몇 년 전부터 형형색색의 디자인 실리콘 주방용품이 인기를 끌더니, 최근에는 일회용품의 대체 상품으로 실리콘 재질의 상품들이 인기를 끌고 있습니다. 특히 아이 엄마들에게 실리콘은 아이에게 무해하고 안전한 소재로 선호되는 일순위지요. 우유병 젖꼭지, 공갈젖꼭지, 유아 식기 등 아이를 키우는 엄마들에게 실리콘은 환경받는 소재입니다.

이러한 실리콘 제품들을 사용하다 보면 "분리수거가 될까" 또는 "어떻게 분리수거할까"라는 질문이 듭니다. 포털사이트 네이버와 다음을 검색해보면 이러한 질문에 대해 일부는 플라스틱과 같이 분리배출하면 된다라고 답하고, 일부는 고무처럼 불연성 쓰레기용 마대자루에 넣어야 한다고 답변하기도 합니다. 하지만 현실적인 답변은 우리 일상의 분리수거 시스템상에서는 분리수거가 되지 않으니, 종량제 봉투에 담아버려야 한다는 것입니다. 사실 실리콘 재활용이 다른 플라스틱 제품처럼 화학적으로 어려운 것은 아닙니다. 하지만 기성품으로 만들어진 대부분의 실리콘 제품들은 소량이고, 육안으로는 폴리우레탄과 실리콘을 구분하는 게 어렵기 때문에 현실적으로 실리콘만 모아 재활용하는 것은 어렵다고 합니다.

실리콘(Silicone)은 규소(Silicon)를 함유하는 유기 화합물 실록산 고분자 동족체를 총칭하는 말입니다. 실리콘의 특성은 분자구조에 기인하는데 내열성이 크며, 물을 튀기는 성질이 풍부합니다. 또 전기절연성, 내약품성, 내노화성 및 불휘발성 그 밖의 모든 것이 순유기성의 동종 물질보다 우수하다고 평가받고 있습니다. 300℃ 부근에서 규소 구리 합금에 유기 염화물을 통하여 각 종류의 클로로실란 유도체 R3SiCl, R2SiCl2, RSiCl3 등(R은 탄화수소기 또는 수소, 가장 흔한 것은 메틸기)을 만들어 이것을 가수분해하면 유기 실록산을 얻을 수 있습니다. 이것을 산 염기 촉매로 가열 중합하여 소상 고분자를 만드는데, 중합도가 작은 것은 실리콘 유(oil), 중합도가 비교적 큰 것에 가교한 것이 실리콘 고무, 강상 구조로 한 것이 실리콘 수지입니다.[각주:1]

실리콘은 우리 생활에서 정말 광범위하게 사용되고 있는데, 우리가 흔히 사용하는 화장품, 로션, 선크림, 샴푸 등에도 함유되어 있습니다. 개인적으로 샴푸에 실리콘이 들어간다는 사실을 실리콘프리(Silicone Free) 샴푸를 사용하면서 알게됐는데요. 샴푸 속 실리콘 성분은 컨디셔너 역할을 해서 피부나 모발을 부드럽고 매끄럽게 만들어 주지만, 씻기지 않은 실리콘 성분은 두피 모공을 막아 모발 상태를 나쁘게 할 수 있다고 하네요. 디메치콘, 아모디메치콘, 세틸디메치콘, 시클로메치콘, 시클로헥사실록산, 시클로펜타실록산 등의 성분이 화장품 전성분에 포함된 실리콘의 이름이라고 합니다.

식품 용기 부문에서의 실리콘 제품들은 이상적인 대안으로 주목받고 있습니다. 고온과 저온 모두 강하기 때문에 오븐으로 요리한 후 바로 냉동고로 직행해도 되는 재질이구요. 전자렌지, 식기세척기도 모두 사용 가능하고, 세척 방법도 아주 쉬울 뿐아니라 액체를 담아도 새지 않습니다. 스테인레스 재질, 유리 재질의 텀블러에도 물샘을 막기 위해 실리콘 리드를 사용하고 있죠. 

많은 전문가들은 식품 용기로 실리콘을 사용하는 것을 긍정적으로 생각합니다. 1979년에 미국식품의약국은 실리콘 화합물(실리콘 제품의 원재료)가 식품용 사용에 적합하다고 결정했습니다. 하지만 그 후로부터 100년이 지나서야 실리콘 베이크용품들이 상용화되기 시작했고, 이러한 실리콘 재질 주방용품의 위해성 연구는 이루어진 게 거의 없다고 합니다. 간접적으로나마 일부 사례가 실리콘이 완전한 대안체가 아니다는 사실이 조금씩 드러나고 있는 실정이죠. 가령 화장품 성분으로 자주 사용하는 실리콘 계열의 시클로펜타실록산의 경우 유럽에서는 이미 유해성 판정을 받은 바 있고, 실리콘이 약품을 담는 튜브로 자주 사용되는 데 일부 화학약품의 보관용기로는 적합하지 않다는 사례가 발견되고 있습니다. 또한 보형물로의 실리콘 사용 부작용 사례도 일부 나타나고 있죠. 그렇기 때문에 주걱같이 다양한 오일과 다양한 재질의 후라이펜 등에 고온에서 사용되는 실리콘 주방도구들이 과연 안전할까라는 의구심이 들기도 합니다.

그래서 많은 환경 분야 전문가들은 실리콘이 비교적 안전한 제품인 것은 맞고, 다양한 플라스틱 가운데 하나를 선택한다면 실리콘을 선택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말합니다. 또한 식품용으로 사용이 적합하다고 판정된 실리콘 제품만 사용하라고 말하지요. 반면 실리콘과 관련해 여러 부작용 사례가 나타나는 이상 더 주의를 기울일 필요가 있고, 실리콘이 아닌 더 나은 대안이 있다면 그것을 사용하라고 권장합니다.

이번 조사를 하면서, BPA, BPS Free 제품이며 다양한 장점들 때문에 주방도구로 실리콘을 선호했던 엄마의 입장에서 실리콘이 플라스틱의 한 종류라는 사실에 적잖히 놀랐습니다. 제 경우 일회용 플라스틱 빨대의 대안으로 실리콘 재질을 선호하고 알아보고 있었거든요. 저 같은 어른들은 빨대를 안쓰면 그만이지만, 아이들에게 스테인레스나 유리 재질의 빨대는 위험할 수 있다고 판단됐기 때문이죠. 물론 빨대야 적정한 온도에서 검증받은 액체에 한해서만 이용되기 때문에 유해하지는 않을 것이라 판단됩니다만, 완벽한 대체제는 아니라는 전문가의 판단에 약간의 불안감은 떨쳐버릴 수가 없네요.

실리콘을 이용하는 현명한 방법은 1) 그 이상의 대안이 있다면 그 대안을 선택하고, 2) 플라스틱 재질의 식품 용기를 고려하고 있다면 실리콘을 선택하고, 3) 재활용이 어렵기 때문에 한 번 선택한 실리콘 제품은 충분히 반복 사용하는 것이 아닐까요. :)


참고글


  1. 출처 : 실리콘 [silicone] (화학용어사전, 2011. 1. 15., 일진사) [본문으로]
반응형

+ Recent post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