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 환경부도 '재활용 폐기물 관리 종합대책'을 발표하며 2030년까지 플라스틱 폐기물 발생량 50% 감축, 70% 재활용의 목표를 언급한 바 있습니다. 우리나라 뿐만이 아니라 주요 선진국을 중심으로 Plastic Zero를 목표로 한 다양한 정책들이 언급되고 있습니다.

오늘은 그 중 선두라고 할 수 있는 영국의 사례를 살펴볼까합니다.

지난 1월 11일, 영국의 테레사 메이(Theresa May) 총리는 'A cleaner greener Britain'이란 표어아래 플라스틱 감축과 관련한 연설을 합니다. 이를 통해 “앞으로 25년 내에 없앨 수 있는 모든 플라스틱 쓰레기를 제거하겠다”면서 오는 2043년을 목표로 하는 환경정책을 발표했습니다. 수퍼마켓에서 플라스틱 진열대를 없애고, 일회용 쇼핑백 구매 시 5페니의 보증금을 부과하고, 플라스틱을 대체할 획기적인 기술에 투자하며, 일회용품에 대한 환경부담금 제도 도입, 국제 공조를 통한 플라스틱 감축과 해양 오염 대처 등이 연설을 통해 언급한 주요 정책이었습니다.

이 연설에 대해, 정부가 주도적으로 플라스틱 제로를 위한 정책을 추구한다는 데 긍정적인 반응이 있었는가 하면, 그린피스 등 주요 환경단체들은 노력이 부족하다거나 정책의 실효성이 회의적이라고 평가했죠. 가령 비닐쇼핑백의 5페니 보증금 제도와 같은 경우 벌써 영국의 일부 지역에서는 실시하고 있던 것이라 획기적이지 않다는 반응이었죠. 특히 이러한 계획이 실현되기 위해서는 법적인 구속력이 필요한데, 그러한 언급은 전혀 없다고 비판했습니다.

하지만 메이 총리의 이 연설은 전 세계에 플라스틱 오염의 심각성을 알리는 계기가 된 것은 분명한 것 같아요. 메이 총리의 주요 발언들은 앞으로의 다양한 플라스틱 정책 뉴스에서 중요한 코멘트로 자주 인용됩니다. 

그리고 지난 4월 19일에 영국 환경부는 플라스틱 빨대와 플라스틱 젓기용 막대(뜨거운 음료를 마실 때 동봉되는 납작한 빨대 같은 것), 면봉의 판매를 금지한다고 발표했습니다. 매년 85억개의 플라스틱 빨대가 해양에 버려지고 있는데, 이 세가지가 해양 오염의 대표 주범이라고 판단했기 때문이죠. 올해 안에 이 금지 계획을 실행하기 위해 관계 부처가 협의하고 있다고 합니다.

영국의 이러한 정책 발표 이후 캐나다 벤쿠버에서도 유사 법안을 실행할 계획을 발표했어요. 벤쿠버는 2019년 6월부터 식당, 술집 등에서 플라스틱 빨대를 사용하지 못하는 방안이 시행될 예정입니다. 최근에는 스위스의 뇌샤텔시에서도 일회용 플라스틱 빨대 사용 금지를 추진하고 있다고 하네요.

이러한 영국의 Zero Plastic 운동에 영국 왕실도 빠지지 않습니다. 영국 왕실에서는 엘리자베스 2세 여왕이 적극적으로 플라스틱 감축을 추진 중인 것으로 알려 있습니다. 엘리자베스 2세 여왕은 평소 데이비드 애튼버러(Sir David Frederick Attenborough)경의 다큐멘터리를 즐겨 보는데, 2017년 말 BBC에서 방영된 '블루 플래닛 2'를 보고 플라스틱 쓰레기 감축을 위해 직접 팔을 걷어붙였다는 후문이에요. 버킹엄 궁과 왕궁 직원 식당에서 빨대와 플라스틱병 사용을 금지하고 왕족들의 거처 내 공중 카페에서도 빨대 사용을 서서히 줄여나가기로 했다고 하네요. 왕실 행사 음식을 전담하는 출장 요리업체들 또한 일회용 접시와 컵 대신 사기 식기와 유리잔을 사용하게 한다고 합니다.[각주:1]

영국인들에게 플라스틱 오염에 대한 경종을 울린 미디어 <블루 플래닛(Blue Planet) 2>

영국 왕실까지 플라스틱의 해양 오염에 대해 경종을 울린 티비 프로. 2017년 말 BBC earth 에서 방영한 다큐멘터리 <블루 플래닛 2>인데요,국내에서도 웰메이드 다큐멘터리로 KBS1에서 방영된 바 있습니다. 영국이 사랑하는 환경운동가 데이비드 애튼버러경이 출연한 이 다큐멘터리는 생생한 해양 생태계의 모습을 담으면서 플라스틱 쓰레기가 어떻게 해양 생태계를 파괴하고 있는지를 보여주었죠. <블루 플래닛 2> 제작진들은 촬영 기간 동안 해안가 등의 촬영 장소의 플라스틱 쓰레기를 함께 치웠다는 여담도 알려졌습니다. 총 8부작으로 이루어진 이 다큐멘터리의 마지막편에서 데이비드 애튼버러경의 말은 많은 이들에게 감동을 주었다고 합니다. "The future of all life now depends on us(미래의 우리의 삶은 지금의 우리에게 달려있다)"

플라스틱 오염 문제가 하루이틀의 이슈가 아닙니다만 영국인들에게 경감심을 일깨워 준 이 다큐멘터리는 정부 차원에서, 전 영국인 차원에서 함께 플라스틱 오염 문제를 해결해야 한다는 동기부여를 전달합니다. 그 후속 대책들이 제가 언급한 위의 이야기들이죠. 아래는 <블루 플래닛 2>의 공식 트레일러입니다. 트레일러만 봐도 힐링되는 느낌이죠. 그리고 그 아래 이미지를 누르시면 <블루 플래닛 2> 공식 홈페이지로 넘어가요. 해양 생태계를 위해 우리가 할 수 있는 일에 대한 정보를 공유하고 있죠.

아무래도 개개인의 자발적인 실천보다는 국가적인 차원에서의 적극적인 추진이 가시적인 성과를 도출하는 데 힘이 될 것입니다. 영국의 이러한 행보가 결실을 맺길 기대하며, 우리나라도 발표한 정책들이 실효성을 거두길 기대하며 오늘의 포스트를 마칩니다. :)

 

  1. 출처 : 엘리자베스 여왕 "빨대·페트병 NO!"…환경오염 방지 솔선수범 / 연합뉴스, 2018.2.12. [본문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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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 한 달에 2번 정도 대형마트에서 5~10만원 정도 장을 보고 일주일에 두 세번 마트나 동네 수퍼에서 소소하게 장을 봐요. 요즘에는 마트마다 일정분량씩 모두 비닐포장 또는 랩포장을 해놓죠. 그리고 감자나 과일 등 제철 상품들만 롤백이라 하는 비닐봉투에 담아갈 수 있도록 해놓아요. 예전과 달리 장보기용 비닐봉투는 많이 근절되었습니다. '자원의 절약과 재활용촉진에 관한 법률'의 일환[각주:1]으로 장보기용 비닐봉투가 유상 판매되었기 때문이기도 하고, 그래도 꾸준히 홍보한 효과가 있어서인지 많은 분들이 장바구니 또는 마트 내 박스를 이용해요. 뭐 이건 어디까지나 마트 이야기이고 법적으로는 유상임에도 불구하고 소비자 서비스 차원에서 무료로 비닐봉투를 나눠주는 소매점들이 아직도 많은 실정이에요. 정부 차원에서의 조치에도 불구하고 어느 조사에 따르면, 우리나라 비닐봉투 사용량은 2003년 125억개에서 2015년 216억개로 늘었다고 해요. 1인당 420개를 쓰고 있는 셈인데, 독일 70개, 아일랜드 20개, 핀란드 4개에 비교하면 심각하게 많이 사용하고 있는 셈이죠.[각주:2]

최근 영국은 정부가 새로 도입한 '플라스틱 법안(Plastics Pact)'에 따라 주요 슈퍼마켓들이 오는 2025년까지 불필요한 일회용 비닐봉지 사용을 근절하기로 선언했다고 합니다. 네슬레, 코카콜라, 버즈아이(Bird's Eye) 등이 포장 방식을 획기적으로 바꾸기로 했어요. 이런 선언은 전 세계에서는 처음으로, 향후 많은 나라가 뒤따를 것으로 보이는데요, 업계는 꼭 필요하다고 판단되거나 재활용 재질로 만든 일회용 비닐봉지를 제외하고는 일회용 비닐봉지를 사용하지 않기로 했고, 일회용 쇼핑백이나 플라스틱 케첩 병과 마요네즈 병, 플라스틱 요구르트병 등은 재활용 재질로 만들어진 게 아니면 사용할 수 없습니다. 조리된 음식물을 담는 검은색 플라스틱 쟁반은 아예 사라지거나 환경친화적으로 바뀐다고 합니다. 40여 개의 플라스틱 포장재 제조업체들은 재사용이 가능한 재질이나 7년 이내 썩는 재질로만 플라스틱 포장재를 만들 것이라고 해요.[각주:3]

더 자세한 정보는 WRAP 홈페이지에서 >>

세계 흐름과 역행하는 우리나라 수치를 보자니 답답하기도 하고, 이제서야 우리 정부도 대형마트와 함께 적극적으로 비닐봉투 사용을 줄여나간다고 기대되기도 합니다. 

이런 이유로 두번째 챌린지는 일회용 비닐봉투가 아닌 재사용 봉투를 이용하자입니다. 전 대형마트에서 비닐봉투가 유상화되는 시점부터 장바구니를 가지고 다녔고 매일 들고나가는 가방 안에는 꼭 하나씩 넣어놓아요. 아래 사진이 지금 제가 주로 이용하고 있는 장바구니인데 이런 현수막같은 재질의 장바구니가 부피도 작고 가벼우면서 많이 넣을 수 있어 효율적인 것 같아요. 저 회색 작은 봉투는 유니클로의 울트라씬 패딩조끼를 샀을 때 같이 있던 것인데 조끼 넣을 일은 없지만 장바구니 보관하고 가지고 다니는데 아주 유용하게 사용하고 있습니다. 장바구니는 꼭 하나씩 들고 다니기에 앞으로도 쭈욱 실천할 겁니다.

이번 챌린지는 이런 장바구니가 아닌 과일, 야채 등을 담는 롤백용 비닐 및 소형 봉투를 사용하지 않는 거에요. 그래서 대체할 방법을 여러모로 생각해봤습니다. 아래 사진이 제 고민의 흔적입니다. 제일 왼쪽은 코바늘로 직접 뜬 재사용 봉투에요. 지난 예고 포스트에서 보여드린 코바늘 가방은 장바구니 대용으로는 좋으나 구멍이 커서 작은 물건들 담기가 어렵더라구요. 그래서 보다 촘촘하게 비닐봉투 모양을 본따서 짜보았는데, 제가 흙손인지라 모양이 엉성하네요. 두번째는 헌 티셔츠를 이용해 만든 재사용봉투에요. 매끄럽게 자르는 게 다소 힘들지만 가볍고 왠만한 무게도 견딜 수 있어요. 제 티셔츠로 먼저 만들어봤는데 아이들 옷으로 만들면 사이즈도 다양해질 것 같습니다. 만드는 법은 다음 번 포스트에서 알려드릴게요. 세번째는 여러 망들입니다. 대파, 양파, 마늘 등 살때마다 재사용을 꿈꾸며 깨끗하게 세척한 후 말려서 모아뒀어요. 모양이 실제 상품들처럼 다양해서 오히려 가장 유용할 것만 같아요. 마지막은 깨끗한 캔버스천으로 만든 천 주머니에요. 해외 사례들을 찾아보니 이런 깨끗한 천 주머니는 쿠키나 빵 등을 담는 재사용 봉투로 많이 사용하더라구요. 저도 삶기도 하고 햇볕에 잘 말려 그런 식용 제품을 구매할 때 사용하려고 해요.

후줄근해보이나, 당장 내일 장 볼걸 대비해 포개고 포개 가방 안에 잘 넣었습니다. 가져갔음에도 제가 이 봉투들을 사용하지 못할 상황이 될 수도 있어요. 가령 해당 가게에서 거부한다던지, 사야할 물건들이 벌써 1차 비닐포장이 되어 있는 거라던지 상황은 다양하죠.

이번 챌린지의 리워드도 같은 방법입니다. 성공 시 2점, 절충 시 1점, 실패 시 -2점. 그리고 이 챌린지는 텀블러보다는 난이도가 있다고 판단해 1점 당 2천원의 리워드를 걸었어요. 한 달 동안 얼마나 성공할 수 있을 지 기대합니다. 가능한 대형마트 뿐만이 아니라 집 앞 소매점, 재래시장 등 다양하게 도전해보고 싶어요.

그럼 조만간 첫번째 쇼핑의 결과를 가지고 돌아올게요. 행복한 5월 되세요!

  1. '자원의 절약과 재활용촉진에 관한 법률'(자원재활용법) 10조 1항 "다음 각 호의 어느 하나에 해당하는 시설 또는 업종을 경영하는 사업자는 1회용품의 사용을 억제하고 무상으로 제공하지 아니하여야 한다"는 법에 따라 비닐봉지를 무상으로 줄 수 없고, 만약 이를 어기면 벌금(5만 원에서 30만 원, 최대 300만 원) [본문으로]
  2. 참고 : [기고] “비닐은 사양합니다”로 시작하는 플라스틱 프리 / 2018.4.30. / 중앙일보 [본문으로]
  3. 참고 : 영국 주요 슈퍼마켓 "비닐봉지 안 쓴다"…세계 첫 선언, 확산될까 / 2018.4.26. / SBS News [본문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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