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월 처음 비닐봉투 대신 재사용봉투를 사용하기로 결정했을 때, 여러모로 걱정이 많았습니다. 이상하게 보는 사람은 없을 지, 무의식적으로 비닐봉투를 받지는 않을 지 등등. 그런데 막상 해보니 의외로 자연스럽게 받아들이시는 점원분들도 많았고 앞선 포스트처럼 칭찬해주시는 분도 계셨어요. 하지만 여전히 서비스 마인드로 비닐봉투부터 건내는 풍습은 여전하다는 것을 느꼈습니다.

여러 재사용봉투를 시도해보면서, 가장 무난한 크기인 3호 사이즈(가로 27cm, 세로 44.5cm)가 가장 많이 필요하다는 걸 알게됐구요. 다양한 크기를 많이 가지고 다니는 것보다는 3호 사이즈 서너개를 가지고 다니는 게 더 효율적이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리고 이런 실천을 하기에는 재사용봉투가 생각보다 많이 필요했어요. 대부분 봉투에 담아온 과일이며 채소며 그대로 냉장고 야채칸에 넣잖아요. 재사용봉투도 그렇게 사용하려면 최소 번갈아가며 사용해야할 숫자는 필요한 것 같아요. 그리고 세탁 시간도 고려하면 조금 더 넉넉히 가지고 있을 필요가 있습니다. 재사용봉투가 사실 거창하지 않아요. 제가 아는 어르신은 비닐봉투가 아깝다며 집에 모아둔 비닐봉투를 가지고 다니시며 재사용하시기도 해요. 물론 예쁜 재사용봉투는 쇼핑을 더욱 즐겁게 합니다. 하지만 봉투를 위해 과한 투자는 안해도 될 듯해요.

리워드 표에서 보이듯이 사실 쇼핑한 날이 그리 많지 않아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왜 생활비는 쪼들리는 걸까요...ㅜㅜ 월 말이 가까워올수록 쇼핑 수는 줄고 냉장고 파먹는 날이 늘었죠. 다행히 친정에서 수확한 상추, 부추같은 채소와 시댁에서 아이들 먹으라고 사주신 과일덕분에 비타민 부족 없이 말일까지 버틸 수 있었습니다.

아직 재사용봉투 사용하는 것이 손에 익지는 않아요. 베이커리나 반찬가게, 정육점 등 다양하게 시도해보고 싶은데 기회가 잘 찾아오질 않네요. 반면에 여러봉투를 챙겨가니 장바구니 사용은 백프로 지켜지는 것 같아요. 그리고 남편 또한 간간이 들르는 편의점에서 비닐봉투 사용을 거절하고 가방에 담아 오는 변화를 보여주어 기쁘기도 합니다.

생활비가 채워지는 6월이면 쇼핑을 나갈겁니다. 다양한 장소에서 비닐봉투를 대체할 수 있는 아이디어를 함께 공유할게요.

초여름, 더위 조심하시구요. 건강하게 보내세요.

어김없이 한 달이 지나 5월의 마지막날이 되었어요. 4월 중순부터 시작한 텀블러 들고다니기의 5월 한 달 동안 노력 결과를 공개해요. 제가 매일 출퇴근하거나 등하교하는 스케줄이었다면 이 도전이 더욱 의미가 있을 지 모르겠어요. 엄마이다보니 외출이 한정되었고, 특히 아이들이 아픈 날은 의도치 않아도 집에 묶여있어야만 하는 상황이라, 이번 달 도전은 그렇게 실적이 좋지 않네요. 외출하지 않아 일회용컵을 사용하지 않은 것도 결과적으로 플라스틱을 사용하지 않은셈이 되니까요. 그렇게 위안하렵니다.

그래도 좋은 성과 중 하나는 남편도 텀블러 들고 다니기에 동참했다는 것이에요. 두 개 텀블러를 번갈아 가며 가져가는데, 설겆이 하는 번거로움은 조금 늘었지만 남편의 변화가 흐뭇합니다.

6월부터는 아이들의 다회용컵도 가지고 다니려고 해요. 어떻게 도전할 지 6월 Challenge를 지켜봐주세요~ :)

 

오늘은 제48회 지구의 날입니다. 지구의 날은 1970년 4월 22일 미국 상원의원 게이로 닐슨(Gaylord Anton Nelson)이 하버드 대학생 데니스 헤이즈(Denis Hayes)와 함께 1969년 1월 28일 캘리포니아 산타바바라에서 있었던 기름유출 사고를 계기로 지구의 날 선언문을 발표하고 행사를 주최한 것에서 비롯된 기념일입니다.

올해 지구의 날이 특별한 이유는 그 주제 때문입니다. 이번 주제는 'End Plastic Pollution(플라스틱 오염을 끝내자)'인데요, 제 블로그와 일맥상통하는 내용이지요. 올해 48회를 맞은 지구의 날 행사 추진 기구 '지구의 날 네트워크'는 오는 2020년 50주년엔 기존의 지구 환경 협력을 한 차원 더 높이 끌어올린다는 목표로 지구를 질식시키는 플라스틱 오염 문제를 다뤄나가기로 했습니다. 이 기구는 플라스틱 사용의 기하급수적인 증가로 인해 우리 지구의 생존이 위협받고 있다며 올해 지구의 날은 플라스틱에 대한 인간의 태도와 행태를 근본적으로 바꾸고, 플라스틱 오염을 현저하게 줄이는 데 초점을 맞출 것이라고 설명했죠. 이를 위해 전 지구적 플라스틱 오염을 규제하는 제도의 채택을 주도·지원하고, 시민을 교육과 동원을 통해 플라스틱 오염을 억제하고 줄이기 위한 정부와 기업의 행동을 요구하고, 개인 차원에서도 플라스틱의 사용을 거부·감축·재사용·재활용하는 `4R 운동’을 벌여나가기로 했습니다.

전업주부에게 주말은 직장인들이 가장 열근하는 평일 월요일이나 수요일과 같아서 어느 때보다 정신 없이 하루가 지나갑니다. 그러다보니 오늘이 지구의 날임에도 불구하고 아이들과 환경에 대해 이야기하는 시간조차 갖지 못했네요. 늦은 저녁에야 의미있는 일 한가지는 해야겠다 싶어서, '지구의 날 네트워크'에 접속했어요. 그리고 Sign Up! 또한 개인으로서 개최하는 행사로 '#NoMorePlastic' 블로그 오픈을 알렸어요. 조금 더 꼼꼼이 읽어야겠지만, '플라스틱 오염 입문서와 실천 툴킷'도 다운받았습니다.

오늘 국내에서도 많은 환경단체들과 기업들이 다양한 행사를 진행한 것으로 알아요. 물론 이런 단체들의 행사에 참여하고, 그 외 다른 방법으로 지구의 날의 의미를 실천했어도 좋구요. 만약 아직 아무것도 하지 않았다면 저와 같이 지구의 날 네트워크에 가셔서 플라스틱 오염의 심각성을 접하고 함께 참여하겠다고 Sign Up 하시는 건 어떨까요?

지구의 날 네트워크 바로가기 >> www.earthday.org

 

End Plastic Pollution!

플라스틱 오염을 끝내자!

Reduce! Refuse! Reuse! Recycle! Remove!

플라스틱 사용을 줄이고, 플라스틱 사용을 거부하고, 반복사용가능한 대체품을 이용하고, 재활용되는 플라스틱을 이용하며, 플라스틱 오염 지역의 제거 활동에 동참하는 것! 이것이 지구의 날 네트워크가 제안하는 행동지침의 핵심입니다.

 

지난 포스트에서 저는 '텀블러를 쓴다'는 첼린지 약속을 언급했습니다. 오늘은 그 실천을 어떻게 관리하느냐에 대해 말씀드리고자 해요.

환경 이슈라는 것이 외부적인 동기부여가 있으면 좋긴 하지만, 외부에서 주는 리워드라는 것이 제한적이고 적거든요. 텀블러 300원 할인이 가난한 학생에게는 크게 느껴질 수 있으나, 여유있는 직장인에게는 작게 느껴질 수 있죠. 아직까지는 생존과 결부된 이슈라고 인지하는 사람들이 적기 때문에 환경 이슈에 관심이 많다하면 개인의 선행, 기부활동, 취미 등으로 생각하는 경우가 많아요. 그렇기 때문에 적극적으로 환경 이슈를 실천하고자 한다면 그 동기를 본인 스스로 만들 필요가 있다고 생각했습니다. 그래서 제가 생각해낸 건 자신만의 리워드 노트를 써보는 거에요. 그 첫 도전(Challenge)을 '텀블러를 책기자!'는 것으로 정했구요.

제가 만든 리워드 노트의 규칙은 다음과 같습니다. 약속을 지킨 날은 '성공(Success)', 못 지킨 날은 '실패(Failure)', 이와 더불어 '절충(Compromise)'이란 걸 두었어요. '텀블러를 챙기자'는 약속을 지키기 위해 '성공'은 당연히 가방에 텀블러를 넣어 다니고 실제로 사용한 경우겠죠. '실패'는 가방에 텀블러를 넣어 가는 것을 잊어버렸고 결국 플라스틱 일회용 컵을 사용한 때일거구요.

'절충'은 이런 경우입니다. 깜박잊고 텀블러를 안가져와서 커피를 마시고 싶었음에도 꾹 참고 안먹었을 때. 텀블러는 안가져왔지만 다회용컵으로 마셨을 때.안가져와서 플라스틱컵으로 한 잔 마셨는데 다시 챙겨 나와 텀블러로 마셨을 때. 즉 해야함을 알았으나 실천이 미비했거나, 실천하지 않음을 알고 수정했거나, 실천을 지키기 위해 다른 방법을 사용하는 경우들은 아예 생각조차 안한 것 또는 그런 일이 일어나지 않은 것과는 차별을 두어야 한다고 생각했거든요.

리워드를 표시하는 방법은 자유롭습니다. ★, ♥ 기호 숫자로 표시할 수도 있구요, 천원, 이천원 금전으로 할 수도 있습니다. 리워드 비용도 본인에게 맞춰 설정하면 되구요. 이 약속에서 성공 시 리워드를 2백원으로 했는데 다른 약속, 가령 장바구니를 챙기자는 약속을 실천할 때의 리워드는 3백원을 줄 수도 있는 거죠. 본인에게 긍정적 리워드가 맞다하면 성공 시 리워드를 실패 시 비용보다 높게 책정하면 되고, 부정적 리워드가 효과가 있을 것 같다하면 실패 시 내야하는 비용을 더 높게 책정하면 됩니다.

단, 절충에 대한 비용도 설정할 필요가 있습니다. 외출도 하지 않는 날, 장을 보러가지 않아 텀블러나 장바구니를 생각할 필요가 없는 날과 본인이 못챙겼으나 약속을 기억해낸 날은 분명 다르니까요.

다음과 같이 이번 주 일주일의 리워드 달력을 짜보았어요.

17일이 시작일이었고, 그 날은 텀블러를 가져가 이용했기에 '성공'했습니다. 18일은 급하게 나가게 되서 텀블러를 잊었는데 딸 아이 주스를 사주면서 플라스틱 컵을 사용했기에 '실패'. 19일은 텀블러는 깜박 잊고 놓고 가 반성을 했고, 대신에 일정이 있는 동안 커피를 참았기 때문에 '절충'에 표시를 했습니다. 현재까지의 스코어는 0보다 나은 1이네요. ㅎㅎ

전 한 달간의 합계에다가 리워드 비용을 곱하려고 해요. 저는 '텀블러를 챙기자!'라는 약속에 대해 1점당 1천원의 리워드를 주기로 약속했어요. 예를 들어 한 달 동안 노트를 적어보니 총 합이 20이 나왔고 이 약속은 리워드는 1천원이니 총 2만원의 리워드 비용이 한 달 후 생기는 겁니다.

20점x1,000원=20,000

그리고 저는 이 금액을 IDEA MOUTH 통장에 저금하렵니다. 내 실천에 대한 긍정적인 보상이 향후 얼마나 커져있을 지 저 또한 궁금해요. 앞으로 꾸준히 보여드릴게요.

저.. 잘 할 수 있겠죠?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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