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회용 컵의 남발에 대해서는 너무나 오랫동안 익숙하게 들었던 얘기일 것입니다. 일회용 컵은 회수율도 낮고 재질도 업체마다 달라 거의 소각되거나 매립된다고 해요.

우리나라도 일회용컵 환경보증금 제도가 있었습니다. 2002년에 처음 시행했는데, 39개 브랜드와 3500여 개 커피전문점과 패스트푸드점이 자발적 협약을 통해 참여했다고 합니다. 음료 구입 시 일회용 컵에 50~100원을 부담하고 추후 반납하면 환불해주는 방식이었는데, 2006년까지 38.9%의 환불율을 보일 정도로 초기 효과는 좋았다고 해요. 하지만 이 제도를 강제할 법적 근거가 부족해 컵 보증금을 음료 값에 부과해 판매하는 업체가 늘어나고 미반환된 보증금의 처리 내역도 확인할 수가 없는 등 부작용이 발생했죠. 그래서 이 제도는 2008년 3월에 폐지됩니다.[각주:1]

이후의 대안이 개인컵을 가지고 오면 음료가격을 할인해주는 것이었어요. 2013년부터 진행된 이 정책은 환경부와 업체간 업무협약으로 이루어 지고 있는데, 현재 프랜차이즈 커피전문점 16곳과 패스트푸드점 5곳 등에선 텀블러 등 다회용 컵을 이용할 때 10%의 가격 할인 및 리필서비스를 받을 수 있다고 합니다.[각주:2]사실 이 방법도 업체 자율에 의지하는 것이기 때문에 실효성이 없다는 지적이 많아요. 일회용컵의 편의성 때문에 번거롭게 텀블러를 휴대하지 않는 사람들도 많고, 이러한 서비스 홍보에 소극적이기도 하구요.

2017년 환경부 조사에 따르면, 국민 10명 중 9명이 일회용컵 보증금제 도입을 찬성한다고 해요. 일회용컵 증가 추세에 대해 응답자의 78.6%가 '심각하다'고 답했고, 응답자 가운데 61.8%는 "컵보증금제가 시행되면 다회용컵을 더 많이 사용할 의향이 있다"고 대답했다고 하네요.[각주:3]그에 앞서 시행된 여성환경연대의 설문조사에서도 인식정도는 비슷한데, 적정한 보증금 비용에 대해 응답자의 69.2%가 200원 이상으로 책정해야 한다고 답했다합니다.[각주:4]정부는 조만간 다시 환경보증금을 도입할 계획인데, 보증금 수준은 과거와 동일한 50~100원 선이 될 것으로 전망되고 있어요.

이렇게 길게 일회용컵 보증금제도와 텀블러 할인제도를 설명드린 이유는 저 또한 이러한 정책에 영향을 받는 시민이기 때문이죠. 돌이켜보면 제 첫 텀블러는 2013년에 구매했던 것 같아요. 출근 길에 꼭 그 날 마실 커피 한잔을 샀는데, 텀블러를 가져오면 음료값을 할인해준다는 홍보글을 보고 텀블러를 샀던 기억이 나요. 아래 사진의 왼쪽이 제 첫 텀블러인데 지금은 남편이 사무실에서 잘 사용하고 있답니다. :) 

퇴사 후에는 커피점 가는 것도 자주 있는 일이 아니라 텀블러를 잊고 살았는데, 지난 봄 남편이 선물로 사준 텀블러(아래 오른쪽 사진)를 보고 다시 텀블러를 챙기는 습관을 갖기로 했어요. 처음 몇 번은 빠뜨리고 후회했지만, 요즈음은 익숙해져 외출 시에는 꼭 이 텀블러를 챙깁니다.

텀블러 휴대는 조금 번거롭고 무겁다는 것을 제외하고는 장점이 더 많은 것 같아요.

* 우선 일회용컵보다 더 오래 음료를 뜨겁고 차갑게 보관할 수 있구요.

(제가 어제 매장에서 담아온 아이스 커피의 얼음이 하루가 지나도 안 녹은 거 있죠! *^^*)

* 300원의 할인 혜택을 받을 수 있구요.

(할인 받는 재미가 쏠쏠합니다. 10~15번 정도 텀블러를 사용하면 무료 커피 한잔이 생기는 셈이죠.)

* 커피 외에도 공공시설에서 정수된 물을 담거나 음식점의 서비스 국물을 담는 데 이용할 수 있구요.

(오뎅 국물을 서비스로 얻을 때 이용할 수 있을 것 같은데 아직 실천은 안해봤어요. ㅎㅎ 아이 키우는 입장에서 물 동냥을 하거나 아이들끼리 음료를 나눠마실 때는 참 유용해요.)

* 일회용컵보다 건강에 더 좋아요.

(일회용 종이컵의 내부에 폴리에틸렌이라는 플라스틱 코팅 처리가 되어있는데 높은 온도의 액체와 만나면 환경호르몬인 발암물질이 검출된다고 해요. 커피 등 뜨거운 물을 부었을 때 벗겨지기 쉬워 비스페놀 A가 나올 수 있다고 하네요.[각주:5] )

(그리고 컵뚜껑에 사용되는 폴리스티렌(PS)은 고온에서 발암물질을 유발할 뿐만 아니라 재활용이 거의 되지 않아 최근 바다 생물을 죽이는 주범으로 꼽히고 있어서 전 세계적으로 퇴출 운동이 한창이죠! 일회용컵에 커피를 마시더라도 뚜껑을 열어 열을 먼저 식히신 다음 드시기를 추천합니다.)

* 최근 서울시가 시내버스 음식물 반입 제한을 시행했는데, 일회용컵은 승차가 안되나 닫힌 텀블러는 허용된다고 해요.

이 외에 더 나은 장점들은 보다 적극적으로 텀블러를 가지고 다니면서 알아보겠습니다!!!

여전히 저 또한 일회용컵이 편하고, 아직도 많은 사람들이 매장 안에서도 일회용컵을 사용하지요. 초기 다회용컵의 대안으로 진열되기 시작한 텀블러 제품들이 어느새 브랜드 충성도가 높은 소비자들에게 소장해야 하는 필수 Goods가 되어 MD 제품 라인은 텅텅비었음에도 매장에 있는 사람들은 대부분 일회용컵을 사용하는 현실. 개인 물병을 가지고 다니자는 취지의 My Bottle이 너무나 흔해지면서 사은품으로 받은 플라스틱 병을 집에 4~5개 쟁겨놓는 현실.

그래서 생각해봤는데, 이왕 커피 전문점이 환경보호와 일회용컵 제로를 위해 좋은 일을 한다면, 동일 텀블러를 반복적으로 가져와 사용할 때마다 포인트를 추기로 주거나 스탬프를 모아 추가 할인이나 무료 쿠폰을 주는 건 어떨까요.

이상 IDEA MOUTH 였습니다. :)

 


  1. 일회용 컵 보증금 제도 죽느냐, 사느냐? / 환경미디어 / 2018.3.12. [본문으로]
  2. '재활용 쓰레기 대란' 중에도 커피점 일회용 컵 관리 '역주행' / 비즈한국 / 2018.4.8 [본문으로]
  3. 환경부 "국민 10명 중 9명, 1회용컵 보증금제 도입 찬성" / 한국경제 / 2017.12.3. [본문으로]
  4. "소비자 10명중 8명 일회용컵 보증금제 찬성… 200원 이상이어야" / 한국경제 / 2017.10.3. [본문으로]
  5. 종이컵과 뜨거운 물 만나면 발암물질? 텀블러 사용해야 / 헬스조선 / 2011.06.02. [본문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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