을 보면 하늘색 부분이 보이는 데 이것은 또 스폰지 같이 말랑한 재질의 플라스틱이더라구요. 이 부분도 분리해보려 노력했지만 장비가 '가위'인 저로서는 불가능했어요. 이건 거의 확실하게 매립행입니다. 빨대 부분은 재질이 투명한 것이 실리콘이나 폴리우레탄일 수 있는데 확실하게 알 수가 없기 때문에 재활용이 안 될 가능성이 매우 높습니다. 

이러한 재질들을 어디에 배출해야 하는 것은 소비자의 몫이에요. 재활용이 안되니 종량제봉투에 버리는 게 맞을까요. 플라스틱이긴 하고 분리배출 표시도 그러하니 플라스틱으로 배출하는 게 맞을까요? 이런 고민을 소비자가 해야한다는 것 자체도 화가 나네요... 저는 분리배출표시에 따라 실낱같은 희망을 가지고 플라스틱으로 분리배출했어요.

3) 용기도 라벨을 분리합니다. 다행히 이 용기는 손톱으로 긁어서 떼어낼 수 있었어요. 라벨은 PP라고만 표시가 되어 있는데 '비닐류'로 배출하시면 됩니다. 그런데 용기 앞부분은 라벨이라 손으로 떼어내니 괜찮지만 뒷면은 용기에 바로 인쇄되어 있었어요. 아마도 이 용기는 저급 중에 저급의 페트로 분류되어 재활용될 듯한데, 짙은 유색의 페트인데다가 뒷면은 용기에 직접 프린팅되어 있거든요. 저급의 페트는 시장성이 없어 이 또한 재활용이 안될 가능성이 높습니다. 분리를 마친 용기는 다음과 같아요. 왼쪽은 용기의 앞, 오른쪽은 뒤쪽입니다.

 

저렇게 분해 한 후 대롱과 펌프 부분은 한번 더 헹구었습니다. 축적된 샴푸가 씻겨나왔어요. 이후 용기는 '페트', 펌프 속 용수철은 '철', 펌프의 다른 플라스틱은 '플라스틱 또는 OTHER 또는 종량제 봉투', 라벨은 '비닐류' 요렇게 분리배출하면 됩니다.

그럼 재활용이 거의 되지 않는 펌프식 용기를 대체할 현명한 방법은 무엇이 있을까요?

먼저 펌프식 용기가 아닌 일반 용기를 사용하고, 펌프가 필요하다면 재사용하는 것도 대안이 될 것 같습니다. 제가 예전에 사용했던 애티튜드 세제는 캡형 용기였는데 다량으로 구입하면 펌프를 하나 증정했었어요. 펌프를 끼워 편리하게 사용하고 후에 용기는 플라스틱으로 배출, 펌프는 다음 세제 사용 시 재사용했지요. 제 경우 후에 다른 브랜드의 캡형 유아 거품목욕제를 샀는데, 다행히 그 펌프가 그 용기에도 딱 맞아 요긴하게 쓴 기억이 납니다. 안타깝게도 대부분의 기성 제품들이 펌프를 포함한 채 판매되고 있지만, 그렇지 않은 제품을 가능한 구매하고 꼭 필요할 시에는 기존에 사용했던 펌프를 깨끗이 씻어 재사용하는 것도 방법인 것 같습니다.

더 좋은 방법은 용기에 담아서 사용해야 하는 액상 제품 대신 고체나 가루 제품을 이용하는 것입니다. 최근 러쉬같은 환경친화적 코스메틱 기업들을 중심으로 샴푸, 로션 등을 고체 형태로 제작해서 판매하고 있어요. 치약도 튜브형태가 아닌 가루나 껌같은 고체 형태로 팔기도 하구요. 저 또는 펌프식 컨디셔너를 다 사용한 후 러쉬의 고체 컨디셔너 제품으로 바꿨습니다.(관련 글 바로가기) 플라스틱 용기 자체를 사용하지 않는 건강한 방법이라고 생각됩니다.

이보다 더 나아가 이러한 인위적 화학물질을 거부하는 움직임도 있습니다. 샴푸를 사용하지 않는 '노푸(No Poo)' 운동도 있구요, 복잡한 코스메틱 라인을 거부하는 사람들도 점차 늘고 있어요. 

아직 저희집에는 앞으로 분리배출해야 할 펌프식 용기들이 많이 남아 있지만, 바형 컨디셔너를 사용하며 드는 생각 중 하나는 '분리배출 안해서 참 좋다'입니다. 그래서 수분크림을 거의 다 사용해서 이번에 새로 구매한 것도 바형 세럼이구요.

분리배출, 전혀 쉽지 않습니다. 그리고 정확히 재활용될 수 없는 시스템 속에서 기업의 형식적인 분리배출표시는 마음을 무겁게 만들죠. 플라스틱 하나라도 자원으로 재탄생하길 바라는 마음의 선한 분리배출 노력이 무시되는 현실도 화가나구요. 어서 빨리 소비자가 환경에 대해 덜 죄책감 느낄 수 있는 세상이 되면 좋겠습니다.


아이 있는 집이라면 냉장고에 필수로 구비해 놓는 것 중 하나가 우유죠. 저희 집도 일주일에 두 아이가 1리터정도 마시고 그외 두유나 주스도 우유팩 재질로 된 음료를 구비해놓습니다. 제 경우, 같은 음료일 경우 플라스틱 포장보다는 종이팩 제품을 선호하는 편인데요, 그 이유는 잘만 배출한다면 이 종이팩이 일반 플라스틱 음료통보다 재활용이 잘 되기 때문입니다.

종이팩이란?

우리가 일반적으로 종이팩, 우유팩, 두유팩, 테트라팩 등으로 부르는 이 포장의 정식 이름은 카톤팩(Carton Pack)입니다. 카톤팩은 두 가지 종류가 있는데 내지가 은색의 알루미늄 처리로 된 것은 아셉틱 카톤팩(Aseptic Carton)이라 따로 불립니다. 카톤팩(Gable Top Carton)은 일반적으로 우유포장에 가장 많이 쓰이는 지붕형 상부구조를 가진 종이용기로 베이스 페이퍼(Base Paper) 양면에 폴리에틸렌 수지(PE)가 도포되어 있습니다. 재활용시에는 폴리에틸렌 수지(PE)를 제거하면서 베이스페이퍼를 재생지의 원료로 하여 화장지, 벽지 등으로 사용합니다. 아셉틱 카톤팩은 벽돌모양의 육면체로 주로 우유나 두유, 쥬스, 음료, 소주용으로 사용되는 직육면체의 종이용기입니다. 이 카톤팩은 베이스페이퍼, 알루미늄 호일, 폴리에틸렌 등 비교적 복합적인 재질로 만들어지고 보존 기간이 길다는 큰 장점을 가지고 있습니다.

출처 : 음식물 포장에 사용되는 종이팩, 안전한지 궁금하다 / 조선닷컴 2014.8.26.(바로가기)

이 종이팩이 테트라팩으로 불리는 이유는 이 회사가 카톤팩을 상용화했기 때문입니다. 1940년대에는 병우유가 광범위하게 판매되었는데, 제작비가 많이들고 깨지기 쉽고 소독처리가 어렵다는 문제점이 있었습니다. 그래서 테트라팩 설립자인 루벤 라우싱 박사는 유리병을 대신해 우유를 담을 수 있는 포장용기를 고안해냈는데, 10여년간의 연구 끝에 1952년 새로운 소재로 만들어진 우유팩인 테트라 클래식(Tetra Classic)을 생산하게 되었다고 해요. 이 발명품은 1959년까지 약 10억 개의 우유팩을 생산하게 될정도로 큰 성과를 이루었다고 합니다. 이후 라우싱은 '바로 먹을 수 있는 제품'에 대한 시장수요가 많아짐에 따라 1961년에는 기존의 테트라팩에 알루미늄 호일층을 넣은 무균기술인 아셉틱 기술(Aseptic Technology)를 선보이게 됩니다. 아셉틱 기술은 외부의 빛과 산소, 세균 침투 등을 완벽하게 차단할 뿐만 아니라 이로 인해 유통기한도 늘릴 수 있게 되었죠.[각주:1]

우리나라의 경우 1970년 주한미국대사관이 주최한 포장기기 산업전시회를 통해 처음으로 카톤팩이 우리나라에 소개되었다고 해요. 1977년 서주우유가 카톤팩을 처음으로 수입해 사용하기 전까지는 국내 유제품 대부분이 유리병이나 폴리비닐을 사용하였습니다. 1979년 11월 (주)한국팩키지가 국내 최초로 카톤팩 생산설비를 도입하면서 우유팩의 국산화가 시작되었죠. 현재는 삼륭물산, 한국팩키지, 에버그린패키징코리아(비상장), 삼영화학 등 4개 기업이 과점 형태로 카톤팩을 생산하고 있어요. 아셉틱 카톤팩은 테트라팩과 SIG콤비블록코리아 2곳에서 생산하고 있다고 합니다. 어떠한 종이팩이든 포장 귀퉁이에서 이 패키지 제조사 이름을 확인할 수 있어요.

종이팩은 왜 분리배출해야 할까요?

우리나라에서 배출되는 종이팩은 약 7만톤. 해마다 20년생 나무 140만 그루가 베어지는 숫자라고 합니다. 100% 수입해야하는 종이팩 원지로 연간 77억원이 지출되고 있다고 합니다. 그런데 종이팩의 70%가 쓰레기로 버려지고 있는 실정이에요.  종이팩은 일반 폐지와 달리 고급 천연펄프와 코팅된 PE필름, 알루미늄 등으로 이루어져 있기 때문에 재활용되기 위해서는 별도 선별이 필요해요. 종이팩은 재활용 과정을 거치면 화장지, 벽지 등으로 재활용되요. 아셉틱 카톤팩의 경우 외국에서는 책상, 의자, 보도블록, 방음재 단열재 등의 소재로도 재활용 된다고 합니다. 

그런데 현재의 체계에서는 일반 폐지와 혼합 수거되어 대부분 재활용되지 못하고 있다고 합니다. 분리배출표시를 보면 아래와 같이 '종이'와 '종이팩'이 분리되어 있지만 대부분의 곳에서 이를 분리배출하도록 하고 있지 않아요. 저희 아파트 단지도 마찬가지입니다.

종이팩은 어떻게 분리배출해야 할까요?

종이팩의 확실한 분리배출 방법은 주민센터를 이용하는 것입니다. 지역마다 보상기준이 조금씩 다른데 보통 종이팩 1kg에 재생지로 만든 두루마리 화장지 1롤을 교환해줍니다. 서울시 기준은 제 다른 포스트에서 확인하실 수 있어요.(바로가기) 저희 동네의 경우 1kg은 1L 종이팩 35개, 500ml 55개, 200ml 100개와 동일한 기준이라고 하고 이 경우 화장지 1롤로 교환해줍니다. 

이 수량이 될 때까지 종이팩을 모아두는 건 번거로운 일이긴 합니다. 매번 헹구고 말리는 것도 귀찮은 일일 수 있구요. 제 어릴적에는 학교에서 우유팩을 모았는데 당시 엄마는 우유를 마신 후 바로 씻어 건조대에 널라고 교육하셨어요. 엄마는 손으로 접착면을 잡아 살짝 힘을 주면 본래 그러했던 것처럼 찣어진 곳 없이 정말 반듯하게 종이팩을 펴냈는데, 저는 항상 엉망이었죠. 아직도 도구 없이 우유팩을 예쁘게 잘라서 펴내는 건 어려운 것 같아요.

그래서 종이팩을 모으게 된 지난 3년간 저만의 방법이 생겼는데, 소개해드릴게요.

우선 전 먼저 종이팩을 잘라서 펴낸 후 물로 씻고 말립니다. 먼저 헹군 후 종이팩을 자르면 접는 면 등에 이물질이 남아있는 걸 발견해 재세척하게 되어서 순서를 펴고 헹군다로 수정했어요. 대부분의 우유팩, 두유팩은 접착선이 네 기둥의 한 곳에 있습니다. 저는 이 선을 따라 가위로 자르고 바닥 3면을 자르면 우측처럼 바닥면이 한쪽 세로면에만 붙여진 모양으로 펴집니다. 이후 물로 헹군 후 말려요.

어떤 두유팩은 아래처럼 접착면이 가운데에 있는 경우가 있어요. 이 때는 윗부분의 접는 부분을 날개 모양처럼 편 후 납작하게 만들고 5mm정도 윗부분을 잘라요. 이 때 윗부분을 뎅강 잘라내지 말고 남겨두는데요, 작은 부분이나마 쓰레기로 버려지지 않게 하기 위한 제 나름의 방법입니다.

 

그리고는 가운데 접착선을 따라 가위로 자른 후, 바닥면은 따로 가위질 할 필요 없이 양쪽으로 벌려주면 우측처럼 평평하게 펴집니다. 그 후 물로 헹궈서 남은 음료를 없애주면 되요. 두유처럼 끈적거리는 고형물이 남았다면 수세미나 솔로 긁어서 떼어내주면 되구요. 간혹 플라스틱 뚜껑이 달리 주스나 우유팩이 있습니다. 이 때는 플라스틱 뚜껑만 떼어내서(힘줘서 뚜껑부분을 잡아당겨도 되고 둥글게 가위로 잘라도 되요) 종이가 붙은 플라스틱은 종량제쓰레기봉투에, 종이가 붙지 않은 플라스틱은 플라스틱으로 분리배출하면 됩니다.

 

이렇게 헹군 종이팩은 아래처럼 건조대에서 물기를 뺀 후 찬장에 크기 별로, 종류 별로 모아놓죠. 그리고 화장지 1롤 교환이 가능한 수량이 차면 노끈이나 고무줄(아래는 낡은 고무장갑을 자른 고무줄)로 묶어서 큰 에코백에 모아둡니다. 1L와 500ml는 해당 수량대로 묶으면 되는데, 200ml는 100개를 한번에 묶는 것이 조금 어려워서 저는 50개씩 묶어두었어요. 

  

그리고 일년에 한번, 예전에 사용했던 부직포 재질로 된 분리수거 가방에 종류별로 담아 주민센터에 가져가요. 올해는 6월 초에 가까운 주민센터에 가서 종이팩을 배출하고 왔어요. 담당자에게 전달하고 인수했다는 사인을 하면 화장지로 교환해줍니다. 이 날 제가 가져간 것은 200ml 50개씩 4묶음과 1000ml 35개 3묶음. 그래서 총 5개의 두루마리화장지로 교환해왔습니다.

 

올해가 3년차, 리워드는 작지만 보람은 커요.

주민센터에 종이팩을 가져간 지 올해가 3년째에요. 3년 전, 종이팩은 따로 분류해야 재활용이 되고 그 방법이 주민센터인 것을 처음 알고는 그 때부터 모으기 시작했죠. 사실 노력에 비해 리워드가 크진 않아요. 1년 동안 모아온 종이팩을 5개의 화장지로 바꾸고, 그 화장지는 일주일이면 없어지니까요. 아마도 환경문제가 아닌 리워드에 관심이 있었다면 시작하지 못했을거에요. 처음 종이팩을 들고 주민센터에 갔을 때가 생각나는데, 당시 저는 당연히 무게를 잴 줄 알고 말린채로 가방에 담아 갔었어요. 그런데 담당자가 무게가 아닌 용량별 숫자를 세어오라고 하더라구요. 현장에서 용량별로 나누어 보니 몇 백개를 가져갔음에도 화장지 두롤밖에 바꿀 수 없었어요. 당시에는 내가 이렇게 열심히 정리해왔는데 수량이 안된다고 화장지 두 롤만 주는 건 너무 인색한 것 같았고 이런 대접받으면서 고생해야 하나라는 생각도 들었죠. 하지만 저도 모르게 그 후에 나오는 종이팩들도 속을 갈라 헹구고 있더라구요. 

3년차가 되니 조금 더 능숙한 부분도 있어요. 우선 주민센터에 가시기 전에 전화로 꼭 문의하세요. 그 이유는 주민센터마다 교환 기준과 교환장소가 조금씩 다르기때문에 확인이 필요하구요, 주민센터에서 교환용으로 구비한 화장지가 남아 있는지도 알아야하기 때문이에요. 이번에 안 사실인데, 주민센터는 수거된 종이팩을 재활용업자에게 팔고 그 비용으로 기성 재생화장지를 구매해서 주민들에게 나눠줍니다. 막연히 주민센터가 모아서 재생화장지 업자에게 직접 교환하는 줄 알았는데 그게 아니더라구요. 그래서 종이팩 수거가 많은 달은 늦게 가게되면 화장지를 받지 못할 수가 있어요. 

3년차가 되도 아직 이해 안되는 부분도 있습니다. 저희 동네 주민센터는 무게로 측정하지 않고 수량으로 세라고 가이드를 주고 있어요. 담당 공무원에게 무게로 재면 수량 안세도 되고 더 편할 텐데 왜 수량을 일일이 기입해야 하는 거냐라고 물었더니, 돌아온 대답은 종이팩마다 크기와 무게가 다르기 때문이라는거에요. 이 대답이 더욱 이해가 되지 않는데, 패키지가 더 다양화된 지금 세상에서 모든 우유팩이 천편일률처럼 200ml, 500ml, 1000ml가 아니잖아요. 저희가 자주 마시는 두유는 한 팩에 190ml거든요. 같은 200ml라 해도 납작한 패키지도 있고 높이가 높은 패키지도 있어요. 그렇다면 수량보다 무게로 수집하는 것이 더 정확한 기준이 아닌가요? 또 하나는 주민센터 다른 업무를 보러 가는 것과 달리 항상 불청객이 된 불편한 기분이 드는 것입니다. 화장지 교환 업무는 공무원들의 본업이 아닌 잔업이기 때문에 창구에서 일일이 담당자를 찾아 물어야했고, 담당자도 자주 바뀌었고(어떤 경우 공익근무요원), 이 업무 창구가 따로 있는 것도 아니어서 근무영역과 창구영역의 경계에서 어정쩡하게 업무를 처리해야했어요.

'종이팩-화장지 교환 캠페인'은 2012년에 처음 시작됐어요. 하지만 6년이 지난 지금도 이 내용을 아는 분들은 적은 것 같아요. 주민센터도 많은 업무 중 작은 영역이라 더이상 적극적으로 홍보하지 않는 것 같구요. 개인적 식견으로 이 캠페인은 분리배출의 이상적인 방안을 담고 있다고 봅니다. 분리배출 경로가 명확하고, 분리배출 가이드도 명확할뿐아니라, 화장지로 교환하는 과정에서 불량으로 배출한 종이팩을 자체 검수(세척이 안 된 것 등은 도로 가져가야해요)할 수 있으니 재활용률이 높아지는 건 당연하겠죠. 내가 잘 분리배출하더라도 타인이 엉망으로 배출한 것 때문에 전체가 재활용되지 못하는 현재의 분리수거 시스템과 비교했을 때, 개인이 고생은 좀 하지만 고생한 만큼 100% 종이자원으로 재활용되는 것은 확실하니까요. 

그 과정이 번거로운 건 인정하기 때문에 주변에 강요는 안합니다. 다만 이 글을 읽은 분이라면, 종이팩의 재활용률을 보다 높이고 싶으시다면, 지금부터라도 씻고, 말리고, 펴서 납작하게 해 주민센터로 분리배출하시는 건 어떨까요?


  1. https://brunch.co.kr/@qeemche/139 [본문으로]

몇 년 전부터 형형색색의 디자인 실리콘 주방용품이 인기를 끌더니, 최근에는 일회용품의 대체 상품으로 실리콘 재질의 상품들이 인기를 끌고 있습니다. 특히 아이 엄마들에게 실리콘은 아이에게 무해하고 안전한 소재로 선호되는 일순위지요. 우유병 젖꼭지, 공갈젖꼭지, 유아 식기 등 아이를 키우는 엄마들에게 실리콘은 환경받는 소재입니다.

이러한 실리콘 제품들을 사용하다 보면 "분리수거가 될까" 또는 "어떻게 분리수거할까"라는 질문이 듭니다. 포털사이트 네이버와 다음을 검색해보면 이러한 질문에 대해 일부는 플라스틱과 같이 분리배출하면 된다라고 답하고, 일부는 고무처럼 불연성 쓰레기용 마대자루에 넣어야 한다고 답변하기도 합니다. 하지만 현실적인 답변은 우리 일상의 분리수거 시스템상에서는 분리수거가 되지 않으니, 종량제 봉투에 담아버려야 한다는 것입니다. 사실 실리콘 재활용이 다른 플라스틱 제품처럼 화학적으로 어려운 것은 아닙니다. 하지만 기성품으로 만들어진 대부분의 실리콘 제품들은 소량이고, 육안으로는 폴리우레탄과 실리콘을 구분하는 게 어렵기 때문에 현실적으로 실리콘만 모아 재활용하는 것은 어렵다고 합니다.

실리콘(Silicone)은 규소(Silicon)를 함유하는 유기 화합물 실록산 고분자 동족체를 총칭하는 말입니다. 실리콘의 특성은 분자구조에 기인하는데 내열성이 크며, 물을 튀기는 성질이 풍부합니다. 또 전기절연성, 내약품성, 내노화성 및 불휘발성 그 밖의 모든 것이 순유기성의 동종 물질보다 우수하다고 평가받고 있습니다. 300℃ 부근에서 규소 구리 합금에 유기 염화물을 통하여 각 종류의 클로로실란 유도체 R3SiCl, R2SiCl2, RSiCl3 등(R은 탄화수소기 또는 수소, 가장 흔한 것은 메틸기)을 만들어 이것을 가수분해하면 유기 실록산을 얻을 수 있습니다. 이것을 산 염기 촉매로 가열 중합하여 소상 고분자를 만드는데, 중합도가 작은 것은 실리콘 유(oil), 중합도가 비교적 큰 것에 가교한 것이 실리콘 고무, 강상 구조로 한 것이 실리콘 수지입니다.[각주:1]

실리콘은 우리 생활에서 정말 광범위하게 사용되고 있는데, 우리가 흔히 사용하는 화장품, 로션, 선크림, 샴푸 등에도 함유되어 있습니다. 개인적으로 샴푸에 실리콘이 들어간다는 사실을 실리콘프리(Silicone Free) 샴푸를 사용하면서 알게됐는데요. 샴푸 속 실리콘 성분은 컨디셔너 역할을 해서 피부나 모발을 부드럽고 매끄럽게 만들어 주지만, 씻기지 않은 실리콘 성분은 두피 모공을 막아 모발 상태를 나쁘게 할 수 있다고 하네요. 디메치콘, 아모디메치콘, 세틸디메치콘, 시클로메치콘, 시클로헥사실록산, 시클로펜타실록산 등의 성분이 화장품 전성분에 포함된 실리콘의 이름이라고 합니다.

식품 용기 부문에서의 실리콘 제품들은 이상적인 대안으로 주목받고 있습니다. 고온과 저온 모두 강하기 때문에 오븐으로 요리한 후 바로 냉동고로 직행해도 되는 재질이구요. 전자렌지, 식기세척기도 모두 사용 가능하고, 세척 방법도 아주 쉬울 뿐아니라 액체를 담아도 새지 않습니다. 스테인레스 재질, 유리 재질의 텀블러에도 물샘을 막기 위해 실리콘 리드를 사용하고 있죠. 

많은 전문가들은 식품 용기로 실리콘을 사용하는 것을 긍정적으로 생각합니다. 1979년에 미국식품의약국은 실리콘 화합물(실리콘 제품의 원재료)가 식품용 사용에 적합하다고 결정했습니다. 하지만 그 후로부터 100년이 지나서야 실리콘 베이크용품들이 상용화되기 시작했고, 이러한 실리콘 재질 주방용품의 위해성 연구는 이루어진 게 거의 없다고 합니다. 간접적으로나마 일부 사례가 실리콘이 완전한 대안체가 아니다는 사실이 조금씩 드러나고 있는 실정이죠. 가령 화장품 성분으로 자주 사용하는 실리콘 계열의 시클로펜타실록산의 경우 유럽에서는 이미 유해성 판정을 받은 바 있고, 실리콘이 약품을 담는 튜브로 자주 사용되는 데 일부 화학약품의 보관용기로는 적합하지 않다는 사례가 발견되고 있습니다. 또한 보형물로의 실리콘 사용 부작용 사례도 일부 나타나고 있죠. 그렇기 때문에 주걱같이 다양한 오일과 다양한 재질의 후라이펜 등에 고온에서 사용되는 실리콘 주방도구들이 과연 안전할까라는 의구심이 들기도 합니다.

그래서 많은 환경 분야 전문가들은 실리콘이 비교적 안전한 제품인 것은 맞고, 다양한 플라스틱 가운데 하나를 선택한다면 실리콘을 선택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말합니다. 또한 식품용으로 사용이 적합하다고 판정된 실리콘 제품만 사용하라고 말하지요. 반면 실리콘과 관련해 여러 부작용 사례가 나타나는 이상 더 주의를 기울일 필요가 있고, 실리콘이 아닌 더 나은 대안이 있다면 그것을 사용하라고 권장합니다.

이번 조사를 하면서, BPA, BPS Free 제품이며 다양한 장점들 때문에 주방도구로 실리콘을 선호했던 엄마의 입장에서 실리콘이 플라스틱의 한 종류라는 사실에 적잖히 놀랐습니다. 제 경우 일회용 플라스틱 빨대의 대안으로 실리콘 재질을 선호하고 알아보고 있었거든요. 저 같은 어른들은 빨대를 안쓰면 그만이지만, 아이들에게 스테인레스나 유리 재질의 빨대는 위험할 수 있다고 판단됐기 때문이죠. 물론 빨대야 적정한 온도에서 검증받은 액체에 한해서만 이용되기 때문에 유해하지는 않을 것이라 판단됩니다만, 완벽한 대체제는 아니라는 전문가의 판단에 약간의 불안감은 떨쳐버릴 수가 없네요.

실리콘을 이용하는 현명한 방법은 1) 그 이상의 대안이 있다면 그 대안을 선택하고, 2) 플라스틱 재질의 식품 용기를 고려하고 있다면 실리콘을 선택하고, 3) 재활용이 어렵기 때문에 한 번 선택한 실리콘 제품은 충분히 반복 사용하는 것이 아닐까요. :)


참고글


  1. 출처 : 실리콘 [silicone] (화학용어사전, 2011. 1. 15., 일진사) [본문으로]

저희집은 아직도 페트병 생수를 구매해서 마십니다. 남편이 저렴하게 사놓은 것이 있어, 아무래도 올해까지는 생수를 먹어야 할 것 같습니다. 매일 최소 한 개에서 많게는 세 개 정도의 페트병이 나와요. No More Plastic을 실천하려는 입장에서 부끄럽기도 하죠. 마셔야 하는 상황이니 어쩔 수 없고, 그렇기 때문에 올바른 방법으로 분리수거하고자 노력하고 있어요.

여러분들은 페트병을 어떻게 분리해서 배출하세요? 대부분 납작하게 해서 라벨지를 떼고까지는 분리하나 뚜껑의 고리는 참 불편하죠. 노하우라고 하기에는 쑥스럽지만, 해보니 의외로 분리수거가 어렵지는 않아 내용을 공유해요.

오늘의 분리배출 주인공은 아래 두 개의 페트병입니다. 장비도 미리 준비했어요. 오른쪽의 가위는 저희집 분리수거 전용 가위인데, 10년 이상 저희 주방을 지키고 있어요. 세월의 흔적으로 플라스틱 부분은 쪼개져 나갔지만, 칼날은 여전히 날카로워요. 분리수거의 일등공신이죠.

 

우선 생수 페트병을 분리해볼게요. 먼저 페트병을 납작하게 구겨 주세요. 이렇게 하면 라벨지와 패트병 사이에 틈이 생겨 라벨지를 쉽게 떼어 낼 수 있어요. 오른쪽 사진처럼 뜯지 않고 페트병 위쪽으로 꺼내면 되요.

 

다음은 고리. 저도 처음에는 잘 빠지지 않아 가위로 잘라보기도 하고 했는데, 지금은 이 방법이 제일 편한 것 같아요. 엄지와 중지로 고리를 살짝 눌러주면 고리와 페트병 사이에 틈이 생겨요. 거기에 검지손가락(정확히는 손톱)을 끼어 살살 위쪽으로 밀어 올리면, 짜잔! 오른쪽처럼 고리가 쏙 빠져요.

 

다시 한 번 다른 페트병을 분리할 때의 과정샷으로 보면 다음과 같아요. 1) 엄지와 중지로 고리를 눌러 틈을 만든다. 2) 검지로 고리를 잡아 당긴다. 3) 평행으로 살살 고리를 병 입구 쪽으로 잡아 올린다.

 

이렇게 분리된 페트병은 라벨지는 '비닐류'로 페트병은 '패트'로, 뚜껑은 '플라스틱'으로 분리배출하면 됩니다.

두 번째 커피 페트병은 조금 더 어려워요. 우선 물로 헹궈서 남은 커피는 씻어내버려요. 커피 페트병 라벨지는 접착제가 붙어있지는 않지만 꽉 끼어 있어서 벗겨내기 조금 난감해요. 저는 라벨지의 아래 부분을 조금 늘어뜨려 틈을 만들고 가위로 조금 잘라낸 후 벗겨내요. 틈이 잘 안생기는 것은 병째 라벨 위 부분을 가위질해서 뜯을 부분을 만듭니다. 페트병을 재사용하지 않는 이상 흠집은 문제될 게 없거든요.

 

그럼 아래처럼 분리가 되지요.

이제 난코스인 병뚜껑. 생수 패트병처럼 엄지와 중지로 지긋이 누른 후 검지로 꺼내려해려해도 생수병과 달리 고리에 다리가 달려 있어서 쉽게 빠지지가 않아요. 그래서 저는 약간의 틈을 만든 후 가위를 끼워 힘을 주면서 위로 잡아 당깁니다. 그럼 아래처럼 까만 다리 같은 것이 빠져요.

 

다른 방향으로 여러번 가위를 끼워 들어올리면 요렇게 다리가 달린 고리가 빠지게 되죠. 이렇게 분리된 것은 페트병은 '페트', 라벨지는 '비닐류', 뚜껑은 '플라스틱류'로 분리배출하면 되요.

 

분리수거를 힘들게 만드는 고리 두 가지를 비교해보면 아래와 같아요. 커피의 경우 향이 빠져나가면 안되기 때문에 저런 복잡한 구조의 병뚜껑을 사용했을 것이라고 생각해보지만 분리수거할 때는 정말 불편합니다.

가장 이상적인 페트병 뚜껑은 아래가 아닐까 싶어요. 고리 부분에 틈이 있는데, 뚜껑을 돌리면 깔끔하게 고리까지 빠집니다. 물론 이런 유아용 음료 페트병도 이상적인 대안은 아니에요. 본체와 접착되어 있는 입구 부분 페트는 유색이라 분쇄 과정에서 걸러내는 게 불편하고, 본체도 불투명하거나 유색의 재질이라 양질의 페트 재료가 되진 못하거든요. 라벨지도 벗겨내기 힘든 경우가 많고 속뚜껑은 재활용이 안된다는 단점도 있구요. 하지만 뚜껑 하나만은 분리배출하기에 용이합니다.

 

이러한 분리배출 노력은 번거로운 게 사실입니다. 그리고 저도 대부분의 의견과 마찬가지로 제품 생산 과정에서 먼저 분리수거가 편리하도록 제작되어야 한다고 생각해요. 저희집의 생수병은 라벨지가 쉽게 벗겨지는 편이지만, 콜라 페트병의 경우 보기 싫게 라벨지가 접착제에 붙은 채 떨어지지 않아요. 앞으로 정책 차원에서 개선을 해나간다고 하니 기대는 됩니다만, 저런 패트병을 마주하는 지금의 현실에서는 어느정도 최선을 다 해야 하지 않을까요. 연장 없이도 분리수거가 되고, 먹고 '비우고', '헹구고', '분리해서', 배출하면 100% 패트 자원으로 재활용하는 그 날이 빨리 오면 좋겠습니다.

"콜라 패트병은 접착제에 라벨지가 붙어 떨어지지 않아요. ㅠㅠ"

 

P.S. 아래는 페트병 라벨지 개선이 필요하다는 내용의 동영상입니다. 함께 감상해보세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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