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희집은 아직도 페트병 생수를 구매해서 마십니다. 남편이 저렴하게 사놓은 것이 있어, 아무래도 올해까지는 생수를 먹어야 할 것 같습니다. 매일 최소 한 개에서 많게는 세 개 정도의 페트병이 나와요. No More Plastic을 실천하려는 입장에서 부끄럽기도 하죠. 마셔야 하는 상황이니 어쩔 수 없고, 그렇기 때문에 올바른 방법으로 분리수거하고자 노력하고 있어요.
여러분들은 페트병을 어떻게 분리해서 배출하세요? 대부분 납작하게 해서 라벨지를 떼고까지는 분리하나 뚜껑의 고리는 참 불편하죠. 노하우라고 하기에는 쑥스럽지만, 해보니 의외로 분리수거가 어렵지는 않아 내용을 공유해요.
오늘의 분리배출 주인공은 아래 두 개의 페트병입니다. 장비도 미리 준비했어요. 오른쪽의 가위는 저희집 분리수거 전용 가위인데, 10년 이상 저희 주방을 지키고 있어요. 세월의 흔적으로 플라스틱 부분은 쪼개져 나갔지만, 칼날은 여전히 날카로워요. 분리수거의 일등공신이죠.
우선 생수 페트병을 분리해볼게요. 먼저 페트병을 납작하게 구겨 주세요. 이렇게 하면 라벨지와 패트병 사이에 틈이 생겨 라벨지를 쉽게 떼어 낼 수 있어요. 오른쪽 사진처럼 뜯지 않고 페트병 위쪽으로 꺼내면 되요.
다음은 고리. 저도 처음에는 잘 빠지지 않아 가위로 잘라보기도 하고 했는데, 지금은 이 방법이 제일 편한 것 같아요. 엄지와 중지로 고리를 살짝 눌러주면 고리와 페트병 사이에 틈이 생겨요. 거기에 검지손가락(정확히는 손톱)을 끼어 살살 위쪽으로 밀어 올리면, 짜잔! 오른쪽처럼 고리가 쏙 빠져요.
다시 한 번 다른 페트병을 분리할 때의 과정샷으로 보면 다음과 같아요. 1) 엄지와 중지로 고리를 눌러 틈을 만든다. 2) 검지로 고리를 잡아 당긴다. 3) 평행으로 살살 고리를 병 입구 쪽으로 잡아 올린다.
이렇게 분리된 페트병은 라벨지는 '비닐류'로 페트병은 '패트'로, 뚜껑은 '플라스틱'으로 분리배출하면 됩니다.
두 번째 커피 페트병은 조금 더 어려워요. 우선 물로 헹궈서 남은 커피는 씻어내버려요. 커피 페트병 라벨지는 접착제가 붙어있지는 않지만 꽉 끼어 있어서 벗겨내기 조금 난감해요. 저는 라벨지의 아래 부분을 조금 늘어뜨려 틈을 만들고 가위로 조금 잘라낸 후 벗겨내요. 틈이 잘 안생기는 것은 병째 라벨 위 부분을 가위질해서 뜯을 부분을 만듭니다. 페트병을 재사용하지 않는 이상 흠집은 문제될 게 없거든요.
그럼 아래처럼 분리가 되지요.
이제 난코스인 병뚜껑. 생수 패트병처럼 엄지와 중지로 지긋이 누른 후 검지로 꺼내려해려해도 생수병과 달리 고리에 다리가 달려 있어서 쉽게 빠지지가 않아요. 그래서 저는 약간의 틈을 만든 후 가위를 끼워 힘을 주면서 위로 잡아 당깁니다. 그럼 아래처럼 까만 다리 같은 것이 빠져요.
다른 방향으로 여러번 가위를 끼워 들어올리면 요렇게 다리가 달린 고리가 빠지게 되죠. 이렇게 분리된 것은 페트병은 '페트', 라벨지는 '비닐류', 뚜껑은 '플라스틱류'로 분리배출하면 되요.
분리수거를 힘들게 만드는 고리 두 가지를 비교해보면 아래와 같아요. 커피의 경우 향이 빠져나가면 안되기 때문에 저런 복잡한 구조의 병뚜껑을 사용했을 것이라고 생각해보지만 분리수거할 때는 정말 불편합니다.
가장 이상적인 페트병 뚜껑은 아래가 아닐까 싶어요. 고리 부분에 틈이 있는데, 뚜껑을 돌리면 깔끔하게 고리까지 빠집니다. 물론 이런 유아용 음료 페트병도 이상적인 대안은 아니에요. 본체와 접착되어 있는 입구 부분 페트는 유색이라 분쇄 과정에서 걸러내는 게 불편하고, 본체도 불투명하거나 유색의 재질이라 양질의 페트 재료가 되진 못하거든요. 라벨지도 벗겨내기 힘든 경우가 많고 속뚜껑은 재활용이 안된다는 단점도 있구요. 하지만 뚜껑 하나만은 분리배출하기에 용이합니다.
이러한 분리배출 노력은 번거로운 게 사실입니다. 그리고 저도 대부분의 의견과 마찬가지로 제품 생산 과정에서 먼저 분리수거가 편리하도록 제작되어야 한다고 생각해요. 저희집의 생수병은 라벨지가 쉽게 벗겨지는 편이지만, 콜라 페트병의 경우 보기 싫게 라벨지가 접착제에 붙은 채 떨어지지 않아요. 앞으로 정책 차원에서 개선을 해나간다고 하니 기대는 됩니다만, 저런 패트병을 마주하는 지금의 현실에서는 어느정도 최선을 다 해야 하지 않을까요. 연장 없이도 분리수거가 되고, 먹고 '비우고', '헹구고', '분리해서', 배출하면 100% 패트 자원으로 재활용하는 그 날이 빨리 오면 좋겠습니다.
"콜라 패트병은 접착제에 라벨지가 붙어 떨어지지 않아요. ㅠㅠ"
P.S. 아래는 페트병 라벨지 개선이 필요하다는 내용의 동영상입니다. 함께 감상해보세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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