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글 주방엔 천연 수세미, 욕실엔 천연 스펀지. 에서는 목욕 시 사용하는 타올이나 샤워볼 모두 플라스틱 섬유로 만들어졌고 습식 환경인 우리나라 욕실에서는 자주 새 것으로 갈아줘야 세균 번식 등을 막을 수 있다 언급했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재활용되지 않는 샤워볼이나 타올은 썩지 않는 쓰레기가 된다고 말씀드렸죠. 당시 저는 아이들에게는 천연 스펀지인 해면 스펀지를 사용하도록 했고 저는 코바늘로 뜬 면사 샤워볼을 사용했어요. 천연 해면 스펀지는 말이 필요 없을 정도로 바람직한 샤워볼 대체품이죠. 거품이 잘 나고 잘 마르기 때문에 정말 잘 사용하고 있어요.

반면 코바늘 샤워볼, 샤워타올은 불편한 점이 많았어요. 실이다보니 물과 비누를 많이 흡수하고 거품이 생각만큼 잘 나지 않고 결정적으로 마르는 시간이 오래 걸려서 두 개를 번갈아 건조시켜 사용해야 했어요. 물론 장점도 있습니다. 면사로 짰기 때문에 다른 면 소재 천들과 함께 끓는 물에 삶을 수 있어서 꼼꼼이 청결하게 관리할 수 있었죠.

그러다가 헹주 만들다 남은 짜투리천을 이용해 샤워볼을 만들었는데 보기에도 그럴싸하고 사용해보니 생각보다 좋더라구요. 아래 사진이 제 첫 소창 샤워볼입니다. 거품도 잘 나고 소창 천이 얇으니 그 전 코바늘 샤워볼보다 건조시간이 훨씬 짧았어요. 약 한 달 동안 이 샤워볼을 사용했습니다. 그리고 이 것과 교환해 사용할 두 번째 샤워볼을 만들었어요. 처음 만들었던 것의 단점을 보완해서요.

첫번째 샤워볼은 전반적으로는 만족스러웠지만 몇 가지 개선 사항이 있었는데 보기 좋았던 퍼프가 물에 젖으면 쪼그라드는데 본래의 원형 모양을 잃어버렸어요. 또 당시 길이를 25cm 정도로 해서 만들었는데 물이 묻으니 천의 볼륨감이 사라져 조금 불편하더라구요. 그래서 두번째 샤워볼은 천의 길이는 길게, 폭은 좁게 하여 모양을 유지하기로 했습니다. 그랬더니 다음과 같은 샤워볼이 완성됐어요. 왼쪽이 이번에 만든 샤워볼, 오른쪽이 위 샤워볼의 지금 모습입니다. 

오늘은 제 두번째 샤워볼 만든 방법에 대해 소개하고자 합니다. 우선 소창천이 필요해요. 전 삼베로도 만드려고 삼베도 준비했어요. 길이는 150cm 정도, 폭은 저는 10~15cm 정도가 적당한 것 같습니다. 전 접어서 5cm가 되도록 폭을 잡았는데 1~2cm 정도 더 크게 하는 게 만들기 편한 것 같아요. 끈도 필요한데요. 길이는 20cm 정도로 삶아 쓰실 경우 면으로 된 끈이 적합합니다. 전 오래된 유니클로 파자마에 썼던 끈이 면이라 이걸 이용했는데 적당한 끈이 없다면 면사로 사슬뜨기를 해서 끈을 만들어도 좋을 것 같아요. 부가적으로 필요한 건 포켓에 끼울 수 있는 형태의 볼펜 또는 집에 있다면 고무줄 넣는 기구(제가 가지고 있다는 걸 까먹어서 이번엔 안썼는데 있었다면 도움이 됩니다. 다이소에서 살 수 있어요). 

 

천을 재단하면 아마 천 조각을 두서너개 연결해야 할거에요. 길게 반으로 접기 전에 조각을 먼저 연결해줘요. 1cm 정도 포갠 후 양쪽 0.2cm 정도 박음질을 해주면 됩니다. 만약 각 천의 가장자리에 실밥이 빠질 경우 1cm 시접을 접은 후 작업 해주세요. 제 경우 조각의 폭 가장자리는 마감된 부분이라 따로 시접을 주지는 않았어요.

그런 후 길게 반으로 접은 후 1cm 안쪽으로 박음질을 합니다. 이 때 1cm 시접을 먼저 접은 후 다림질로 다려 모양을 잡고 0.2cm 정도 바짝하게 박음질을 해도 괜찮아요. 폭이 5cm 정도거나 삼베까지 뻑뻑한 천일 경우 뒤집을 때 많이 힘들거든요. 뒤집는 과정을 생략하기 위해서는 시접을 먼저 접고 박음질하는 방법을 추천 드려요. 사진 찍어 놓은 것이 없어 악필의 그림 설명 들어갑니다. ㅎㅎ;

아래는 막 박음질이 끝난 소창천과 삼베천입니다. 전 박음질을 한 후 뒤집는 방법을 썼는데요. 뒤집을 때는 두 손가락을 넣어 속을 조금씩 잡아당기면서 뒤집어 가는데 구멍이 좁다보니 인내심을 시험할 만큼 힘들었어요. 이 때 위의 고무줄 끼우는 기구를 사용하면 편합니다. 천의 끝부분에 기구를 끼운 후 터널을 통과하는 방법으로 하면 손가락으로 하는 것보다는 조금 더 수월하게 하실 수 있을거에요.

 

그런 후 고무줄 끼우는 도구 또는 아래와 같이 포켓에 끼울 수 있도록 되어있는 볼펜에 끈을 묶어 천 가운데를 통과시킵니다. 볼펜을 이용할 시에는 아래 사진처럼 포켓에 꽂는 부분에 끈을 묶어서 사용하면 됩니다. 그 다음 곱창의 모양을 동그랗게 잡은 후 두 개의 끈을 묶어요. 그리고 5cm 정도 차이를 두고 위쪽을 묶은 후 남은 끈을 잘라내면 완성됩니다.

 

짠! 왼쪽은 삼베천으로, 오른쪽은 소창천으로 만든 샤워볼이 완성됐어요. 소창천이 훨씬 길기 때문에 곱창이 더 풍성하게 보이죠.

 

아래 왼쪽은 만든 첫 날 욕실에 걸어둔 거에요. 그리고 오른쪽은 약 일주일 사용 후 욕실에 걸린 모양입니다. 풍성했던 곱창의 모양이 많이 찌그러진 건 맞아요. 그래도 처음 만든 샤워볼처럼 축 처지지는 않네요. 세척력을 비교해 봤는데 소창, 삼베 모두 거품 정말 잘 납니다. 살에 닿는 느낌은 좀 다른데, 소창 샤워볼은 가제손수건에 비누칠을 한 느낌이라면 삼베 샤워볼은 때타올에 더 가까워요. 건조력은 확실히 삼베가 좋습니다. 저희 화장실의 경우 완전히 마르는데 하루 정도 걸리는 것 같아요. 사용 후 건조한 곳에 말리거나 바람에 말리면 더욱 위생적일 것 같습니다.

 

요런 식으로 두 개 정도 만들어 하루씩 번갈아 사용하고 한 달에 한번 정도는 삶아 주면 좋을 것 같아요. 플라스틱 없는 욕실 만들기! 샤워볼, 샤워타올 바꾸기로부터 시작됩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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