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가 계획한 텀블러와 실리콘 빨대의 조합에 대해 개인적으로 매우 만족합니다. 현충일에도 키즈카페에서 아이가 원하는 아이스 코코아를 텀블러에 실리콘빨대를 꽂아서 사용했어요. 일회용 플라스틱컵도 아끼고 남은 음료는 싸갈 수 있으니 편리합니다. 두 아이의 것을 모두 챙겨가려면 부피가 크지만 아이 키우는 엄마 가방은 작아지기 어려우니까 스스로 이해합니다. 최근에 유치원에서도 선생님이 비닐봉투 등 일회용품을 사용하지 말아야 한다고 가르쳤다 합니다. 그래서 그런지 큰 아이는 이런 행동이 미션 수행 게임하는 느낌이 들어서 그런지 수긍하고 적극적으로 동참합니다.

저는 저와 남편을 위해 스테인레스 재질을, 아이들을 위해서는 실리콘 재질을 선택했는데, 꽤 다양한 재사용빨대가 출시되어 있습니다. 제가 구매할 당시만 해도 직구 방법밖에 없었는데 지금은 온라인에서 비교적 쉽게 구입할 수 있어요. 그만큼 많은 사람들이 플라스틱 빨대 사용의 심각성을 인지했기 때문이겠죠.

오늘은 일회용 플라스틱 빨대의 대안에 대해 이야기하고자 합니다.

플라스틱 일회용 빨대의 대안으로 크게 '일회용', '다회용', '반영구' 빨대로 나눌 수 있어요. 플라스틱이라는 소재가 썩지 않고 재활용되기 어렵기 때문에 일회용이되 소재를 대체하는 경우가 '대안용 일회용 빨대'라고 할 수 있습니다. 가장 쉽게 접할 수 있는 것이 종이 빨대죠. 종이는 플라스틱보다는 재활용율이 현저히 높고 자연분해되는 시간도 짧습니다. 반면 일회용이기 때문에 플라스틱 빨대와 마찬가지로 평균 15분이면 쓸모가 사라져요. 또 많은 종이 빨대들은 물 사용에 적합하도록 플라스틱 방수 코팅이 되어 있습니다.  

종이 빨대말고도 많이 언급되는 것은 먹는 빨대입니다. 아래 동영상은 파스타를 대롱 모양으로 만들어 빨대 대용으로 사용하고 있는 바(Bar)에 대해 소개하고 있습니다. 밀, 해초 등 식용소재로 만든 빨대들도 있습니다. 롤리웨어(Loliware)라는 영국의 스타트업 회사는 일차로 해초로 만든 먹는 컵을 런칭한 바 있는데 현재 INDIEGOGO를 통해 해초로 만든 먹는 빨대 런칭을 위한 크라우드 펀딩을 하고 있습니다. (펀딩 바로가기>>

일회용 빨대를 대안으로 찾는 경우는 소비자보다는 카페, 식당 등이 많습니다. 포장에서 빨대를 포기할 수 없기 때문이죠. 그렇기 때문에 맥도날드를 비롯해 세계적 기업들이 일회용 빨대 대체제를 마련하는 데 고민을 하고 있다고 합니다. 

'다회용 빨대'는 여러번 사용할 수 있으나 품질 문제로 일정 횟수 사용 후에는 바꿔줘야 하는 경우입니다. 대표적인 것이 대나무 빨대에요. 친환경적이지만 나무의 특성상 곰팡이 발생 등이 우려되기 때문에 주기적으로 바꿔주어야 합니다. 대나무외에도 밀을 사용한 빨대도 있어요. 가장 널리 알려진 밀 빨대는 영국의 Ecostrawz라는 회사가 만든 것인데요, 50개에 3.5파운드(약 5천원) 정도로 구매할 수 있습니다. 빨대의 기원이 밀 대롱을 이용해 술을 마신데 있다는 글을 본 적이 있는데, 재료면에서는 가장 친환경적인 것 같습니다.

출처 : http://www.ecostrawz.co.uk

그리고 '반영구적인 빨대'의 대안으로 각광받고 있는 것이 스테인레스 빨대, 실리콘 빨대, 유리 빨대죠. 이 모두 쉽게 성형이 가능해 일자형 말고도 ㄱ자로 휘어지는 제품으로도 제작할 수 있어요. 소독, 세척도 쉽고 품질 상 문제 발생 요인도 적어 오랫동안 사용할 수 있죠. 

유리 빨대의 장점은 투명함과 찬 느낌, 고급스러움이지요. 투명하고 찬 느낌은 더운 여름 아이스음료와 잘 어울립니다. 대부분 내구성을 보완하여 제작됐기 때문에 안전하다고 하나 빨대를 잘 씹는 아이들의 경우 주의가 필요해요.

스테인레스 빨대의 장점은 차가운 금속 재질에서 오는 청량감과 재질의 안전성이죠. 세척, 관리, 이동 시 보관도 가장 쉬워요. 반면 일부 사용자 가운데 쇠 냄새에 민감하신 분들은 불편하다고 말하기도 합니다. 제 경우 텀블러에 스테인레스 빨대는 선호하지 않는 편이에요. 개인적으로 쇠와 쇠가 만나 생기는 긁히는 음이 싫어서 인데, 유리 재질 자에 스테인레스는 참 어울리고 편리합니다. 모서리부분도 잘 다듬질되어 있어 날카롭지 않구요.

실리콘 빨대의 장점은 다칠 위험이 적고 다양한 컬러가 가능하다는 것이죠. 무게도 가볍고 보관이나 이동도 아주 편리합니다. 하지만 앞서 다른 포스트에서 말했듯이 실리콘은 엄연히 말해 플라스틱이기 때문에 소재 측면에서의 이상적인 대체제라고는 할 수 없습니다. 

최근에는 이러한 재질들의 장점을 부각하고 단점을 보완한 제품들이 다수 출시되고 있습니다. 그 중 하나는 스테인레스 재질에 실리콘으로 보완한 제품이죠. 입이 닿는 부분과 컵이 닿는 부분에 실리콘을 부착해 소음과 상처(기스) 발생을 줄이고 위험도를 낮췄어요. FinalStraw는 접이식 빨대로 부피가 크다는 스테인레스 재질 빨대의 단점을 보완한 것으로 접어서 열쇠고리처럼 들고 다닐 수 있습니다. 현재 클라우드펀딩을 진행하고 있고 우리나라에서도 얼리어답터(바로가기>>)에서 펀딩에 참여할 수 있다고 하네요.

출처 : (좌) amazon.com / (우) FinalStraw

위 내용을 바탕으로 제목의 질문에 답을 드리자면 다음과 같아요. 

Q. 누가 사용하나요?

A. 영유아가 사용할 것이라면 실리콘재질이, 그 외라면 스테인레스 재질이나 유리 재질을 추천합니다.

Q. 어디에서 사용하나요?

A. 매장을 운영하시면서 테이크아웃용이나 포장 및 배달용으로 고민한다면 일회용인 종이 재질, 먹을 수 있는 재질, 다회용인 밀 재질, 대나무 재질을 추천합니다.

Q. 어떤 크기의 가방을 들고 다니나요?

A. 작은 가방에 들어갈 수 있는 부피가 작은 빨대를 원한다면 최근 개발되고 있는 접이식 빨대나, 시중에서 살 수 있는 실리콘 빨대 중 분리해서 사용할 수 있는 제품을 추천합니다.

Q. 금속이나 유리 재질이 입에 닿는 것을 싫어하나요?

A. 실리콘이 모서리 부분에 부착된 스테인레스 재질 빨대를 구매하거나, 여러 용도로 끼워 사용할 수 있는 실리콘 리드, 마개만 따로 구입해 사용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어떤 빨대도 사용하지 않는 것만큼의 친환경적인 것 없습니다. 빨대에 길들여진 습관이 불필요하다고 생각되신다면 빨대 사용을 중지해보세요. 가장 가볍게, 가장 경제적이면서도, 가장 지구에 이로운 방법입니다. :)



지난 토요일, 가족 모두 근교로 식사하러 가고 들른 카페에서 이렇게 첫 아이들 텀블러를 게시했어요. 저 실리콘 빨대가 굵어서 실리콘 빨대마개에 들어가지 않을 줄 알았는데 들어갑니다. 실리콘 특성상 잘 구부러지니 아이들 이용하기에 괜찮은 것 같아요. 남은 음료는 이 모양대로 차에서도 이용하고 다음 코스인 마트에서도 이용했죠.

이날 에피소드 하나.

제 음료는 아이스 아메리카노를 제가 가지고 온 텀블러에 담아 달라고 부탁했죠. 이 카페의 과일 음료들은 대부분 스파클링이라 아이들이 마시기 어려웠어요. 주인분은 친절하게도 아이들을 위해 개인적으로 마시는 감귤주스를 서비스로 주셨죠. 그것도 아이들이 좋아할 만한 디자인의 유리컵에요. 하지만 제가 주문한 커피는 일회용 플라스틱컵에 빨대에 꽂혀 나왔어요. ㅜㅜ 텀블러를 드렸음에도 깜박하신 거죠. 벌써 일회용컵에 담겨져 나온 음료가 아까워 이날은 텀블러 사용을 못하게 됐죠. 

에피소드 둘.

저희집엔 오래전에 다이소에서 구입한 구부러지는 플라스틱 빨대가 있어요. 그 당시 저희 집에서 행사가 있어 아이들 용으로 샀는데, 천원인지 2천원인지 기억은 나지 않지만 매우 저렴한데 빨대 수도 엄청나게 많았죠. 혼자서 물을 따라서 마실 수 있는 나이의 큰 아이가 자연스럽게 그 빨대를 꺼내 물컵에 꽂으려는 걸 보고 깜짝 놀랐습니다. 의도치 않게 그 상황에서 아이에게는 잔소리일 수 있는 밥상머리 교육을 할 수 밖에 없었어요.

"S야, 이런 플라스틱 빨대를 너무 많이 쓰면 이게 바다로 흘러들어가서 바다거북이나 새들을 아프게 할 수도 있어. 그래서 우리집에서는 이런 플라스틱 빨대를 사용하지 않을거야. 물을 마실 때 꼭 빨대가 필요한 건 아니잖아. 빨대가 필요하다면 다른 빨대를 줄게."

큰 아이의 답은 이렇습니다.

"나도 알아. 하지만 난 이 빨대를 사용하고 나서 작품을 만들거야."

본인이 작품으로 재사용하신다 하니 이거 말릴 수도 없고... 그래서 이 날은 허용했습니다. 물론 큰 아이는 식사한 후 자기가 말 한 것을 까맣게 잊고 놀기 바빴죠. 전 아이가 다른 날 작품 활동을 하기위해 빨대가 필요하다면 이 날 사용한 빨대를 주면서 다시 잔소리 겸 훈육을 할 것입니다. 그 내용은 아마도 다음과 같을 거에요.

"네가 잊어버렸던 플라스틱 빨대를 엄마가 그대로 버렸다면 어느 날 바다로 흘러들어가 동물들이 아파했을 지 몰라. 엄마는 그날 네가 이 빨대를 재사용한다고 했기 때문에 사용하길 허락한 거고, 넌 잊었지만 네가 한 말을 믿기 때문에 이렇게 모아두었어. 꼭 이 빨대로 멋진 작품을 만들길 바라."

그리고 그 날 이후 플라스틱 빨대들은 아이들 손 닫지 않는 찬장 맨 윗칸으로 보내버렸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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