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는 지난 4월 26일 이마트 등 5개 대형마트와 MOU를 체결하고 '1회용 비닐쇼핑백, 과대포장 없는 점포' 만들기에 함께 노력하기로 협의했습니다. 이 협약을 통해 비닐롤백 사용량을 줄이고, 이중포장을 개선하고 재활용이 불가능한 코팅·유색 트레이(회접시 등)를 줄여나가겠다고 밝혔죠. 그로부터 약 2개월이 지난 지금, 여러분들은 대형마트의 변화를 체감하고 계십니까?

대형마트에서 한 달에 최소 두번 쇼핑하고, 어느새 채소를 구매할 때의 기준이 비닐포장이냐 아니냐가 된 제 입장에서 볼 때, 이러한 협의의 실천이 더디게 진행되는 것 같아 안타깝습니다. 한 번은 비닐포장이 안 된 야채를 하나도 찾을 수 없던 적도 있었고, 속비닐 대신 제가 가져온 재사용봉투 대신 비닐롤백 사용을 권장하는 판매원도 만난 적도 있습니다. 회사 차원의 협약이 판매자 개개인까지 전달되는 데 다소 시일이 걸릴 수 있겠지만, 호기롭게 시작한 협약의 결과가 획기적으로 반영되면 좋겠다는 아쉬움은 떨칠 수가 없습니다. 

소비자 개개인의 실천은 저처럼 현실에서 부딪힙니다. 애호박을 사고 싶은데 마트 내 대부분의 애호박은 비닐포장에 꽉 끼워져 낱개로만 구입할 수 있습니다. 하나면 충분한 오이도 랩에 칭칭 감긴 5개 들이로만 구입하도록 해놓습니다. 제 경험상 마트에서 포장 없이 살 수 있는 채소는 감자, 당근, 가끔 시금치와 같은 제철 나물과 버섯 한 종류 뿐입니다. 

대부분의 소비자는 이 대형마트가 정부와 함께 비닐쇼핑백과 과대포장 없는 점포 만들기에 동참하는 지도 모릅니다. 소비자들은 정책이 시행되기 때문에 장바구니를 가지고 다니기 시작한 게 아닙니다. 어느 날 마트에서 비닐봉투가 유상으로 바뀌고 대여 장바구니가 생기면서 장바구니의 필요성을 체감하게 된 거죠. 마찬가지입니다. 고무장갑 5개가 하나씩 사는 것보다 저렴하기 때문에 선택하는 거지, 이중포장되어 5개들이를 사는 것이 아닙니다.

업체들은 협약을 이행하는 게 어렵다고 호소합니다. 생산부터 이중포장되어 들어오는 제품들, 1인가구의 증가 등 소비자 니즈를 반영한 상품 구성, 변화를 거부하는 일부 소비자들의 항의 등으로 이러한 변화를 적용시키는 게 어렵다고 말합니다. 그렇다면 약속을 하지 말았어야죠.

플라스틱 어택(Plastic Attack)은 유통과 판매 과정에서 소비자에게 책임을 떠넘기는 비닐봉투와 비닐포장을 거부하는 전세계적인 움직임입니다. 영국에서 처음 시작해, 전 세계로 퍼지고 있는 이 운동은 유럽에서 미국으로 아시아로 점차 확산되는 추세죠. 첫 ‘플라스틱 어택’ 캠페인이 벌어졌던 영국 유통업체 테스코(Tesco)는 ”플라스틱 포장재 사용을 줄여야 한다는 데 전적으로 동의한다”면서 “2025년까지 100% 재활용되거나 생분해되는 재질의 포장재를 도입하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고 했구요. 유럽 시장 점유율 1위인 프랑스 유통업체 까르푸(Carrefour)도 ‘플라스틱 어택’ 캠페인에 공개적으로 지지를 표명하고 “프랑스에서 플라스틱 포장재 자원이 100% 순환되는 시스템을 조성하기 위한 국가 조약을 제정하는 데 적극 나서겠다”고 밝혔다고 합니다.[각주:1]

지난 4월13일 영국 버밍엄에서 개최된 플라스틱어택 현장

이러한 흐름을 타고 오는 7월 1일 서울에서도 플라스틱 어택 행사가 개최됩니다. 규칙은 간단합니다. 평소처럼 마트에서 쇼핑하고 쇼핑 후 불필요한 포장을 매장에게 돌려주고 본인이 가져온 용기에 다시 포장해 가는 거죠. 6월 28일 21시까지 사전 신청을 받고 있고, 정확한 장소와 지침 등은 개별 연락드린다고 합니다. 신청서 작성은 이곳 >>> http://bit.ly/plasticattack_seoul_0701 

 출처 : 플라스틱 어택 서울_페이스북 페이지(바로가기)

IDEA MOUTH도 이번 행사에 동참합니다. 처음 참여하는 행사라 기대와 걱정이 반반이지만, 무분별한 비닐봉투 사용에 대해 경종을 울려야 하는 것은 너무나 당연하기 때문이죠. 많은 분들이 함께하면 정말 좋겠습니다. 

출처 : 6월 2일 프랑스에서 진행된 플라스틱 어택 사진(바로가기) 

  1. 출처 : 포장 쓰레기에 손님이 뿔났다, 유럽에서 확산 중인 ‘플라스틱 어택’ / 조선일보 더나은미래 2018.6.5. [본문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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