큰 아이는 병설유치원에 다니기 때문에 스승의 날이라 해도 꽃 한송이 보내기 어려워요. 대신 지난 주 그림대회에서 체험활동으로 받았던 셔츠 재활용 카드 재료를 이용해 스승의 날 메시지를 담았어요. 열심히 풀칠해 카드를 완성하고 아직 한글을 못 떼서 엄마가 적어준 것을 보고 한 글자 한 글자 또박또박 따라썼죠. 그리고 장식은 아이의 몫. 선생님께 주고 싶은 것을 싸인펜으로 표현했다고 하네요.

저 셔츠 재활용 카드는 가정에서도 쉽게 만들 수 있을 것 같아요. 택배 박스 등 골판지를 엽서 크기로 자르고 그 중 하나에 모양을 내서 오린다음 두 종이 사이에 재사용하지 못하는 셔츠나 천을 넣으면 되거든요. 이 그림대회에서의 저 동물들은 멸종위기동물이라는 의미가 있더라구요. 한 가지 팁은 셔츠를 오릴 때 엽서 크기보다 작게 잘라야 두 번 작업을 하지 않아요. 그림대회에서 받은 천은 엽서보다 크기가 커서 완성 후 남은 천을 가위로 잘라내야했는데 깔끔하게 잘리지가 않더라구요.

주어진 재료로 엽서를 만드는 김에 동물 모양으로 떨어져나가는 골판지 조각이 예뻐서 반전 버전으로도 만들어 보았습니다. 다른 용도로 사용하려고 모아둔 비닐코팅된 과자 상자를 엽서 크기로 자르고 딸 아이에게 작고 낡아서 못입는 꽃무늬 내복을 잘라 감쌌어요. 그리고 뒷면에 상자의 다른 면을 자른 후 그 위에 메시지를 적었습니다.

무엇보다도 이렇게 만드는 과정을 딸 아이와 같이 한다는 것이 의미가 있지요. 감기로 고생하면서도 선생님 드릴 마음에 열심히 풀칠하고 또박또박 따라 쓰고 예쁘게 장식하고, 그 마음이 예쁘죠. 아이가 좀 더 자라면 더 많은 시도를 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딸 아이가 그린 꽃 모양대로 오려서 카드를 만들면 더 멋있을 것 같아요. 이렇게 스승의 날이 지나갑니다. 받으신 선생님들께서도 흐뭇해하시면 좋겠어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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