참으로 비가 많이 내리는 날이었어요. 미션 장소는 상암동 월드컵경기장 내 홈플러스. 제가 사는 곳에서 지하철로 1시간 30분 떨어진 거리죠. 쇼핑하는 기분으로 가족 모두가 같이 가려했는데, 거리가 너무 멀고 비가 많이 내려, 결국 엄마만 가기로 결정했어요. 많이 소심한 성격에 긴장했는 지, 전 날 밤은 잠이 잘 안오더라구요.

이 날의 드레스 코드는 화이트 티셔츠에 비닐봉지, 플라스틱으로 꾸미기. 어떤 걸 준비해갈까하다 아이들 미술재료로 모아 둔 플라스틱 병뚜껑으로 목걸이를 만들었어요. 연두색은 작은 아이의 액상분유 뚜껑, 주황색은 큰 아이의 녹즙 뚜껑인데 날짜 보이시죠? 벌써 몇해 묵은 것들입니다. 만드는 방법은 엄청 쉬운데 현장에서의 반응 또한 좋았던 아이템이었어요. 색상 배치가 괜찮아서인지 언뜻 보면 병뚜껑인지 모르셨던 분들도 계셨구요.

지하철에서 열차기다리며 간밤에 만든 빨대별도 사진찍었어요. 저 별은 나름 제 야심작이었는데, 일회용 플라스틱 빨대와 아름답게 이별하는 방법이랄까..두유팩에 붙어있는 빨대 5개로 만든 건데 플라스틱오염 퇴출 1호인 플라스틱 일회용 빨대와 이제 작별하자는 메시지를 담고 있어요. 연결고리 부분은 아이들이 사랑하는 마이쮸 개별 비닐포장으로 묶었어요. 나름 팔찌입니다.

의미 듬뿍 담아 소품 준비하고서는 정작 현장에서는 소소하게 치장하고 손바닥에 '비닐, OUT' 적은 뒤 소심하게 셀카 한 장만.... 남편에게 인증샷으로 보내니 남편 왈 "무슨 죄 지었냐고....". O.M.G.

그 날 약 30명 정도가 와주셨어요. 약속 장소에서 OT받고 매장 내부로 들어가서 자유롭게 쇼핑하고 야외 집결지에서 포장을 모두 뜯고 가져온 용기에 담은 후 같이 구호를 외치는 여정이었죠. 생각보다 많은 취재 인원에 깜짝 놀랐어요. 가장 핫한 퍼포먼스를 보여 준 참가자에 대한 관심은 아래 사진 정도. 지나가시는 분들, 오늘도 영화 촬영왔냐고... 

저 취재 열기의 주인공은 바로 이분이십니다. 강렬하게 플라스틱 비닐봉지 과대포장 OUT 메시지를 몸으로 보여주고 계시는데, 많은 매체에 이분의 사진이 실렸어요.

이 후 야외 집결지에서 각자 산 물건들의 플라스틱 포장을 모두 뜯어 한 데 모았구요, 각자 가져온 용기에 다시 담았어요.

 

그리고 함께 모여 큰 소리로 구호를 외칩니다. 여러 메시지가 있었지만 가장 강렬했던 건 역시 "껍데기는 가라!".

전 어디있냐구요? 저 뒤 "포장재 가이드라인 마련하라" 팻말을 들고 있는 게 접니다. 사진도 소심하게.

아래 왼쪽 사진은 이 날 제가 장 본 것들이에요. 돌아가는 길도 먼 길이라 신선제품은 거의 못샀어요. 과일, 야채, 설탕, 아이들 간식, 그리고 제가 애정하는 그롤쉬맥주. 그롤쉬맥주는 친환경 병 디자인으로 재사용이 가능하도록 제작되었어요. 저희 집에서는 500ml 플라스틱 생수병 대신 저기에 담아 놓고 외출 시 하나씩 가져가죠. 저런 모양의 병을 돈 주고 사려면 약 5천원인데 행사 가격으로 세 병에 9천5백원 정도에 샀어요. 맥주도 먹고 병도 얻고 일석이조 아닌가요. 그롤쉬는 홈플러스에서만 팝니다, 제 경험으로는요. 

제가 속도가 너무 느리고 현장 분위기에 정신이 없어서, 깜박하고 현장에서 포장재 벗기고 용기에 담는 사진을 못 건졌어요. 무거운 짐을 이고 집으로 돌아가다가 결국 남편에게 SOS쳐서 중간에 만나 차로 돌아왔죠. 집에 돌아와 축 쳐져있다가 겨우 정신 차린 후 장 본 사진을 찍어보니 참기름이 어디로 도망갔네요. 젤리는 아이들이 벌써 반 이상 먹어 버렸구요... 이렇게 플라스틱 어택@서울의 하루가 지났습니다.

 

다행히 여러 매체에서 관심을 가져줘서 노출이 많이 된 것 같아요. 더구나 이 날 밤 11시에 SBS 스페셜에서 <식탁 위로 돌아온 미세 플라스틱>을 방영해 사람들의 관심도 부쩍 늘어난 것 같아요. 이 날 현장에서 만난 분들은 환경단체 소속이신 분도 있었지만 대부분 자발적으로 동참한 사람들이었어요. 블로그 이웃분들이나 인스타그램 팔로워분들도 계셨는데 얼굴을 모르니 지나고 나서 이분도 여기 계셨구나 알게됐습니다. 이 날 제 개인적으로 뽑은 베스트 드레서였던 루비아님은 제가 즐겨 방문하는 네이버 블로그 이웃님이셨어요. 저보다도 더 생생하게 현장 분위기를 담아 후기를 작성하셨더라구요. 함께 읽어보시면 좋을 것 같아요. (바로가기>>)

이런 행사 참여는 처음인지라, 많이 긴장되었지만 관심을 같이 하는 동지애가 느껴지는 현장이었습니다. 대부분의 사람들에게 이 행사는 과거형의 뉴스거리일 뿐이겠지만, '맞아, 플라스틱 포장 너무 심해. 바꿔야해'라고 한 분이라도 공감 해주신다면 하루 고생을 보상하는 활력소가 될 것 같습니다. 저에게도 좋은 경험이었고, 이름모를 어느 분들에게는 좋은 자극이 되었기를 바랍니다.

No More Plastic!!!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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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 수요일쯤 도착한다 했는데 수요일 저녁까지 소식이 없었죠. 밤 중에 택배아저씨가 살포시 놓고 간 꾸러미들 사이에 쓸(SSSSL)이 있었어요. 조금 더 일찍 이 잡지를 알았더라면 창간호부터 후원했을텐데... 너무도 궁금한 창간호는 어디에서도 구매할 수 없고. 그래서 이번 2호는 더욱 더 기다렸던 것 같아요. 그리고 역시나 기대를 거스르지 않고 예쁘고 알찬 잡지가 되어 도착했네요.0

축구 경기 환호가 한 숨 지나간 후, 가족들 모두 잠든 밤에 바닥에 배 깔고 한 두장 넘기다보니 금새 정독을 마쳤어요. 환경정책부터 생활 속 실천 방법까지 치우침 없이 내용이 알차요. 환경이야기가 지루하지 않아요. 팩트와 훈수로 주로 이루어지는 딱딱한 전문 잡지가 아니에요. 오히려 인간적이랄까. 사람 사는 이야기, 그 속에 자연스럽게 녹아든 용기있게 선택한 불편한 삶의 이야기. 제로웨이스터로 너무나 유명하신 분들의 이야기들도 즐거웠고, 편집자의 제로웨이스트 생활 가운데 체감한 갈등과 아이러니 이야기는 백분 공감했습니다.

다행이에요, 우리나라에 이런 잡지가 있어서. 후원자 명단에 제 이름이 들어있는 걸 확인했을 때 뿌듯했어요. 그리고 더 많은 사람들이 참여하면 더 좋겠다는 아쉬움도 느꼈죠.

우선 남편에게 보여주려구요. 이런 사람들이 있다. 이렇게 용감해야 세상이 조금이라도 변화가 있다라고 말할 것 같아요.

쓸 제작자분들 고생 많았어요, 3호, 4호도 계속 기다릴게요.

***

쓸 Vol.2는 아래 판매처에서 구매할 수 있어요.

서울 성동구 : 새활용플라자 308호, 옥수책방, 프루스트의 서재

서울 은평구 : 오혜서점, 책방비엥

서울 마포구 : gaga77page, 이후북스, 짐프리, 책방여유물질, 책방연희, 책방꼴, 책방 탐구생활, 퇴근길 책 한잔, 헬로인디북스

서울 용산구 : 스토리지북앤필름

서울 중구 : 책방요소

서울 종로구 : 플랫폼 510


대구 중구 : 고스트북스, 더 폴락

포항 남구 : 달팽이 책방

경주 황남동 : 책방 지나가다

제주도 서귀포시 : 라바북스, 책방무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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길게 말하기엔 부족하지만 최근에 여러가지 플라스틱 없는 생활에 변화가 있었어요.

하나.

생수를 끊었어요. 남편이 저렴하게 구매했던 생수 쿠폰이 5월 말로 만료가 됐어요. 남은 걸 모두 소진하는데 조금 더 오래 걸릴 줄 알았는데, 쿠폰 만료 시기를 놓치는 바람에, 약 24통의 생수가 공중으로 사라졌어요. 아쉬운 건 돈이고, 바람직한 건 더 빨리 생수와 이별할 수 있게 된거죠. ㅎㅎ; 아래는 환경의 날을 앞두고 인스타그램에 beachdonkkrillmyvibe(바로가기)라는 분이 올린 그림이에요. 일회용컵, 일회용빨대, 일회용봉투, 플라스틱생수 이 네가지를 바다를 위해 꼭 근절해야할 것들로 말했죠. 이 삽화를 처음보고 굉장히 공감했어요. 그리고 생수와 작별함으로써 이 네가지를 모두 실천하게 되었네요. 참으로 뿌듯합니다.

생수 대신 어떻게 식수를 해결하냐구요? 처녀 시절, 제가 했던 방식으로 돌아갔어요. 수돗물 끓여 마시기. 찬장 높은 곳에 처박아 두었던(...) 낡은 스테인레스 주전자를 다시 꺼냈고, 매일 아침 물을 끓입니다. 삐~하는 물 끓임 소리가 다시 정겹게 느껴져요. 친정엄마한테 배운대로 뚜껑을 닫고 펄펄 끓인 후 뚜껑을 열고 5분 정도 더 끓입니다. 그러면 수돗물의 불순물들이 기화되어 날아간다 그러네요. 남편은 끓인 수돗물의 비릿한 쇠맛이 싫다고 해요. 남편 물에는 티백을 넣어줘야겠어요.

작은 생수병 7개는 여름철 보냉제겸 외출 시 마시기 위해 냉동고에 저장해놨어요. 올해 말까지 수돗물을 끓여먹어보고 계속 이렇게 할 건지, 정수기를 들여 놓을 건지 결정할 것 같아요. 6월 어느날, 이렇게 생수와 작별을 고했습니다. 


둘.

자연모로 된 첫 세척솔을 구매했어요.

홈플러스에서 데려온 맥주병이 재사용가능하게 디자인되어 있어서 물병으로 사용하고 있어요. 500ml 크기가 한끼 식사 용 물로 적당합니다. 다만 좁은 병 입구에 저희 집 세척솔이 들어가질 않습니다. 오일병 하나도 예전에 비었는데 솔이 들어가지를 않아 세척 못한 채 몇 개월 두고 있구요. 이참에 플라스틱모가 아닌 자연모로 된 세척솔을 구매하자고 마음 먹었는데, 마침 모던하우스에서 적당한 걸 발견했어요. 생각보다 부피가 커서 저희 집 병들 입구에 들어갈까 의심했는데, 다행히 꼭 맞습니다. 세제를 묻혀 거품을 내고 병 안 구석구석 닦은 후 헹궜는데 완벽히 투명하게 잘 닦였을 때의 그 쾌감. 건조된 돈모는 나일론모처럼 뻣뻣한데, 물을 묻히고 세제를 묻히니 신기하게도 엄청 부드러워지네요. 앞으로 애정하며 사용할 것 같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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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무도마로 바꿨어요. 결혼 때부터 사용해온, 근 7년이 다 된 플라스틱 인덱스 도마를 처분하고 새 도마로 갈아타려고 생각하던 중이었어요. 이왕이면 나무도마. 그 중 캄포도마가 눈에 아른거렸는데 가격이 너무도 사악했죠. 마침 근처 모던하우스에서 홍송으로 만든 양면 나무도마를 발견했어요. 가격도 캄포도마의 1/4 수준인데 세일 기간이라 더 저렴하게 데려왔죠. 역시 나무도마의 칼 소리는 경쾌합니다. 실력있는 쉐프가 된 것 같은 기분좋은 착각도 빠집니다.

처음으로 플라스틱 인덱스 도마로 바꿨던 기억이 떠올라요. 당시 항균기능이 뛰어나고 용도대로 골라서 사용할 수 있고 흠집이 안난다하여 신혼 살림으로 당시에는 고가였던 인덱스 도마를 구입했었거든요. 기대감에 정말 조심조심 처음 칼질을 했는데, 도마에 칼 흠집이 생겨 속이 상했던 게 기억이 나요. 반대로 오랜만에 나무도마를 사용하면서 흠집 걱정을 많이 했는데, 오히려 전혀 흠집이 남지 않습니다. 기대효과인걸까요, 이게 사실인걸까요. 앞으로 오래오래 잘 사용하겠습니다.  

넷.

장난감이 들어있는 킨더조이와 작별했어요. 저 또한 피규어들을 좋아하고 약간의 수집병도 있어서, 아이들이 마트 스낵코너를 지나갈 때 킨더조이 사달라고 하면 무심결에 들어줬었어요. 매일 사주는 것도 아니고, 편의점이나 동네 수퍼보다는 마트가 저렴하니까, 장난감 퀄리티도 아주 나쁘지는 않으니까 몇개월에 한번정도 사주었죠. 남편은 이런 저를 기준없다 비판했어요. 장난감을 사주는 거냐, 간식을 사주는 거냐 그러면서요. 

이번에는 아이들에게 킨더조이를 사주면서 왠지모를 찝찝한 느낌이 더 강하게 들었는데, 그 이유를 찾았어요. 그건 바로 아이에게 초콜릿도 장난감도 아닌 플라스틱을 사주고 있었다는 깨달음이었죠. 

큰 아이에게 물었어요.

"엄마는 이제까지 네게 초콜릿을 사줬다고 생각했는데, 지금보니까 플라스틱을 사준 것 같아. 장난감도 플라스틱, 포장도 플라스틱, 숟가락도 플라스틱, 포장 비닐도 플라스틱. 이 작은 킨더조이 하나에 플라스틱이 초콜릿보다도 훨씬 많아. 플라스틱을 많이 쓰면 바다랑 지구가 아프다고 말했었지? 그래서 앞으로는 플라스틱으로 포장된 초콜릿말고 제대로 된 초콜릿을 사주고 싶어. S는 어떻게 생각해?"

쿨하게 큰 아이는 대답합니다.

"그러세요."

맞아요. 엄마가 항상 문제죠. 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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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리콘, 스테인레스 빨대와 함께 아마존에서 비즈랩도 구매했어요. 상품화된 비즈랩중에 가장 인지도가 높은 제품인데요, 중간 비닐창 빼고 포장 또한 군더더기 없이 재생종이로 되어있습니다. 설명서는 작은 종이 하나, 그리고 크기 별로 3장이 들어있어요. 몸에 좋을 것 같은 벌꿀향이 진하게 납니다.

제품에 대한 정보가 하나도 없을 때는 일반적으로 사용하는 투명 랩을 대체할 수 있는 제품이라고 막연하게 생각했어요. 막상 설명서를 읽어보니 차가운 물로 씻어야하고 재사용 기간은 1년이고(반영구는 아니었어요) 육류를 싸는 것은 추천하지 않는다고 되어 있죠. 불에 약하니 전자렌지나 오븐에 넣으면 안되고 커팅보드로도 사용하지 말라고 해요. 제약이 참 많죠... 제가 생각했던 이상적인 쓰임은 정육점에서 고기를 살 때 여기에 싸달라고 하고, 김밥 등을 쌀 때 이 위에서 썬다음 바로 둘둘 말아 사용하고 음식을 전자렌지에 데울 때 그릇에 비즈랩을 덮어 사용하는 것이었는데 모두 못하게 된거죠. 기대가 컸기 때문인지 처음 받고 사용설명서를 보았을 때는 좀 실망했습니다.

하지만 약 2주일 사용해보니, 의외로 사용할 용도가 많더라구요. 우선 큰 아이의 문화센터 요리수업에 가장 큰 사이즈를 가져가는데요. 그 날 요리가 커서 가져간 용기에 담을 수 없어서 가장 큰 사이즈의 랩으로 싸서 재사용봉투에 담아 왔어요. 다른 친구들은 나눠준 PP 봉투에 넣은 후 비닐봉투에 담아갔는데, 그 것과 비교하면 2장의 비닐봉투를 아낄 수 있었죠. 

집에서는 남는 재료들을 보관할 때 주로 사용하고 있습니다. 중간 사이즈는 남은 두부를 보관할 때 본 용기 위에 덮어서 사용하구요. 큰 사이즈는 남은 베이컨을 보관할 때 포장 채 둘둘말아 사용해요. 유리 용기에 옮겨서 뚜껑을 닫고 보관할 때도 있지만 이렇게 보관하니 용기를 추가로 씻을 필요도 없고 공간도 덜 차지하고 여러모로 편리합니다. 세척해서 건조하는 시간도 짧아서 하루에도 여러번 사용할 수 있어요. 이 비즈랩이 우리 집에서 비닐 랩과 봉투를 아끼는데 큰 도움을 주고 있습니다.

짙었던 왁스냄새도 조금씩 약해지고 익숙해지고 있어요. 한편 여러번 빨아 사용하면서 낡아지는 게 점점 아쉬워지고 있어요. 가격이 생각보다 비싸서(제가 산 것은 아마존에서 약 16달러, 1만7천원 정도에 팝니다) 몇 개 더 있으면 좋겠지만... 우선은 있는 것 아껴서 잘 사용하는 것으로 만족해야겠죠.

이상 비즈랩 구매후기였어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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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존에는 펌프식 샴푸와 컨디셔너를 사용하고 있었어요. 특정 제품만을 선호해서 사용한 것은 아니고, 매년 명절 때마다 선물로 들어온 제품들을 유통기한 순서대로 사용하고 있습니다. 마침 플라스틱 용기의 마지막 린스를 모두 사용해, 플라스틱 포장이 없는 제품을 선택했어요.

그래서 선택한 제품이 러쉬(LUSH)의 헤어 컨디셔너바인데요. 비누처럼 따뜻한 물을 묻혀 머리에 직접 발라서 헹구거나 따뜻한 물에 일정 시간 녹여서 그 물로 머리를 감은 후 헹구면 되는 제품이에요. 가까운 백화점에 러쉬매장이 있어서 갔는데 거기에는 일회용 바형 제품만 팔아서 부득이하게 인터넷으로 주문했습니다. 그리고 며칠 전 아래 왼쪽 사진의 내용물이 뽁뽁이에 쌓여 도착했어요. 제가 산 제품은 종이봉투에 들어있는 헤어팩 하나인데, 에센셜 오일 카탈로그와 마스크팩이 함께 왔어요. 

이 헤어 컨디셔너바의 전성분을 보면 아래와 같아요. 구아하이드록시프록시프로필트라이모늄클로라이드, 타르색소와 같이 일부 논란이 되고 있는 성분이 있기는 하지만, 이 정도면 양호하다고 생각합니다. 저는 머리 길이가 중간 정도라 샴푸 후 따뜻한 물을 묻혀 직접 도포했어요. 사용했을 때는 조금 퍽퍽하다는 생각이 들었고, 컨디셔너 효과가 있을까 반신반의했습니다. 하지만 사용 후 머리를 말리고 나니 부드러움이 오래 지속되고 이전 제품보다 머리카락이 덜 기름졌어요. 향은 다른 러쉬 제품보다 덜 강한 편인 것 같습니다. 지금까지 3번 사용했지만, 쓸수록 괜찮은 제품이라 생각됩니다. 

러쉬는 코스메틱 브랜드 가운데 특히 플라스틱 문제의 심각성을 공감하고 실천하는 기업 중 하나입니다. 최소한의 포장만을 사용하고자 노력하고 있고 포장이 전혀 없는 네이키드 제품 라인을 갖추고 있죠. 러쉬의 제품 용기인 블랙 팟(Black Pot)은 내구성이 강하여 다용도로 사용되고 재활용이 되는 폴리프로필렌(Polypropylene Plastic, PP)으로 제작되는데, 모든 용기는 재활용된 PP로 제작되고 있을 뿐만 아니라 고객이 용기를 매장에 가져오면 수거해서 다시 블랙 팟 용기로 제작해 사용한다고 합니다. 2013년부터 러쉬의 제품 용기인 블랙 팟 5개를 가져오면 프레쉬 마스크로 교환하는 '블랙팟의 환생'이라는 프로모션을 전개하고 있어요. 블랙 팟은 깨끗이 씻은 후 라벨까지 깔끔히 제거해서 가까운 매장으로 가져오면 된다고 합니다. 

러쉬의 포장용기 대부분은 재활용된 소재입니다. 선물상자, 선물태그, 포장지와 안내 책자 모두 100% 재활용된 용지와 천으로 만들었구요. 포장용 리본 또한 플라스틱 병을 재활용한 것이라고 합니다. 현재도 새로운 재료를 연구하고 있고 법률이 허가하는 한 리필 사용을 시행할 것이라고 해요. 공장에서 매장으로 제품 수송 시에도 재활용 용기를 사용하려는 시도를 하고 있다고 합니다.  

출처 : 러쉬 홈페이지

플라스틱은 재사용, 재활용만 잘 된다면 편리하고 효율적이게 오래 사용할 수 있는 재료인 건 맞습니다. 플라스틱의 100% 재활용 달성을 위해서는 패키지의 단일화와 재활용 과정 단순화가 필요해요. 러쉬는 그런 측면에서 매우 잘하고 있는 사례죠. 블랙 팟은 투박하고 단순한 검정색의 용기이지만 러쉬만의 차별화된 상징물로 자리잡았죠. 화려한 플라스틱 패키지들 사이에서 오히려 독보적이고 친환경적인 이미지를 갖추게되었습니다. 자체적인 PP 수거 방식도 재활용 비율을 높이는 좋은 조치에요. 재활용 업체의 선별, 분류 과정을 줄여 그 과정에서 버려지는 쓰레기를 줄이고 동질의 PP를 대량으로 취급하면서 그만큼 용기의 재활용률을 높였죠.

최근에는 우리나라 브랜드들도 여러 노력을 하고 있습니다. 아모레퍼시픽과 LG생활건강, 애경산업 등은 올해 6월부터 내년까지 용기에 브랜드명을 직접 인쇄하는 방식을 제한하고 용기와 뚜껑 혹은 라벨의 재질을 동일하게 만들겠다고 밝힌바 있구요. 이니스프리는 다 쓴 자사 용기를 다양한 재활용 제품으로 재탄생시키고 있는데, 지난해에는 이 캠페인을 통해 모은 공병을 자재화해 소격동에 업사이클링 매장 ‘공병공간(空甁空間)’을 열었고 이 때 내외부 공간의 70% 를 23만 개의 이니스프리 공병을 분쇄해 만든 마감재로 장식해 이목을 끈 바 있습니다. 현재도 플라스틱과 유리 용기를 매장에 가져가면 1개당 500원(월 6회까지)씩 뷰티포인트로 적립해준다고 합니다. 

출처 : 이니스프리 홈페이지

우리를 예쁘게 건강하게 해준다는 화장품이 지구에 해가 된다면, 그 화장품은 진정 우리에게 이로운 것일까요. 소비자에게 편리하고 예쁜 용기를 제공하기 위해 노력했었다면, 환경에게 이로운 지도 한 번 더 생각하고 기업은 패키지를 제작하면 좋겠어요. 그리고 더이상 패키지의 처리 비용을 소비자에게만 전과시키지 말길 바라구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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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달전성시대라고 하죠. 유명 쉐프의 요리도 주문만 하면 바로 도착하는 그런 사회에서 살고 있습니다. 저희 가족도 재료가 모두 손질되어 와서 레시피대로 조리만 하면 짠하고 완성되는 반조리 식품을 주문해보았어요. 처음 주문했던 제품이 생각보다 맛있었고 아이들도 너무 잘 먹어 다른 요리로 주문했는데, 그게 어제 저녁에 배달왔죠. 요리를 하기 전에, 패키징을 열다가 깜짝 놀랐어요. 종이 택배 상자 안에 비닐로 싼 스티로폼이 보냉제로 들어 있고, 그 안에 아이스팩이 무려 8개나 들어 있는 거였죠. 무려  8개........

며칠 전 도착했던 요리에는 3개가 들어있어서 올 여름에 유용하게 사용하고자 냉동고에 넣어놨는데, 8개는 너무 많고 저에게는 필요가 없어요. 다행히 어떻게 분리수거해야 하는 지가 아이스팩에도 스티로폼 보냉제에도 잘 명시되었습니다. 아이스팩은 비닐을 뜯지 말고 종량제쓰레기 봉투에 넣어서 배출하라고 되어 있네요. 그 말은 대부분 매립된다는 얘기입니다. 한 팩만 해도 꽤 무게가 나가는 데, 저희집도 냉동고에 넘쳐나는데 저렇게 버려지는 아이스팩이 얼마나 많을까 생각하니 자꾸 액체괴물이 땅에서 올라오는 상상이 드는 거 있죠. ㅜㅜ

아이스팩의 겔은 99%의 물과 1%의 고흡수성폴리머로 만들어져요. 생분해성은 아니기 때문에 오랜 기간 썩지 않고, 포장지채로 버려지는 아이스팩은 100년 정도 쓰레기산에 묻혀 있겠죠. 고흡수성폴리머 또한 플라스틱처럼 화석연료에서 추출합니다. 위해성에 대해서는 대부분 무해하다고 말하나 유해성을 제기한 연구가 있기도 해요. 2011년에는 인도의 한 공장에서 폴리아크릴산나트륨(고흡수성폴리머의 일종)을 들이마신 직원들에게서 폐병이 생긴 경우도 있구요. 동물 실험을 통해 장기적인 폴리아크릴산나트륨 노출이 동물의 폐에 영향을 줄 수 있다는 연구도 보고된 바 있습니다.

가장 이상적인 방법은 아이스팩을 대체할 친환경적인 보냉제를 찾는 것이겠죠. 그리고 현실적으로는 아이스팩의 재사용률을 높이는 것입니다. 제 경험에 비춰볼 때, 몇년 전 잠깐 집으로 아침마다 배달되는 도시락을 받은 적이 있었는데 문 앞에 보냉 가방과 함께 녹은 아이스팩을 넣어 놓으면 배달원이 도시락과 함께 다시 얼린 아이스팩을 넣어 놓고 갔었어요. 제가 처리해야 할 아이스팩은 배달 기간이 끝나고 보냉팩에 남은 한 개의 아이스팩뿐이었어요. 아침마다 배달되던 녹즙도 같은 방법으로 업체에서 아이스팩을 재사용했어요. 일년 전 집으로 배송되는 녹색채소 서비스를 받은 적이 있었는데, 그 회사는 아이스팩 대신 생수를 얼려서 넣어줬구요. 날씨가 추운 겨울에는 아이스팩을 생략하기도 했습니다.

미국의 대표적인 배달요리 업체인 Blue Apron은 스티로폼 포장과 아이스팩을 회수하는 정책을 펴고 있어요. 경쟁사인 Hello Fresh도 패키지 분리수거 방법을 자세히 알리고, 택배 상자를 소비자들이 집에서 어떻게 재활용하는 지를 사례로 모아 보여주기도 하죠.(Hello Fresh의 Go Green 페이지 바로가기) 이 두 기업 모두 친환경 패키지 사용을 표방하고 있습니다. 아이스팩 또한 자연적으로 분해되는 소금 성분의 것으로 바꿔 포장재만 비닐로 재활용하면 된다고 합니다. 이러한 변화에는 소비자들의 적극적인 문제제기와 요구가 있었기 때문이었다고 해요. 과다 포장과 쓰레기에 대한 민원이 다수 발생하자, 패키지와 쓰레기를 줄일 수 있는 서비스를 추가로 실시하게 된 것이죠.


Blue Apron의 패키지 재활용 정책


우리나라에서도 최근에 마켓컬리가 스티로폼박스와 아이스팩 수거 서비스를 시작했습니다. 이 또한 마켓컬리 이용 소비자들의 목소리가 반영됐다고 해요.(참고 : Chan님 블로그 포스트) 인스타그램 등을 통해 아이스팩 처리 고충, 쓰레기 배출 문제 등이 언급되면서 업계 가운데 발빠르게 대처했습니다. 하지만 마켓컬리도 한 번 배송되었던 아이스팩 및 포장재를 물류센터로 재반입 및 재사용하지 않는 다는 원칙때문에, 수거된 아이스팩은 재사용하지 않고 전면 폐기한다고 해요. 

출처 : 마켓컬리 홈페이지 내 공지사항

집 앞까지 오는 요리 또는 식자재 서비스는 앞으로도 활황일거라고 합니다. 맛있는 요리를 집에서 쉽게 먹는다는 건 정말 매력적이죠. 하지만 업체들이 보낸 거대한 포장 안에 쌓여있는 제품은 더이상 친절로만 보이지 않는다는 것을 알고, 보다 친환경적인 노력를 하면 좋겠어요. 또 드는 생각은, 가정에서 나오는 아이스팩들을 모아 살균소독한 후 필요한 지역 가게에 전달하는 사회적 기업이 있으면 어떨까하는 것이었습니다.

아이스팩 8개를 받은 후 사진과 함께 해당 업체 고객센터에 개선을 요구하는 글을 남겼어요. 오늘 아침에 도착한 고객센터의 답은 개선하도록 노력하겠다는 것이었습니다. 배달 포장이 과하고 개선이 필요하다고 생각하신다면 업체에 목소리를 내주세요. 하나하나의 목소리가 모여 틀림 없이 바뀔겁니다. :) 


참고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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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한 주는 올해 통 틀어 가장 바쁜 한 주 중 하나일 것만 같아요. 여러 일정이 겹친데다가 아이들까지 아파 휴원해서 정말 눈 코 뜰새 없이 바빴죠. 그 중 저를 가장 긴장하게 만들었던 행사는 아파트 벼룩시장이었어요. 어쩌다 주최자가 되어, 판매자 모집에 홍보까지 맡아서 하다보니 실제 하는 일보다도 행사가 잘 되어야 한다는 중압감이 한 주 내내 저를 짓눌렀죠.

No More Plastic을 주장하는 저이기에, 행사 주최자로서 일회용품과 비닐봉지 사용에 대해 조심할 수 밖에 없었어요. 포스터에는 장바구니와 텀블러 지참을 부탁하고, 약속을 지키신 분들께는 작은 리워드(막대사탕 하나~)를 준비했죠. 초기 기획할 때에는 투명 일회용 플라스틱컵에 빨대와 함께 얼음과 주스를 담아서 나눠줄 계획이었는데, 플라스틱이 남발되는 게 안타까워 종이팩 음료로 대체했습니다. 비닐과 재활용품의 분리수거는 당연한 몫이었구요. 수집된 종이팩은 씻어서 주민센터로 배출할 계획입니다.

가장 고민이 되었던 것은 판매자 선물이었어요. 선물이라 하니 거창한데, 기념품 같은 것으로 지난해에는 비닐봉투에 간단한 간식을 담아 전달했어요. 벼룩시장하는 동안 가장 힘든 건 판매자라 간식이라도 챙겨드리자는 취지였죠. 올해도 그렇게 하려하는데 비닐봉투가 마음에 걸립니다. 그래서 고민 끝에 비용은 조금 더 드나 특별한 선물이라 생각해 매쉬백에 간식을 담아 드렸어요.

기념품임을 알리는 네임택은 비닐코팅된 종이상자를 잘라서 사용했구요. 아래 사진처럼 담아 한 분, 한 분께 드렸어요.

이 선물을 받은 분들이 제 의도를 아실 지는 잘 모르겠어요. 그래도 한 행사를 치루는 입장에서 비닐과 플라스틱을 전혀 사용하지 않았다고는 할 수 없지만 이러한 고민과 노력을 했다는 데 작은 보람과 뿌듯함을 느낍니다.

P.S. ; 저 매쉬백이 저렴하면서도 면 100%이고 부피도 작아 여러모로 편리해서 행사 이후 추가 구매했어요. 그리고 시어머님께도 선물로 드렸는데, 예쁘고 편하다고 인증샷 보내주셨어요. :) 올 여름은 매쉬백, 투명백이 유행이라고 합니다. ㅎ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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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건 둘째아이가 식목일에 어린이집에서 심은 토마토에요. 집에서 잘라 준 패트병을 원에서 화분삼아 예쁘게 꾸며서 가지고 왔죠. 확장형 아파트의 아쉬움은 넓은 베란다죠. 저희 집도 빨래 널기에도 비좁은 베란다 한 곳만 있어, 이사왔을 때 발코니에 화분을 놓을 수 있도록 만들어 놨어요. 하지만 어찌된 일인지 상추를 심어도, 모종을 심어도 잘 자라지 못하고 죽고 말았죠. 식목일에 큰 아이는 상추 씨를 심은 화분을 가져왔는데, 잠깐 싹을 틔우더니 어느날 모두 말라 죽고 말았어요. 매일 물을 주지 못한 엄마의 책임도 있으나 상추를 씨부터 키우는 건 꽤나 어려운 일 같아요.

토마토는 저희 집 환경과 잘 맞았나봐요. 어제까지 큰 비가 내려 걱정이 됐는데, 그 사이 쭈욱 자라서 가지가 휘청거리더라구요. 씻겨내려간 흙을 채우고 토마토가 쓰러지지 말라고 지지대를 해줬어요.

그리고 노란 꽃들 사이에서 작은 알맹이 하나를 발견했어요. 얼마 전 노란 꽃이 피는 것도 신기하더니만 열매까지 생기니 참으로 대견합니다. 저희 아이들은 토마토의 식감을 좋아하지 않아 입 속에 넣어주면 뱉을텐데, 집에서 키운 이 토마토에 대한 반응은 어떨 지 궁금해요.  

만화 <리틀 포레스트>에는 한 여름에 먹는 토마토의 신선함과 달콤함이 잘 묘사되어 있어요. 임순례 감독의 영화 <리틀 포레스트>에서도 더운 여름 아삭하게 베어먹는 토마토가 정말 맛있어 보였죠. 올 여름에는 아이들과 설탕 솔솔 뿌린 토마토를 먹을 수 있을까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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큰 아이는 병설유치원에 다니기 때문에 스승의 날이라 해도 꽃 한송이 보내기 어려워요. 대신 지난 주 그림대회에서 체험활동으로 받았던 셔츠 재활용 카드 재료를 이용해 스승의 날 메시지를 담았어요. 열심히 풀칠해 카드를 완성하고 아직 한글을 못 떼서 엄마가 적어준 것을 보고 한 글자 한 글자 또박또박 따라썼죠. 그리고 장식은 아이의 몫. 선생님께 주고 싶은 것을 싸인펜으로 표현했다고 하네요.

저 셔츠 재활용 카드는 가정에서도 쉽게 만들 수 있을 것 같아요. 택배 박스 등 골판지를 엽서 크기로 자르고 그 중 하나에 모양을 내서 오린다음 두 종이 사이에 재사용하지 못하는 셔츠나 천을 넣으면 되거든요. 이 그림대회에서의 저 동물들은 멸종위기동물이라는 의미가 있더라구요. 한 가지 팁은 셔츠를 오릴 때 엽서 크기보다 작게 잘라야 두 번 작업을 하지 않아요. 그림대회에서 받은 천은 엽서보다 크기가 커서 완성 후 남은 천을 가위로 잘라내야했는데 깔끔하게 잘리지가 않더라구요.

주어진 재료로 엽서를 만드는 김에 동물 모양으로 떨어져나가는 골판지 조각이 예뻐서 반전 버전으로도 만들어 보았습니다. 다른 용도로 사용하려고 모아둔 비닐코팅된 과자 상자를 엽서 크기로 자르고 딸 아이에게 작고 낡아서 못입는 꽃무늬 내복을 잘라 감쌌어요. 그리고 뒷면에 상자의 다른 면을 자른 후 그 위에 메시지를 적었습니다.

무엇보다도 이렇게 만드는 과정을 딸 아이와 같이 한다는 것이 의미가 있지요. 감기로 고생하면서도 선생님 드릴 마음에 열심히 풀칠하고 또박또박 따라 쓰고 예쁘게 장식하고, 그 마음이 예쁘죠. 아이가 좀 더 자라면 더 많은 시도를 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딸 아이가 그린 꽃 모양대로 오려서 카드를 만들면 더 멋있을 것 같아요. 이렇게 스승의 날이 지나갑니다. 받으신 선생님들께서도 흐뭇해하시면 좋겠어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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봄날의 크리스마스 어린이날이 다가오고 있습니다. 제 큰 아이는 오늘 아침 밥상머리에서 "작년에는 자전거 선물받았는데 올해에는 뭐 없어요?"라고 당돌하게 선물을 요구했죠. 이런 날을 염두하고 미리 온라인으로 파격가가 뜬 날, 조카 선물까지 준비해두었어요. 조카 선물은 지난번 백화점에서 구매한 종이 패키지 상자를 포장지로 대신 사용했구요. 가족사진이 앞면에 있는 미니 카드로 마무리했죠.

두 아이들에게는 과거 사두었던 종이 포장지로 포장하고 예전에 가족 티셔츠살 때 버리기 아까워 모아 둔 네임텍을 카드로 대신 사용했습니다. 한 쪽 면에 핑킹가위로 둥글게 자른 이면지를 붙이고 그 안에 사랑한다 메시지를 적었어요. 끈으로는 파스텔 털실을, 글루건으로 살짝 붙여줬죠.

 

요 아이들인데, 마침 똑같은 것 두 개가 있었어요. 네임택들은 크기도 작고 대부분 비닐코팅이 되어있어서 재활용이 안되거든요. 아이들 옷, 특히 여자아이 옷들은 네임텍마저 아기자기하게 예쁜 것들이 많아요. 한 쪽면에 로고나 설명이 들어있어도 괜찮아요. 메시지를 적을 속지를 모양대로 잘라 붙이면 되거든요. 이런 네임텍들은 친절하게 작은 구멍도 뚫려있어 고리로 매달기도 좋아요. 비닐코팅의 장점도 있는데 잘 찢어지거나 구겨지지 않고 물에도 젖지않아 오래 보관할 수 있어요. 아이가 커서 추억을 꺼내볼 때, 이 네임택카드는 곁에 있어줄거에요.

큰 아이가 말한 작년 어린이날 선물에도 아이 옷에 있던 네임텍을 재사용해서 사용했었어요. 뒷면에 아빠가 아이 이름을 쓰고 하트를 붙여줬는데 1년동안 떨어지거나 찢기지 않고 잘 붙어있답니다. 요런 예쁜 네임택 모아서 재사용해보시는 건 어떨까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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